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상장으로 대박나는 기업들은…
생명보험사들의 상장이 가시화되면서 이들 보험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벌써부터 이 기업들은 생보사 상장으로 얻게 될 막대한 이익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등 후광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그러나 상장으로 이익을 누리는 기업들이 대부분 같은 기업 계열사나 오너 일가여서 생보사 상장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생보사 차익으로 이익을 얻는 기업들은 어디인지 <일요서울>이 취재했다.



지난 27일 금융감독위원회는 정례회의를 통해 생보사 상장과 관련한 유가증권시장 상장 개정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주요 생보사가 상장으로 인한 막대한 이익을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현실로 다가왔다. 특이한 사항은 이 생보사들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 또한 상장차익 효과에 대한 부푼 꿈에 젖어 있다는 것이다.
현재 당장 상장이 가능한 생보사로는 교보생명, 삼성생명, 대한생명 등 빅3를 포함해 신한생명, 흥국생명, LIG 생명 등이 꼽히고 있다.


상장사 지분 보유사 ‘대박’
일단 가장 먼저 상장이 예상되는 교보생명은 대우인터내셔널이 2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 보유분을 현재 교보생명 장부가(20만원)로 환산하면 4,152억원 정도이나 상장이 되면 주가가 7,000억원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돼 3,000억원에 가까운 상장 차익이 생긴다. 막대한 차익 때문인지 증권가에서는 대우인터내셔널이 이 차익을 가지고 사옥을 건설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차익이 생기는 것은 맞지만 벌써부터 어떤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다”며 “사옥건설은 처음 듣는 얘기”라고 말했다. 교보생명 상장 기대감은 대우인터내셔널을 관리하고 있는 캠코에까지 ‘장미빛 희망’을 안겨줬다. 캠코는 대우인터내셔널 보유분을 포함해 총 42%의 교보생명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삼성생명이나 대한생명과 같이 재벌기업 생보사들의 대부분 계열사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신세계가 13,57%, CJ가 7,99%를 소유하고 있다. 이들은 삼성계열사는 아니지만 이건희 회장의 친인척들이 경영하는 범삼성가(家) 기업들이다. 이 기업들은 삼성생명의 상장가가 60만~70만원 선에서만 결정돼도 현재 장부가인 주가가 53억원과 13억원에서 각각 1조 6,000억~1조 9,000억원, 9,600억~1조 1,0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난다.

신세계나 CJ말고도 서울보증보험이나 우리금융지주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은 삼성자동차의 주채권단으로 지난 1999년 삼성자동차 구조조정과 관련,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주당 70만원으로 계산된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를 받았다. 우리금융지주도 2,000억원의 상장차익을 기대하고 있다.

빅3 중 상장이 약간 늦어질 것으로 보이는 대한생명은 한화가 26.3%, 한화석유화학이 1% 등 한화그룹 계열사가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동부생명의 경우 동부화재, 동부제강, 동부증권, 동부정보기술 등 역시 계열사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이며, 동양생명은 14.18%의 지분을 보유한 동양종금증권이, 흥국생명은 계열사인 대한화섬과 이호진 태광산업 회장이 가장 큰 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기대감 주가상승으로 이어져
이들 기업은 벌써부터 생보사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로 나타나고 있다. 이날 금감위에서 생보사 상장안 승인 소식이 전해지자 신세계와 CJ의 주가는 각각 1.96%, 0.98% 상승했으며, 대한화섬은 9.9%나 상승하는 급등현상을 보였다. 금호생명 지분을 보유한 아시아나항공(2.59%)과 금호산업(0.36%)도 주가가 상승했다.

그러나 빅3 생보사 상장차익은 상장이 된 후에도 재무제표에 시가가 반영되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나머지 보험사들은 상장까지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생보사 상장을 통해 차익으로 수혜를 얻는 기업들이 대부분 재벌기업 계열사라는 점 때문에 생보사 상장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 금감위원장 고발

생명보험사 상장 차익의 계약자 배분 문제를 둘러싸고 시민단체가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과 나동민 생보사 상장자문위원장을 공무집행 방해죄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따라 생보사 상장 문제가 법정 문제로까지 비화될 것으로 보인다. `생보사 상장 계약자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지난달 27일 오전 윤증현 금감위원장과 나동민 상장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직권남용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들은 “정치권과 학계, 시민단체 및 생보사 상장 문제의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인 보험계약자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보험계약자의 권익을 철저히 무시한 생보사 상장자문위원회의 상장안을 그대로 수용했다”며 “결국 금감위가 특정 생보사의 요구대로 상장규정을 개정했다”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생보사 지분 소유 주요 상장사


생보사 지분보유기업

교보생명 대우인터내셔널 24%
삼성생명 신세계 13.57%, CJ 7.99%, 삼성전기 0.6%
삼성정밀화학 0.47%, 제일기획 0.21%
대한생명 한화 26.3%, 한화석유화학 1%, 한화증권 0.05%
동부생명 동부화재 31.28%, 동부제강 19.83%,
동부증권 19.83%, 동부정보기술 17.01%
금호생명 금호석유화학 31.74%, 아시아나항공 31.27%, 금호산업 27.43%
흥국생명 대한화섬 9.9%, 이호진 회장 56.71%

녹십자생명 녹십자홀딩스 76.9%, KTB 7.92%, 대구은행,부산은행 각 0.99%
신한생명 신한금융지주 100%
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캐피탈 65.6%, 맵스자산운용 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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