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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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투자한 토지 한 필지, 아들 셋 부럽지 않다”는 강의 때 내가 자주 쓰는 말 중 하나다. 토지 재테크를 여러 번 해 본 사람들은 나도 놀랄 만큼 꼼꼼히 진행 상황과 주변 지역 분석을 체크한다. 반면 초보자들은 공인중개사나 컨설턴트, 혹은 투자지를 추천해 준 누군가에게 모든 걸 맡기는 편이다. 이 둘 중 누가 토지 재테크에 성공할 확률이 높을까? 당연히 직접 꼼꼼하게 체크하는 사람의 경우가 성공 확률이 높다. 흔히 두려움에 다른 사람을 너무 의지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 사람은 타인일 뿐이다. 소중한 내 돈이 들어가는 투자를 그 사람이 책임져 주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본인이 직접 분석해 투자하는 자세가 좋다. 만약 이렇게 투자한 후 물건의 단점이 발견된다면 겸허히 받아들이고 그것 역시 자신의 지식으로 탈바꿈시켜 보자.

국책사업 및 개발 호재 살펴야… 현장 답사는 필수
땅 볼 때 목적 가져야… 개발 가능성 및 전망 확인

 

좋은 땅 보는 9가지 방법

①국책사업 및 개발 호재를 살펴야 한다. 대부분 초보자 분들은 땅을 볼 때 땅 모양새, 지목, 평당가, 도로 접근성 등만 보려고 한다. 하지만 이런 게 아무리 좋아도 주변에 개발 호재가 없다면 그 땅의 가치는 올라가지 않게 된다. 따라서 현재 땅의 모습이 아닌 미래 모습의 청사진을 그릴 줄 알아야 한다. 또한, 개발이 언제부터 언제까지 확실하게 진행되는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②현장 답사를 해야 한다. 땅 투자 시 가장 중요한 게 현장 답사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이 있듯 백 번, 천 번 들어도 한 번 눈으로 보는 것만 못하다. 그러므로 현장을 방문해 직접 느껴보는 게 좋다. 될 수 있으면 내비게이션을 찍었을 때 딱 현장에 도착하는 땅이 좋다. 내비게이션을 찍어도 잘 찾기 힘든 땅이라면 그만큼 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물론 개발지역은 예외 일 수 있다).

전원주택지는 지형이 남쪽으로는 시야가 트이고 경사가 완만하며, 북서 쪽은 산이나 숲이 있는 “남저북고(南低北高)”형이 좋다. 일조권이 좋고, 겨울에는 북서풍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지질은 암반이나 돌이 많으면 좋지 않다. 위를 바라보았을 때 바위가 툭 튀어나와 있고 여기서 돌이 툭툭 떨어지는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산지전용허가가 나지 않는 곳이다. 용도지역이 계획관리지역이나 자연녹지지역이 좋지만 생산녹지지역이나 생산관리지역도 무난하다.

경사진 땅이라면 경사도가 얼마인지 따져봐야 한다. 경사도 15도 이상 농지는 영농여건 불리 농지라서 농업인이 아니어도 구입할 수 있다. 임야의 경사도가 25도 이상이면 산지전용허가가 나지 않으며, 지역마다 조례로 기준을 달리하고 있다. 땅의 위치가 햇볕이 잘 들고 전망을 가리는 것이 없으면 좋다.

③땅을 볼 때는 목적을 가져야 한다. 땅을 볼 때 자기가 어떤 목적과 용도로 땅을 구입하는 것인지 목적의식을 가져야 한다. 아무런 목적 없이 보는 땅은 그저 시간 낭비용 관광이요, 경치 감상일 뿐이다. 같은 땅을 보더라도 전원주택을 지으려는 사람과 주말농장용으로 쓰려는 사람, 또는 그냥 투자로 사두려는 사람에 따라 그 평가나 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다. 목적에 맞고 가격도 오르는 곳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땅의 물리적 현황으로는 땅의 모양, 형태, 경사도, 방향, 토질, 그리고 사용현황에 대한 관찰이 필요하다. 땅의 모양, 즉 주변의 다른 토지와의 경계선이 반듯한가도 중요하다. 인근에 임야를 개발한 경우 경계선의 오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매물로 적당하며 잘 팔릴 수 있는 땅은 너무 크거나 너무 작아서는 안 된다. 보통 500㎡(150평)~2000㎡(600평) 내외 규모의 땅이 잘 팔리며, 가격은 1~2억 원 내외를 선호한다.

