해외 글로벌 파워 현장을 가다


“세계 곳곳에 가장 효율적이고 신속한 배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세계를 권역별로 구분해 핵심 지역마다 물류거점을 운영하는 기업. 해외 현지 공장을 통해 직접 물품을 제작, 현지에 직공급할 수 있는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는 회사”
세계적인 물류체인이나 글로벌화된 생산 네트워크하면 월마트 등의 글로벌 대형할인매장을 떠올리거나, 나이키 등의 세계적인 소비재 제조기업을 떠올릴지 모르지만, 앞의 수식어는 국내 자동차부품 전문기업인 현대모비스를 설명하는 문장이다.


국내 자동차부품산업은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를 통한 품질·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공격적인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면서 기존의 영세성·내수의존·핵심기술 취약이라는 한계성을 벗어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현대모비스가 있다.
현대모비스는 해외 현지 곳곳에 모듈공장을 설립하고, 신속한 부품공급을 위한 글로벌 물류거점을 운영하면서 현대 및 기아차 세계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나아가 기존에 단품 위주의 부품수출에 그쳤던 한계를 벗어나, 대단위 모듈부품을 해외 완성차에 공급하는 등 국내 부품업체의 글로벌화를 견인하고 있다.

크라이슬러 공식 파트너
지난 8월 말경, 미국 오하이오주(Ohio州) 톨레도시(Toledo市)에 위치한 크라이슬러그룹의 북미공장에서 큰 행사가 열렸다. 톨레도 공장부지내에 건설된 모듈부품공장에서 생산된 부품을 생산라인에 즉시 투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부품공급자 종합 단지화계획(Supplier Park Project)’에 의해 생산된 2007년형 지프 랭글러(Jeep Wrangler) 소개 행사가 열린 것이다.
크라이슬러그룹의 공식 모듈 파트너로 지정된 현대모비스가 공급하는 모듈은 차량의 뼈대를 이루는 섀시프레임에 엔진·변속기·브레이크 시스템·조향장치·현가장치 등 약 300여 가지의 부품이 장착되어 완성차의 약 40%를 차지하는 컴플리트 섀시모듈(Complete Chassis Module)이다.
지금까지는 군소 부품업체들이 세계적인 완성차 회사의 생산공장 인근에 부품공장을 건설해 부품을 공급해왔다. 하지만 이번 현대모비스 오하이오공장의 경우처럼 완성차 공장 내에 생산공장을 건설해 부품을 직공급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매우 이례적인 일로, 이는 현대모비스의 모듈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다.
특히 크라이슬러그룹은 수 년 전부터 탐 라소다 사장 등이 직접 방문해 현대모비스의 컴플리트 섀시모듈 생산공장인 경기도 화성의 이화모듈공장 생산라인을 둘러보는 등 현대모비스의 첨단 자동화 생산시스템과 생산능력을 높게 평가해왔다.
현대모비스는 크라이슬러그룹에 대한 모듈공급을 토대로 앞으로도 많은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모듈분야에서 품질 및 가격 경쟁력에 강한 자신감이 있고, 이번에 세계적으로도 그 경쟁력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에 앞으로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사실 현대모비스 해외시장 개척 노력은 지난 2000년부터 계속되어 왔다. 일본시장에서 부품전시회를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미국·일본·유럽·중국 등에서 수십여 차례에 걸쳐 부품전시회를 개최하면서 해외시장을 활발히 개척해 온 것. 이를 위해 현대모비스는 국내 유수의 중소부품업체 120여개 업체를 대동하고 부품수주활동을 펼치면서 한국산 부품의 가격 및 품질경쟁력을 세계시장에 널리 알리는 데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국내 120여개 중소기업 대동
또 현대모비스는 2002년 말에는 모듈과 파워트레인 등 중점 영업품목 위주로 부품전시회를 갖고, 부품수출을 지속적으로 증가시켜왔다. 이와 함께 지난해 초에는 국내 최초로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빅3에서 대규모 자동차부품 전시회를 개최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를 토대로 2002년에는 크라이슬러그룹에 350여억원 상당의 조향장치(스티어링칼럼)를 공급키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는 2004년부터 공급을 시작했으며, 2007년까지 연간 30만대씩 스티어링칼럼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처럼 지금까지 쌓아온 신뢰와 품질·가격경쟁력 등에 대한 좋은 평가를 바탕으로 현대모비스는 모듈단위의 부품 수출에도 적극 뛰어들었다. 톨레도 공장에서 생산하는 SUV차종에 모듈단위 부품을 직서열 방식으로 공급받겠다는 크라이슬러그룹의 계획에 맞춰, 모듈공급업체 선정 경쟁에 참여한 것이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크라이슬러그룹 외에도 다른 미국·유럽업체와 중국에 진출한 해외 완성차 메이커들과의 거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앞으로도 세계시장에서 모듈단위의 부품전시회를 지속적으로 펼쳐, 적극적인 시장개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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