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 명인ㆍ한지그림연구회 회장으로서 후학들에게 직접 강의

이서하 회장
불국사 탑신에서 발견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판인쇄물이다. 11∼12세기에 걸쳐 우리의 종이기술은 번창하였다. 고려는 종이제작 기술을 국가적으로 장려하였고, 고려지(고려에서 조선까지 한지를 부르던 명칭)는 중국학자들에게 최고의 종이로 칭송되었다.
 
한지 중의 으뜸을, 잠견지라 했다. 향긋하고 하얀 잠견지는 아쉽게도 지금은 찾을 수가 없다. 잠견지는 이규보가 시에서 그 우수성을 예찬할 정도였다. 종이 색이 너무 하얗고 명주 같았다. 비단처럼 질겼다 한다. 잠견지에 글씨를 쓰면 먹이 진하게 배어 아주 좋다고 '고반여사'는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 대다수 최고의 종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어렵지 않게 한지를 꼽는다. 그러나 찬란한 한지 역사는 계승되지 못하고, 암흑시대를 맞이하였다. 19세기 경, 임진왜란으로 조선은 황폐화되었다. 종이제작 기술은 물론이고, 종이제작공들도 일본으로 끌려갔다. 이후 한국 종이 제작 전통과 기술은 쇄락의 길에 들어선다. 그 후, 외국 사람들에게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종이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전혀 다른 답을 한다. 바로, 'japaness paper(和紙, 화지)'라고 답한다.

일본이 화지로 고급 종이시장을 이끄는 지금, 대한민국은 심각한 전통문화 단절을 경험하고 있다. 정작 한지공예 시간에는 일본이 만든 화지로 수업을 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이 산재한 한지공예 시간에 사용하는 한지도 일본산이 많다. 한지는 중국 최고의 문필가와 학자가 서로 이 고운 종이를 사용하고 칭송할 정도였지만, 우리나라는 한지가 돈이 안 되는 사업이라고 생각해 투자를 하지 않는다.
 
이서하 한지그림연구회 회장(서하갤러리 관장)은 한국예총 한지명인 1호이다. 한지 전통 공예와 한지그림, 한지 관련 문화운동을 하고 있다.

외국 대사 부인들에게 한지공예 수업을 하면 "원더풀"을 연발한다고 한다. 우리가 발견하지 못하는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이다. 이 회장은 한지 책도 5개 국어로 만들어 세계에 한지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또한, 한지전문가를 양성하고 틈틈이 작품 활동에 전념한다.
 
이 회장은 한지그림의 최고수로 통한다. 한지그림이란 물감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한지 특유의 물성을 이용해 염색된 한지를 손으로 찢어 붙인 그림이다. 한지의 우수성과 전통예술에 빠질 수 있는 독특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한지그림은 독특한 질감과 물성으로 타 소재가 빚어낼 수 없는 우수한 화풍을 창조할 수 있다. 기초가 없어도 초등학생부터 대학생, 전문가까지 현대 회화나 공예품을 수준작으로 만들 수 있다.

이 회장은 우리의 한지를 계승해나갈 문하생과 작가를 모집하고 있다. 한지그림 공예를 취미로 배우고 싶거나 본격적인 심화과정을 하고 싶은 작가, 한지아트 창업이나 취업을 목적으로 하는 예비 작가들과 한지예술의 깊은 세계를 같이 유영하기를 원한다. 교육시간은 서로 조율해 진행이 가능하다.
 
한지만이 가지는 질감으로 수려하고 전통적인 색채미학을 접목시킨 다양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 포털사이트에 '서하갤러리', 다음 카페 '한지그림여행'을 클릭하면 한지그림의 우수한 작품을 접할 수 있다. 문의는 서하갤러리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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