④땅은 주변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 땅 자체는 마음에 들고 조건이 좋지만, 주위 환경이 좋지 않아 땅으로서 제값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땅은 부동성(不動性)으로 움직일 수 없기에 주위환경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

매도 의뢰를 받은 땅 주변에 혐오시설, 위험시설, 기피시설이 있는지 살펴보자. 주변에 쓰레기매립장, 하수종말처리장, 화장장, 공동묘지, 도살장 등의 혐오시설이 있는 경우나 사격장, 예비군훈련장 등 위험시설, 대규모 축사, 양계장, 공해유발공장 또는 비행장 등이 있는지 확인하자. 선하지고압선 아래 토지 또한 기피 대상이다.

⑤땅의 가장 중요한 것은 입지다. 전국 대비 11.7%의 수도권 면적에 전 인구의 49%가 집중되어 있고 대부분의 구매력이 이곳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수도권 안에 있거나 수도권에서 가까울수록 인기가 있고 땅값이 비싼 것을 대변한다. 서울 인근의 수도권 인기지역으로 양평, 가평, 용인, 양지, 경기 광주, 퇴촌 등이다. 땅 중에서 도심지 상권 안에 있거나 역세권 혹은 고속도로 IC에서 가까운 경우 접근성이 뛰어난 땅으로 찾는 이가 많아 당연히 땅값이 높고 투자 가치도 크다. 그런 물건들은 경쟁력이 있고, 매물로서 인기가 높다.

⑥어떤 규제를 받는 땅인지 살피자. 우리나라 지도에 나와 있는 땅으로 공법적 규제를 받지 않는 땅은 있을 수 없다. 국토로 되어 있는 모든 땅은 국공유지나 사유지를 막론하고 모두 거미줄 같은 공법상의 규제를 받고 있다. 즉 모든 땅은 그 땅에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관계 법령에 상세히 규정돼 있다. 토지 투자자에게 토지이용계획확인원 검토는 필수다.

개발 가능한 용도와 제한 용도를 반드시 확인하라. 강아지 한 마리를 입양해도 혈통을 따지면서 토지 투자에 너그러울 필요는 없다. 지적도, 토지대장 등 가능한 많은 서류를 떼보는 것이 좋다. 물건 중에는 진입 도로가 없거나 법률상 문제가 있는 물건 혹은 입지가 좋지 않거나 법률적 규제가 심해 활용이 어려운 물건 등도 적지 않다. 모름지기 토지를 사려면 물건을 가릴 줄 아는 안목을 가져 땅에 관련된 공법적 제한을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 부동산 공법적 규제를 제대로 도해하지 못하면 아무 쓸모 없는 땅을 사는 일이 벌어진다. 건축 허가나 행위 허가 등 관련법은 해당 인근 설계사무소 등과 미리 상의하면 쉽게 알 수 있다.

⑦땅의 개발 가능성과 전망을 살펴야 한다. 땅의 현재도 중요하지만 향후 해당 토지의 개발 가능성이 더욱 중요하며, 이는 투자의 근본이 된다. 이는 막연한 짐작이 아닌 광역도시계획, 도시기본계획, 도시관리계획을 꾸준히 살피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들 자료는 국토교통부, 해당 지자체 홈페이지에 고시된다.

⑧결점이 없는 땅은 없다. 지방 현장을 다니다 보면 모든 조건을 갖춘 땅은 매우 드물고 거의 모든 땅은 한두 가지 흠이 있다. 이 흠을 극복해 낼 줄 아는 실력을 키워야 한다. 이는 해당 토지에 관련된 행위 제한 사항을 이해해 개발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안목을 말한다. 즉, 부동산 공법을 도해하는 법이다.

⑨땅값은 따로 없으며 땅은 임자가 따로 있다는 말도 있다. 이 말은 땅은 원하는 사람에 따라 그 평가가 달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확실히 땅값은 보는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며 특히 지방의 펜션이나 임야, 농지를 볼 때 매도자와 매수자의 시각차는 매우 크다. 아무리 좋은 땅이라도 땅값이 시세에 비해 너무 비싸다면 그 땅은 쉽게 팔리지 못한다. 토지중개에서 땅의 시세와 매매가는 대체로 그 지역에서 최근 거래가 있었던 매매가격, 경매 낙찰가, 토지수용액 등이 기준이 된다. 보통 매매사례 실적에 따르는 경우가 많다.

여러 조건을 따져 부합하는 장소가 있고 여건이 맞는다면 작은 땅이라도 남들보다 빠르게 투자를 해보는 게 중요하다. 경험상 너무 재고 따지는 사람들이 투자를 못 하는 경우가 많으며 반대로 어설픈 사람들이 과감하게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다. 성공하려면 결단력이 필요하다.

[제공 : 부동산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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