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전향했다. 공산주의자에서 자본주의자로”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 MC 박종진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일요서울TV 인터넷방송 ‘주간 박종진’ 1편이 지난달 21일 방송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한반도 비핵화를 주제로 다룬 첫 방송은 28일 기준 5만 뷰를 돌파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주간 박종진’은 박종진 전 앵커의 이름을 내건 첫 유튜브 방송이다. 박 전 앵커는 방송 전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국민의 소리를 이야기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첫 방송의 토론자로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과 이봉규 시사평론가가 나왔다. 

첫 방송 일주일 만에 5만 뷰 돌파
일주일에 2번씩 한 주간 쟁점 집중 토론 


박종진 전 앵커는 지난 21일 첫 방송된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에서 특유의 입담을 자랑했다. 그는 첫 방송 오프닝에서 “방송을 하고 싶었다”며 시청자들에게 인사말을 건넸다.

이어 ‘주간 박종진’에 대해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다 가리지 않고 여·야, 보수·진보, 좌·우, 가리지 않고 한 주간의 쟁점 사항을 집중적으로 짚어보고 출연자들과 함께 토론해 보는 시간을 갖겠다”고 설명했다.

“정치권 동거 필요?”
“가짜 보수 너무 설쳐”


이날 방송 첫 화제는 ‘동거’였다. 박종진 전 앵커가 최근 가족과 함께 출연하고 있는 tvN ‘둥지탈출3’에서 딸과 나눈 동거 이야기가 화제가 됐기 때문이다. 방송에서 박 전 앵커는 동거를 권유하는 발언을 했다.   

박 전 앵커의 동거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정치권 이야기로 넘어갔다. 

하태경 의원은 “우리 보수도 개방과 동거에 익숙해져야 된다”며 “좀 달라도 서로 개방적으로 소통하고 또 동거하고. 그런데 자기들끼리만 하려는 옛날의 친이, 친박(은) 원수 되고. 적당히 타협하고 이게 동거다”라며 정치권 동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에 박 전 앵커는 “정치는 타협이다. 그래서 여·야가 있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봉규 평론가는 당일 방송을 통해 깜짝 커밍아웃을 했다. 이 평론가는 “나는 우리나라 보수에 실망을 해서 이제 진보다”라고 고백한 것. 이에 박 전 앵커가 “이제 진보 선언하셨냐?”라고 묻자 이 평론가는 능청스럽게 “(진보의 의미는)진짜 보수다. 가짜 보수들이 너무 설쳐대서 진보로 가겠다”고 말했다. 

박종진 전 앵커는 방송 중에 하태경 의원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박 전 앵커가 “우리 하태경 최고위원을 정말 키워야 된다”고 말하니 이 평론가가 “어떻게. 대통령으로?”라고 맞받아치자 “아니, 벌써 그렇게 극비리를 얘기하면 안 된다”고 말을 아꼈다. 

이 평론가가 극비냐고 되묻자 박 전 앵커는 “극비라기보다는…그런데 우리나라 300명 국회의원이 다 대통령을 꿈꿔야지 나는 우리나라가 잘된다고 본다. 자기가 대통령을 꿈꿔서 경쟁하고 좋은 정책들 내놓고, 다 같이 경쟁해야지. ‘저는 대통령 안 해요’ 이런 말은 사실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남북정상회담
“보수 문법으로 소화 안돼”


방송 주제인 평양 남북정상회담 얘기가 나오자 박종진 전 앵커는 “오늘 상당히 감동적인 날이다”라며 “평양 시민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 박수 받는 거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 (하지만) ‘이게 뭐지, 이게 뭐지’ 왠지 뭔가 좀 불안한 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 전 앵커의 알 수 없는 감정에 대해 하태경 의원은 “보수의 문법으로는 소화가 잘 안 되고 있다, 해석이 잘 안 되고 있어 그런 거다”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박 전 앵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뜨거운 열렬한 박수를 보내십시오’(하는데) ‘이게 뭐지?’ 완전히 멘붕에 빠졌다”고 소회했다. 

이에 하 의원도 “저도 막 진한 전율이 왔다. 과거 사회주의권 중국이나 소련이나 그 지도자들도 저렇게 많은 북한 대중들 앞에서 연설을 한 적이 없을 거다”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변화되는 남북 관계 속에서 보수가 나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김정은이 전향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 전 앵커는 재재 “김정은이 전향했다?”라고 물었고 하 의원은 “공산주의자에서 자본주의자로 (전향했다)”고 설명했다.

박 전 앵커가 “이건 엄청난 전향이다”라고 말하자 하 의원은 “북한이 공산주의 파시즘에서 자본주의 파시즘으로 전향했다. 더 쉽게 얘기하면 김일성에서 박정희로 전향했다”라고 부연 설명했다. 

