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전환사채 항소심 유죄’후폭풍 <3>

‘이학수 퇴진설’ 추적 >>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유죄 판결이 남으로써, CB 저가 발행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이학수 부회장 등 삼성그룹 수뇌부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버랜드 사건에 대한 앞으로의 검찰 수사 및 경영권 승계와 맞물려 이학수 부회장 등 지금의 수뇌부들이 상당폭 교체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향후 사법부가 ‘에버랜드 CB 저가발행에 대해 그룹차원에서의 공모가 있었다’고 판단을 내릴 경우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고, 그 당사자가 이 부회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또 에버랜드 사건이 마무리되고 이재용 전무체제가 본격 가동하게 되면 그룹 수뇌부에 대한 세대교체 바람도 거세게 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버랜드 CB 저가발행 사건 항소심 유죄판결 이후, 재계 일각에서 ‘이학수 조기 퇴진설’이 나오고 있다. 에버랜드 사건이 마무리되면 ‘이재용 체제’가 구축되고, 삼성그룹 내부에서 세대교체바람이 불 경우 이학수 부회장이 물러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에버랜드 사건 유죄판결 등에 책임을 지고 이학수 부회장이 물러날 것이란 소문도 나돌고 있기도 하다.

이와 관련,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사건을 받은 항소심 재판부는 에버랜드 전·현직 사장의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그룹차원의 공모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검찰은 재판과정에서 “허태학·박노빈 전·현직 사장들이 기존 주주들과 공모했다”는 주장을 펼쳐왔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공소장에는 주주들과 공모했다는 내용이 없다”며 그룹차원의 공모 여부에 대해 판단하지 않았다.

따라서 검찰수사는 앞으로 ‘그룹차원 공모 여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CB 저가발행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건희 회장을 비롯,
이학수 부회장 등 그룹 최고위층으로의 수사 확대가 불가피하게 된다.

검찰은 “CB 저가발행은 삼성그룹 최고위층의 지시나 의사를 따르지 않는다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 회장과 이 부회장 등 그룹 수뇌부의 지시와 공모가 있었다고 주장해왔다.

이처럼 검찰이 ‘그룹차원에서 공모 여부’에 대해 그룹 수뇌부에 대한 추가 수사 및 기소를 하고, 향후 사법부가 ‘공모’부분에 대해서도 유죄를 인정할 경우 그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룹차원 공모’에 대해 사법부가 유죄를 인정하게 되면 사회적 비난여론이 비등해지고 ‘이건희-이재용 부자 경영권 승계’에 대한 도덕성 시비에도 휘말리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이건희 일가는 치명타를 입게 될 수 있다.

따라서 재계 일각에서는 ‘이건희 일가의 책임론’을 무마하기 위해 이 부회장이 멍에를 지고 퇴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불법대선자금 사건, 에버랜드 사건 등 이 회장 일가가 곤경에 처할 때마다 ‘충성심’을 발휘해왔다. 이에 이 부회장이 ‘이건희-이재용’부자가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 ‘퇴진’이라는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에버랜드 사건이 어떻게든 마무리되면, 이 부회장이 자연스럽게 퇴진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에버랜드 사건이 마무리되면 삼성그룹은 ‘이재용 체제’가 구축될 것이고, 그룹 수뇌부가 상당폭 교체될 것이란 관측이다.

그간 삼성의 경영권 승계 작업은 ‘에버랜드 사건’으로 지지부진(?)했던 것이 사실. 이 전무의 편법적인 계열사 지분 확보가 ‘도마’에 오르면서, 그는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실제로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씨가 지난 2005년 기아차 사장에 오른 것과 비교하면, 이 전무의 경영권 승계는 그만큼 더디게 진행돼 왔다.

그러나 에버랜드 사건이 마무리되면, 이 전무가 삼성그룹 경영 전면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재계에서 나오고 있다.

이 전무가 경영일선에 나선다면, 그룹내부에서도 ‘세대교체 바람’이 불게 될 것이고, 나이가 많은 이학수, 윤종용 부회장 등 지금의 수뇌부들이 교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황태자’의 앞길을 막지 않기 위해 ‘2인자’가 막을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라며 “‘이재용 체제’가 구축되면, 삼성의 경영시스템도 바뀌게 된다. 이때 이 부회장 등 원로들이 물러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이재용 전무가 경영 전면에 나서더라도 조직안정을 위해서 이 부회장이 퇴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에버랜드 상고심, 이용훈 대법원장 ‘불똥’
1심서 삼성측 변호, 상고심 심리에서 제외될 듯


삼성 에버랜드가 전환사채 저가발행 사건 항소심 유죄 판결이후, 상고심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이용훈 대법원장에게 그 불똥이 튀고 있다.

이 대법원장은 1년 7개월여 동안 삼성쪽에 서서 변호한 경력이 있다. 이 대법원장은 에버랜드 쪽 변호인으로서 “전환사채 저가 발행은 배임이 안된다”는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대법원에 상고가 이루어지면 판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이 제척신청을 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대법원 상고심은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된 소부에서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로 넘어가게 된다. 이 경우 1심에서 삼성측을 변호했던 이 대법원장은 사건 심리에서 제외될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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