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부자 순위다툼 이상 현상
증시가 최대 호황을 맞고 있지만 모든 종목이 다 오르고 동일한 인상폭을 갖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주식 부자들의 판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정몽준 의원이 계속되는 조선업 호황에 따라 이달 초 주식 부자 2위로 약진했다. 정 의원은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정몽구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과의 격차를 갈수록 좁히고 있다. 상대적으로 주가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는 현대자동차와는 달리 현대중공업은 최근 증시에서 초강세를 유지해 오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정몽준 의원의 최초 1위 등극도 시간문제로 보여 진다. 또한 삼성가의 막내 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도 오빠인 이건희 회장을 눌렀다.
물론 주식만을 가지고 재산을 평가할 수는 없다. 그 외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식은 다양한 변수에 의해 등락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나 분명 동생들의 반란은 일어나고 있었다.



현대중공업 최대주주 정몽준 의원 최대관심

정몽준 의원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주가 흐름이라면 형인 정몽구 회장을 제치고 조만간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난 8일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의원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제치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 이어 주식부자 2위 자리에 올라섰다.

지난 6일 종가 기준으로 정 의원이 보유한 상장주식의 평가금액은 총 1조7,159억원이었다. 이는 전년 말에 비해 7,000억원 가까이, 2005년 말에 비하면 1년4개월 만에 1조원 이상 불어난 금액이다. 정 의원이 821만5,000주(10.80%)를 보유한 현대중공업 주가는 지난해 말 주당 12만6,000원이었으나 연초 이후 큰 폭으로 뛰어올라 지난 6일 종가는 65.87% 급등한 20만9,000원을 기록하면서 2위에 올라섰다. 여기서 멈추는 게 아니라
정 의원 소유 주식가치는 연일 불어나고 있다.

지난 주 중반인 25일 종가 기준으로 2조424억원을 기록한 정몽구 회장의 보유주식 가치에 비해 정몽준 의원은 2조114억원을 기록하며 300억원대로 좁혔다.

우선 1년을 나타내는 52주간의 주가를 볼 때 현대중공업의 주가 강세는 놀라운 수준이다. 지난해 5월 2일 현대중공업의 주가는 8만6,500원에 불과했으나 지난 26일에는 무려 182%가 뛰며 52주 최고가인 주당 25만1,5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27일에는 23만2,500원으로 마감했다.

이와는 달리 정몽구 회장의 지분구조는 정몽준 의원에 비해 분산돼 있다. 정 회장은 현대차(1,139만주)5.20%, 현대모비스(677만주) 7.90%, 현대하이스코 10.00%(802만주), 현대제철(1,068만주) 12.58%, 글로비스 (1,054만주) 28.12% 씩을 갖고 있다.

지난해 검찰 수사 등과 맞물린 이후 정 회장의 상장주식 평가액 감소는 컸다. 현대차는 27일 52주 최저가인 5만8,000원에 마감했다. 이는 최고가 대비 32.71%감소, 현대 모비스 역시 52주 최고가를 기록한 지난해 10월 4일 9만9,900원 대비 25.63%가 감소한 7만4,300원에 마감했다.

반면 일관제철소 추진에 따라 계열 제철사들의 오름세가 그나마 이를 만회해 주고 있다.

현대제철은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던 1월2일 2만9,300원에 비해 33.73%가 오른 27일 3만9,200원에 마감했다. 현대하이스코도 52주 최저가에 비해 33.73%오른 1만1,700원, 글로비스 역시 52주 최저가보다 28.64%오른 2만8,300원에 마감해 감소폭을 줄여줬다.


삼성가의 막내딸 이명희 회장 약진

고 이병철 회장의 막내딸인 이명희 회장도 오빠인 삼성 이건희 회장의 주식 평가금액을 제쳤다. 지난 24일 종가기준으로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보유지분 가치는 1조7,840억원으로 3위를 기록하며 우리나라 여성 중 최고의 주식부호로 올라섰다.

오빠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삼성전자 주가 부진으로 지분 가치가 1조6,856억원으로 줄어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 1조6,912억원에 이어 5위로 내려갔다.

이는 이 건희 회장은 1.86%(273만주)의 지분을 보유한 삼성전자의 주가가 실적 부진 등으로 최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18일 52주 최고가인 67만9,000원에 비해 14.58%가 빠진 58만원에 27일 마감했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물산(보유지분 1.41%, 보유주식 220만주), 삼성화재(0.31%, 15만주), 삼성증권(0.10%, 6만주)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비해 이명희 회장은 신세계 지분 15.33%, 신세계건설 9.49%를 보유하고 있다. 오빠를 역전시킨 것은 다름 아닌 신세계 주가의 폭등에 기인
하고 있다. 신세계는 27일 장중한때 52주 최고가인 63만원을 기록하면서 52주 최저치 대비 54.70%가 오른 62만5,000원에 마감했다. 신세계건설도 52주 최저가 대비 39.35%오른 4만550원에 27일 마감했다.

그러나 신세계 주가는 불과 2000년만 해도 10만원을 밑도는 주식이었다.시장에서 과연 27일 종가기준으로 한국 최고 기업인 삼성전자보다 4만5,000원이나 높은 가치를 받고 있다는 것은 지나치게 고평가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하반기에 소비 심리가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과 생보사의 상장과 관련, 신세계가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 271만주의 가치 상승 및 신세계 소유 부동산 상승 등 복합적인 요인에 기인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리고 있다.

한편, 1,000억원대 주식 거부(巨富)가 사상 최초로 100명을 넘어섰다는 조사 발표가 지난 주 화제가 됐다.

재계 전문 사이트인 재벌닷컴에 따르면 지난 24일 종가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1,707개사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5,700여명의 보유 주식가치를 24일 종가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1,000억원대 주식부자가 109명에 달했다.

1,000억원대 주식부자 수는 1월2일 85명에서 지난 3월 30일 92명으로 늘었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가 행진을 벌인 이달 들어서만 17명이 새로 이름을 올려 마침내 100명을 상회했다. 보유주식의 가치가 1조원 이상인 ‘억만장자’도 8명에 달했다. 보유주식의 가치가 200억원대 이상인
500대 주식부자의 보유지분 가치는 55조7,722억원으로 증시 전체 시가총액의 7%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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