박 전 앵커가 “이거 굉장히 의미 있는 내용이다”라고 말하자 하 의원은 “제가 (이) 이야기를 해서 욕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폐쇄적 독재에서 개방적 독재로 변하고 있고 통제적 독재에서 경쟁적인, 자본주의는 경쟁을 하니까. 그 맥락에서 저걸 이해해야 한다”며 “지금까지는 정상회담도 북한 체재를 유지 혹은 강화를 위한 선전 수단으로 이용을 한다. 한국 정치인을 이용 한다. 주로 이렇게 해석을 했다. 그런데 이용을 하는 정도면 북한 주민들하고 접촉은 통제를 했다. 준비된 사람들만 만나게 하고 그렇게 했는데 이번에는 생중계했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관련 행사에 대해 북한에서 생중계는 하지 않았지만 “15만 명 앞에서 연설한 것은 생중계한 것과 똑같다”고 말하며 (정상회담에서 있었던 일들은) 시대의 대전환이다“라고 말했다. 

김 국무위원장에 대해 하 의원이 칭찬하는 듯한 발언을 하자 하 의원은 “과거에 내가 타도하자고 외쳤는데. 지금은 개혁을 촉진하는… 일단은 정권을 인정하고. 보수도 김정은 정권 인정하는 전제 위에서 북한의 개혁, 변화, 체제 내 개혁 등 이런 방향으로 (생각을) 바꿔야 된다”고 역설했다. 

그러자 박 전 앵커는 “김정은은 DNA 자체가 자본주의로 길들여진 사람이다. 스위스에서 학교 다녔다. 어린 시절을 전부 유럽에서 보냈기 때문에. 난 그래서 김정은이 개혁 개방을 할 것이라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평론가는 동의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박 앵커가 이 평론가에게 의견을 묻자 “박종진 앵커가 이렇게 살짝 이 쇼에 세뇌가 될 정도면 대한민국 국민들이 TV를, 그때 그 장면을 보고 얼마나 많이 세뇌가 됐는지. 저는 열 받아서 안 봤다”며 “거기가 어디라고 거기 가서 우리나라 대통령이 연설을 하고 앉았냐. 나는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 김여정하고 동급으로 내려앉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평론가는 “(대통령은) 핵 폐기에 대한 어떤 물꼬를 트기 위해 간 거다. (하지만) 관광 간 거밖에 안 되잖나”라고 쓴소리 하며 국내 방송사 대부분이 정상회담을 생중계하고 있는 모습도 비판했다. 

이 평론가는 “정확히 내가 세어 보니까 10개 채널이더라, 보도 채널이. 지상파 3사, 종편 4개, 연합뉴스, YTN, 그다음에 SBS CNBC까지 정확히 열 개가 동시에 생방송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평론가의 말에 하 의원도 동조했다. 하 의원은 “나는 이 문제는 일부 동의한다. 너무 획일적이다”라고 비판하자 이번에는 박 전 앵커가 “내가 기자 생활을 정규직으로 20년 정도 일했다. (언론사들은) 그럴 수가 없다. 남들 다 방송하는데 나만 (안 한다?). 이거 안 된다”라고 말하며 “언론은 권력의 시녀다”라고 폭탄 선언을 했다.

박 전 앵커는 이어진 발언을 통해 “종편 허가권, 방송권, 다 방통위가 가지고 있다”며 방송사들의 한계를 지적했다.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 박종진 MC, 이봉규 시사평론가
 “종편에서 사라진 이유?”
“언론 자유 있나?”


이날 방송에서는 박종진 전 앵커가 종편에서 퇴출된 사연도 알려졌다. 

이봉규 평론가가 박 전 앵커에게 “종편에서 왜 사라진 줄 알아요? 이유 모르죠?”라고 물으며  TV조선에서 진행했던 ‘박종진 라이브쇼’를 설명했다.

당시 박 전 앵커가 조한규 세계일보 전 사장 인터뷰를 단독으로 진행했는데 클로징 멘트로 던진 말이 문제였다.

이 평론가는 당시 박 전 앵커가 조 전 사장에게 “우리나라에 언론의 자유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었다며 당시 조 전 사장은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박 전 앵커는 세 번씩 연거푸 물었고 결국 조 전 사장이 “언론의 자유가 없다”라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이 평론가가 설명한 당시 상황은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당시 박 전 앵커는 조 전 사장의 대답을 듣고 마지막 클로징 멘트로 “시청자 여러분, 언론의 자유가 우리나라에는 없답니다. 마치겠습니다”하고 끝마쳤다고 전했다. 

이 평론가가 당시 상황을 설명하자 박 전 앵커도 기억을 되살리며 “세계일보, 그 당시 사장이다. 사장이 나왔다. ‘언론의 자유가 있습니까?’ 내가 물었다. (그런데) 갑자기 얼굴이 빨개졌다. ‘없습니다’라고 단호하게 얘기했다”고 말했다는 내용이다.

이 평론가와 박 전 앵커의 이야기를 듣던 하 의원이 “내가 생각한 바로는 친문에 의해 잘린 줄 알았는데 친박에 의해 잘린 거네요?”라고 묻자 박 전 앵커는 “모르겠다. 친박인지. 하나 확실한 건 언론과 검찰은 권력의 시녀라는 것은 확실하다. 이것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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