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그릇 싸움?’ 유튜브 미디어 때리는 주류 언론
‘밥그릇 싸움?’ 유튜브 미디어 때리는 주류 언론
  • 오두환 기자
  • 입력 2018-09-28 21:11
  • 승인 2018.09.28 21:11
  • 호수 1274
  • 19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네이버 밀어낸 유튜브’ 가짜뉴스 진원지라서 문제?
유튜브 '펜앤드마이크 정규재TV' 메인페이지 캡쳐화면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 시작됐다’ 기성 언론과 유튜브 언론 얘기다. 최근 기성 언론들은 연일 유튜브 언론들에 대해 ‘가짜뉴스의 진원지’라고 공격하고 나섰다. 팩트체크가 안 된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데 유튜브 언론이 앞장서는 등 플랫폼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여당에서는 유튜브 방송 제재를 위한 방송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청소년·장년층 가리지 않고 인기 ‘유튜브 전성시대’

현재 유튜브는 우리나라 이용자 1위 플랫폼이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튜브는 이미 네박사(네이버 별칭)를 넘어섰다. 과거 궁금한 것이 생기면 네이버 지식인에 질문을 했다면 이제는 유튜브부터 검색하는 게 일상이 됐다. 장년층이라고 다르지 않다. 그야말로 유튜브 전성시대다.

탄핵 국면 일베 쇠락하자
보수 세력 유튜브행


한겨레는 지난달 28일 ‘가짜뉴스 기지, 일베에서 유튜브로…20대가 가장 많이 본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한겨레는 기사 작성을 위해 “두달 남짓 ‘가짜뉴스’를 생산·유통하는 세력을 추적했다”며 “가짜뉴스가 유통되는 유튜브 채널 100여 개, 카카오톡 채팅방 50여 개를 전수조사하고 연결망 분석 기법을 통해 생산자와 전달자의 실체를 찾아 나섰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기사에서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 집계를 인용해 “지난 2년 동안 유튜브 이용 시간은 3배가량 늘어났다. 이용 시간 기준으로 4개 주요 플랫폼(유튜브·카카오톡·네이버·페이스북) 가운데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이며 1위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튜브 ‘유사 언론’의 성장은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의 쇠락과 동전의 양면을 이룬다”며 일베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을 지나며 몰락해 가짜뉴스와 혐오 담론의 기지가 일베에서 유튜브로 이전됐다고 분석했다. 

같은 날 보도한 “유튜브 극우 채널이 ‘노회찬 타살설’ 만들고 키웠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겨레는 가짜뉴스와 그 전파 경로를 쫓았다. 

한겨레가 분석 대상으로 삼은 가짜뉴스는 JTBC 태블릿PC 조작, 5·18 북한 특수군 개입, 노회찬 의원 타살, 19대 대선 부정선거(투표용지 2종류), 정부·여당 개헌 뒤 고려연방제 추진, 북한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지령, 문재인 대통령 문현동 금괴 도굴 사건 등이다.

한겨레는 분석 결과 “구독자 수 상위 40개 채널 가운데 70%에 해당하는 28곳이 7개 가짜뉴스 중 하나 이상을 다루고 있었다”며 “유튜브 유사언론 채널들은 하나하나가 거대한 ‘가짜뉴스 공장’이었다”고 말했다. 

또 한겨레는 “이들은 서로의 가짜뉴스를 확대재생산하면서 하나의 생태계를 이뤘다”고 분석했다. 기사에서는 유튜브 언론들이 “기존 언론처럼 ‘특종-인용-반론’의 사이클을 순회하면서 조회수를 올린다”며 “구독자 수 4만 명에서 25만 명에 이르는 대형 보수 유튜브 채널들이 제각각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퍼 나르고, 때론 서로 공격하며 수십만~수백만씩 조회수를 올리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겨레는 기사를 통해 “이런 상호 침투 속에 지난 1년 사이 보수 성향 유튜브 상위 20개 채널의 총구독자는 83만5100명에서 200만1700여명으로 2배 이상 성장했다”며 “곧바로 수익으로 이어진다. 가짜뉴스는 유튜브 극우 채널들이 급성장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연료였다”고 분석했다.

꾸준히 증가하는 구독자
정규재TV·신의 한수 인기


유튜브는 팟캐스트와 달리 보수 성향의 미디어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펜앤드마이크 정규재TV는 구독자수가 25만 명, 신의 한수는 20만 명을 넘겼다. 조갑제TV, 뉴스타운TV도 14명을 넘겼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의 신문 구독자와 비교하면 10분의1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들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우리나라는 촛불집회를 거치며 미디어플랫폼의 대변화를 거치고 있다. 지면과 온라인을 넘어 유튜브가 대세가 됐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이가 든 장년층은 스마트폰 만지기가 두려웠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인터넷으로 신문을 보는 대신 유튜브를 검색해 자신이 보고 싶은 뉴스를 찾기 시작했다. 눈으로 직접 읽어야 하는 기사와 달리 유튜브 방송은 소리만 들을 수 있어 편리하다는 장점도 있다.   

일각에서는 유튜브 언론에 대한 주류 언론의 ‘가짜뉴스’ 공세에 대해 밥그릇 싸움이라고 폄훼하기도 한다. 사실 규모나 역사로는 유튜브 언론이 주류 언론의 영향력을 이길 수 없다. 하지만 유튜브 특성상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구독자 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주류 언론 ‘골리앗’과 유튜브 언론 ‘다윗’의 싸움에 정치권도 가세했다. 여권을 중심으로 ‘가짜뉴스가 판친다’는 이유로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여권의 이같은 반응에 유튜브 미디어들은 ‘재갈물리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방송법 개정에
‘재갈물리기’ 비판도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인터넷 1인 방송에서 가짜 뉴스가 판치고 있기 때문에 공중파나 종편처럼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과 정의당 추혜선 의원 등이 포함된 국회 언론공정성실현모임은 지난달 24일 인터넷 1인 방송까지 방송법 테두리에 넣을 수 있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 초안을 공개했다. 

현재 1인 방송은 유튜브 등 방송 플랫폼을 제공하는 사업자가 자율 규제 지침을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방송법에 1인 방송 규제 조항을 넣게 되면 방송통신위원회가 공중파 방송처럼 벌금이나 방송 금지 등 강도 높은 제재를 할 수 있다.

한편 유튜브는 지난 7월 ‘가짜뉴스에 대한 전쟁’을 선포하며 2500만 달러(한화278억)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뉴스에 등장하는 정보원 정보를 함께 노출해 뉴스의 신뢰성을 미리 볼 수 있게 하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