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샤인폰 소송 위기
국내와 유럽에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LG전자의 ‘샤인폰’이 과장광고로 인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게다가 소비자들의 불만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말바꾸기나 안이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더 큰 불만을 사고 있다.
몇몇 소비자 대표들은 현재 ‘샤인폰 총연합’이란 인터넷 커뮤니티 가입자들을 중심으로 위임장을 받으며 소송을 준비 중이어서 그동안 관행화돼왔던 제조업체들의 ‘배짱대응’에도 경종이 울릴 전망이다.



샤인폰 소비자들이 문제를 삼고 있는 부분은 동영상의 프레임 수 조정과 관련된 부분이다.

LG는 샤인폰을 작년 말에 시장에 런칭할 당시 동영상 촬영시 프레임 수가 초당 30프레임이라고 광고했다. 이는 LG가 일선 판매점에 내려보내는 판매가이드북에서 ‘30프레임의 부드러운 동영상 촬영가능’을 주요 판매 포인트로 삼을 정도로 LG측에서도 샤인폰의 핵심적인 기능으로 꼽고 있다.

현재는 시중에 있는 몇몇 다른 카메라폰에도 초당30프레임으로 촬영되는 기능이 있으나 ‘샤인폰’이 시장에 나올 때만해도 이 기능은 다른 폰에는 없던 기능이었다. 또한 인간의 눈으로 느낄 수 있는 초당 최대 프레임 수는 24프레임이기 때문에 ‘30프레임’이란 점은 동영상 기능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어필할 수 있었던 부분이었던 것.

그러나 실제로 소비자들이 ‘샤인폰’으로 동영상을 촬영하게 되면 재생화면에 적목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적목현상이란 어두운 곳에서 촬영할 때 플래시 등의 불빛으로 인해 화면에 일부분이 붉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현상이 발생하게 되면 화면 자체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지게 된다.

다음과 네이버 등의 샤인폰 동호회에서 이 현상에 대한 불만이 폭주했다. 적어도 4,000명에서 5,000명의 재품사용자들이 불만을 제기한 것.

LG측은 이같은 불만이 계속되자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를 20프레임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마저도 소비자들에게 업그레이드를 하면 괜찮아진다고 했을 뿐 업그레이드시 20프레임으로 강제 조정된다는 공지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하향조정한 것. 그러나 사용자들은 업그레이드를 한 후 동영상을 촬영하자 이번에는 화면이 끊기는 현상이 발생해 이를 이상하게 생각한 소비자들이 동영상 정보를 확인한 후 20프레임으로 하향조정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소비자 “LG대응이 더 큰 문제”

정작 소비자들이 더 큰 불만을 가지는 부분은 LG측의 대응방식이다.

LG는 이 문제를 발견한 소비자들이 A/S 센터 측에 불만을 제기하자 처음에는 ‘되도록 밝은 곳에서 촬영하라’는 대책(?)을 내놓았다가 이후에도 불만이 계속 나오자 ‘공식매체를 통해 그런 식으로 광고한적 없다’며 모른척했다. LG측의 논리대로라면 매장에서 광고하는 것은 LG측의 공식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들에게 책임이 없다는 식이다. 그러나 제품사에서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때는 제품과 함께 판매가이드북을 배포해 판매지침을 알려준다.

다음은 소비자들의 E-mail 항의에 대한 LG전자 측의 답변.

“촬영 시에 카메라의 특성상 발생되는 것으로 되도록 밝은 곳에서 촬영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싸이언에서는 샤인모델과 관련하여 공식적인 매체를 통해 30프레임을 광고하지는 않았습니다. 30프레임으로 적용된 것은 단말기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프레임 수를 혼돈하여 20프레임인데 30프레임으로 적용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LG에서 내놓은 대책은 업그레이드를 통해 20프레임으로 강제조정하든가 아니면 적목현상을 감수하고서 30프레임 동영상을 그냥 사용하라는 것이다. 대신 20프레임으로 조정하면 보상차원에서 전자사전 기능을 업그레이드 시켜주겠다는 것.

이에 대해 샤인폰 총연합의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 원래 광고했던 기능대로 해줄 수 없으니까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는 식의 배짱대응을 하고 있다”며 “이는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행위이며 거대기업의 횡포”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공식적인 사과 등으로 마무리 지을 생각이었는데 이제는 과장광고에 대한 법적인 소송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법률적인 검토를 끝마친 채 현재 샤인폰 동호회 등에서 회원들을 대상으로 위임장을 받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소비자들의 행동에 대한 LG측의 시각이다.

LG전자에서 모바일홍보를 담당하는 관계자는 “적목현상에 불만을 가지는 것은 아주 주관적인 관점”이라며 “적목현상이 나타는 것은 오른쪽 상단 일부분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아주 어두운 곳에서 촬영할 때에만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러나 취재 결과 비교적 밝은 실내에서 촬영했을 때도 적목현상은 발생했다.

이 관계자는 “핸드폰에 문제가 있다면 14일안에 교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맘에 들지 않으면 교환하면 된다는 식의 발상이다.

또한 A/S센터 측의 계속되는 말 바꾸기에 대해서도 “A/S센터에서 소비자들에게 답변메일을 보낸 것은 홍보실을 통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LG전자의 공식입장이라고 볼 수 없다”며 “A/S센터 측에서 뭔가 잘못알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는 “일단 소송이 들어오면 회사측에서도 법률적인 검토를 해보겠으나 요즘 들어서 소비자들의 힘이 커져서 기업 입장으로서는 힘든 부분이 많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샤인폰 유럽서는‘대박’

국내와 다른 부품 사용…출시 4주만에 20만대 판매

국내에서 샤인폰 사용자들이 LG전자를 대상으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유럽에서 샤인폰의 인기는 선풍적이다. LG전자에 따르면 샤
인폰은 지난 2월초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 휴대폰 시장에 출시된 지 4주 만에 20만대가 판매됐다.

출시 4주만에 20만대 판매 기록은 초콜릿폰을 유럽에서 첫 4주 동안 16만대를 판매한 것 보다 빠른 판매 실적이다. 국내 샤인폰에 나타나는 적목현상은 외국에서 팔리는 샤인폰에서는 발생하지 않는다.

이같은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는 유럽과 우리나라 이동통신방식 자체가 달라 폰에 사용되는 부품 자체가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LG측은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사용자들은 렌즈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가 통신방식과 왜 연관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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