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 “땅이 흔들려..눈앞에서 사촌 잃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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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을 강타한 규모 7.5의 강진과 뒤를 이은 쓰나미로 인한 사망자 수가 3일 현재 1407명으로 1400명선을 넘어섰다. 사망자 수가 수천 명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외신에 따르면 산사태로 매몰된 한 교회 건물 잔해 속에서 2일 성경 공부에 참가했던 학생들 34명의 시체가 무더기로 발견되기도 했다. 성경 공부에는 모두 86명의 학생들이 참가했었는데 나머지 52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는 아직도 생존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명피해 더 늘어날 듯… 구호활동 지지부진

경찰,약탈자들에 경고 사격… “진심 어린 애도”


지진과 쓰나미의 재해로부터 살아남은 사람들은 여전히 자연재해의 공포를 극복하지 못한 가운데 식량 등 생필품 부족 속에 살아남아야 한다는 또다른 공포에 맞닥뜨리고 있다.


가구 공장에서 일하던 카이눌 하산은 지진에 따른 진동을 느끼자마자 인근의 언덕 위로 대피했다. 그곳에서 하산은 거대한 파도가 해변을 덮쳐 사람들과 주택들을 휩쓸어가는 것을 지켜봤다. 그는 “끔찍한 비극이다.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몸서리쳐진다"라고 말했다.


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18세 소녀 푸테리는 지난달 28일 밤 고향인 팔루에서 사촌 이타와 오토바이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갑자기 땅바닥이 흔들리며 두 소녀는 오토바이에서 떨어졌고, 곧이어 엄청난 크기의 파도가 만에서 마을로 밀려오는 것을 목격했다.


푸테리는 사촌에게 “빨리 도망쳐! 뛰어"라고 소리쳤지만 이타는 오토바이를 챙겨야 한다며 돌아섰다. 푸테리는 기둥을 붙잡고 쓰나미에서 살아남았지만, 3일 뒤 사촌은 파도에 쓸려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망자 외에도 수천 명이 부상했으며 집을 잃은 이재민도 7만 명이 넘는다고 재난 당국의 수토포 푸르워 누구로호 대변인은 말했다. 그는 사망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구호물품 지원은 답답할 정도로 느리게 이뤄지고 있다. 도로와 통신이 끊겼고 구호물품을 실은 트럭들은 피해 지역으로 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구호물품을 실은 트럭들이 도착하는 것을 본 이재민들은 환호하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그러나 구호물품을 지원받은 사람은 아주 운이 좋은 극히 일부뿐이다. 식량과 식수, 의약품, 연료 등이 모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곳곳에서 약탈이 자행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주민들이 약탈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약탈 주민들에 대해 경고사격을 가해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각국 정부도 진심 어린 애도의 손길을 잇고 있다. 

대기 중 화산재 경보 지침

인도네시아 당국은 항공기들에 대기 중의 화산재에 대한 경보를 내렸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소푸탄 화산 분화구로부터 반경 6.5㎞ 이내 지역의 주민들에게 외출을 피하고 불가피하게 외출해야 할 경우 화산재 낙진에 대비해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경보를 내렸다.


술라웨시섬 북부 상공을 지나는 항공기들에도 화산재가 항공기 엔진에 해롭기 때문에 경보가 내려졌다.


한편 지진과 쓰나미로 큰 피해를 입은 술라웨시섬 북부의 소포탄 화산이 3일 폭발해 6000m 높이 상공까지 화산재를 뿜어올리면서 화산 분화구로부터 반경 6.5㎞ 이내 지역 주민들에게 외출 자제명령이 내려지고 인근 상공을 비행하는 항공기들에 화산재에 주의하라는 경보가 내려졌다.


소포탄 화산은 지진과 쓰나미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팔루에서 북쪽으로 약 940㎞ 떨어져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주 발생한 강진이 소포탄 화산의 폭발을 촉발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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