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복귀 받아들여져…제약업계선 아들의 판정승 평가

동아제약 경영권을 둘러싼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과 아들인 강문석 전수석무역 대표의 힘겨루기는 강 회장이 강 전대표를 경영에 참여시키는 것으로써 일단락됐다. 이로써 이달말 열릴 주총에서 부자간의 표대결은 이뤄지지 않게 됐다.

3월 23일 양측에서 합의한 협의안에 따르면 양측은 강 대표와 유충식 부회장을 동아제약 이사 후보로, 동아제약 측에서 추천한 권성원 포천중문의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각각 새로 추천키로 했다. 이에 따라 강대표 측과 동아제약측이 각각 제출한 이사·감사 선임안은 철회키로 했다. 오는 29일 ‘부자간 표대결’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일단 피할 수 있게 됐다. 주주총회에서 협의안이 그대로 통과되면 동아제약 이사회(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2명)는 강회장 측과 강대표 측이 5대 2의 구도를 갖게 된다.

극단으로 치닫던 양측의 타협은 자칫 공멸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대외적으론 아버지가 아들을 끌어안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동아제약 경영복귀를 위해서는 주총 표 대결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로 밀어붙이는 둘째 아들 강 부회장을 제약업계 원로들의 중재를 수용해 동아제약 이사회 멤버로 받아들이기로 한 것.

그러나 재계에서는 두 사람간에 극적으로 이뤄진 화해가 이번에는 진짜인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두 사람은 지난달 초에도 서울 용두동에 위치한 동아제약 본사에서 만나 화해의 제스처를 취했었다. 당시에도 두 사람 간의 만남에 진정성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었다. 오랫동안 지속돼왔던 부자간의 갈등이 단 한 번의 만남으로 치유될 것인가 하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두 사람은 이후 다시 갈라져 경영권을 둘러싼 지분확보 싸움에 열을 올렸다. 때문에 이번 강전대표의 경영권참여가 실제 두 사람이 화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은 많지 않다.

제약업계에선 이번 합의가 강 대표 측의 판정승이라는 평가다. 강 대표측 요구사항의 핵심인 강 대표와 유 부회장의 이사회 복귀가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실제 지분 싸움이 벌어질 경우 강회장이 밀릴 수도 있다는 판단이 크게 좌우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측이 이사회에서 강회장측에 수적 우위를 양보한 건 이러한 맥락에서다.

또한 강 전대표가 동아제약의 대표이사를 맡을지도 결정된 바가 없어 여전히 불안요소도 존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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