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상장 추진 후폭풍
삼성카드가 올해 안에 상장을 추진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3월중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증권선물거래소에 제출하기로 결의하는 등 상장 추진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이에 재계에서는 삼성카드 상장 배경을 놓고, “순환출자구조 개편 문제와 관련해 그룹차원에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분석과 함께 “올해 불어 닥칠 ‘카드업계 전쟁’을 대비하기 위한 조치”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개최, ‘상장예비심사 청구서 제출의 건’에 대한 안건을 결의했다. 삼성카드측은 “재무구조 개선 및 자금조달 여건 개선을 통한 영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안에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3월중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증권선물거래소에 제출하기로 결의했으며, 공모규모는 총 발행 주식 수의 약 10%로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올해 안 상장”

사실 삼성카드는 지난 2002년에도 상장을 추진했지만 당시 카드사태로 인한 유동성 위기로 인해 상장을 포기해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런데 최근 삼성카드가 다시 상장을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카드가 상장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지난해 금산법 통과 이후 변화가 예상되고 있는 ‘삼성그룹 출자구조 문제’와 함께, 올해 치열하게 전개될 카드업계 경쟁 등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삼성카드는 삼성그룹의 순환출자구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삼성의 지배구조는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형태를 띠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말 금산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삼성그룹의 출자구조는 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산법’상 금융회사가 비금융 계열사의 지분 5%이상 보유를 금지하는 조항에 따라 삼성카드는 보유하고 있는 삼성에버랜드 지분 25.64%중 5%를 초과한 지분 20.64%에 대해서 의결권이 제한되고, 5년 이내에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또 향후 금융 계열사와 비금융 계열사간 지분 소유를 금지하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삼성카드는 삼성전자 등 비금융 계열사와의 지분도 정리돼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말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전기, 삼성물산은 삼성카드 지분을 각각 46.85%, 35.06%, 4.77%, 3.18% 보유하고 있고, 반면 삼성카드는 삼성에버랜드 지분 25.64%를 갖고 있다.

즉 삼성카드는 삼성에버랜드 주식을,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삼성물산은 삼성카드 주식을 각각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 출자구조 변화 조짐

재계 관계자는 “삼성카드가 상장될 경우 금산법 적용을 받는 비금융계열사인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물산 등이 우선적으로 삼성카드 지분을 처분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삼성카드 상장 공모가격이 높을수록 삼성계열사들은 지분 처분으로 막대한 이익을 챙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카드 지분 매각으로 인해 확보한 현금은 그룹내 출자구조 개편 및 이재용 전무의 후계구도 확립을 위한 실탄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이와 함께, 삼성카드 상장은 “‘카드업계 전쟁’을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 LG카드가 신한금융지주로 본격 편입됨에 따라 카드업계는 시장 구도가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각 카드사들은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 위해 공격경영에 시동을 거는 등 ‘카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맞춰 삼성카드가 업계 1위 달성을 위해, 상장을 통한 실탄(현금)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꾀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삼성카드는 상장을 통해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8,000억원대의 후순위 전환사채에 대한 이자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카드사태 발생 당시 유동성 위기의 해소를 위해 삼성전자 등 대주주로부터 총 8,000억원에 달하는 후순위 전환사채를 발행했고, 당시 발행조건은 만기 5년에 전환가격 2만4,000원, 표면금리 2%, 만기수익률 9%이다. 다만 전환사채 만기 전 상장할 경우 만기 보장이자율을 5%로 낮추는 단서가 불어 있다. 따라서 삼성카드가 올해 상장에 성공할 경우 만기이자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LG카드 대표 이종호씨 내정

박해춘 LG카드 대표 후임으로 이종호 부사장이 내정됐다. 이 내정자는 신한지주와 LG카드 통합을 무리없이 추진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이 내정자는 통합을 앞둔 과도기적 상황에서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내정자는 충북 청주 출신으로 청주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76년 한국은행에 입행해 여신기획과장, 감독기획국 부국장 등 기획업무를 주로 하다가 98년 외환위기 직후 금감위 설립 멤버로 참여했다.

99년부터 금융감독원에서 비은행 감독국장, 은행 감독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후 2002년 LG투자증권 상임감사로 2년간 재직하다 2004년부터 LG카드 부사장으로 재직해 왔다.

이 내정자는 한국은행, 금감원, LG투자증권, LG카드 등 다양한 금융경험을 가진 전략기획통으로 지난 3년간 LG카드에서 CFO 겸 경영지원부문장을 맡아 내부 사정에 밝고 직원들로부터 신뢰가 깊은 점이 발탁 배경인 것으로 알려졌다.

76년 한국은행 입행 후 여신기획과장, 감독기획과장, 감독기획국 부국장 등 줄곧 기획업무를 맡아왔으며, 한국은행, 금감원 등에서 요직을 거친 후 증권, 카드 등 금융감독과 실무경험을 고루 거친 정통금융인이라는 평가다.

특히, 이 내정자는 금감원 재직 당시 우리은행 설립 등 2차 은행구조조정을 직접 주도하는 등 금융제도개혁 및 금융산업 구조개편을 주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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