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밭길’ 임종석·이낙연·송영길 호남대망론, 반전카드
‘가시밭길’ 임종석·이낙연·송영길 호남대망론, 반전카드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8-10-05 17:06
  • 승인 2018.10.05 19:04
  • 호수 1275
  •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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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홍준철 기자] 차기 대선은 한참 남았지만 조용히 대권밭을 일구고 있는 인사들이 있다. 바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낙연 국무총리, 송영길 의원이다. 차기 대권은 3년 넘게 남았지만 이들 3인방이 발빠르게 움직이는 이유는 자명하다. 호남 출신으로 진보 정당을 자처하는 더불어민주당에서 대망론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역대 대선에서 호남출신으로 대권을 거머쥔 인사는 DJ가 유일하다. 2002년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나선 노무현 후보와 2018년 민주당 후보로 나선 문재인 후보 공통점은 호남당의 영남 후보 필승론전략이 통했기 때문이다. 과연 이들 3인방은 민주당 소속으로 차기 대권가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벌써부터 정치권의 주목하는 이유다.

 

- 집권당에 부는 호남당 영남 후보 필승론-반면교사
- 호남 3인방 영남 패권 속 불쏘시개론 넘어 TK포위론 전략


집권 여당 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차기 대권주자를 보면 양손으로 꼽을 정도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을 필두로 이낙연 국무총리,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 추미애·정세균·송영길·김두관 의원 9명이다. 여기에 외부에 있는 유시민 작가 겸 방송인까지 더할 경우 10명이다.

그중에 임종석·이낙연·송영길 3인을 제외한 나머지 인사들은 모두 영남 출신이다. 경북 상주가 고향인 김부겸, 안동 이재명, 경남 창녕 박원순, 고성 김경수, 남해 김두관, 추미애·유시민 두 인사는 대구가 고향이다. 반면 임 실장은 전남 장흥, 이 총리는 영광, 송 의원은 고흥, 정 의원은 전북 진안 출신이다.

민주당 잠룡군을 보면 영남패권주의라는 말이 실감난다. 영남 후보가 호남을 기반으로 한 진보정당임을 자처하는 민주당에 즐비한 이유는 무엇일까. 역대 대선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1997년 대선에서 승리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제외한 다수의 역대 대통령은 여야를 막론하고 영남에서 배출했다.

허주 김윤환, “호남당의
영남 후보 필승론여전

경북 구미 출신의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노태우(대구), 김영삼(경남 거제), 노무현(경남 김해), 이명박(경북 포항), 박근혜(대구), 문재인 현 대통령(경남 거제)까지 모두 영남 출신이다.

특히 호남당의 영남 후보 필승론이 빛을 발한 것은 2002년 대선 때였다. 당시 DJ는 지방선거의 꽃인 서울시장 후보로 자신의 핵심 가신인 한광옥 국민회의 부총재 대신 행정가형 고건 전 총리를 내세웠다.

경선도 치르지 않았다. 서울시장 자리가 차기 대권으로 가는 길인 만큼 정치인을 밀어주기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대신 한 부총재를 대통령 비서실장 카드로 제안하면서 섭섭함을 풀어줬다.

하지만 고 전 총리나 한 전 부총리 모두 제대로 대권 도전조차 하지 못하고 실패했다. 의외로 충청 출신 이인제 대세론을 깨고 경선과 본선에서 승리한 인사는 경남 김해 출신의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다.

당시 영남을 기반으로 한 한나라당 소속 충청 출신의 이회창 후보와 박빙의 대결을 벌여 대권을 거머쥐었다. 선거 막판 정몽준 국민통합 21 후보와 단일화 무산이 당선되는 데 한몫했지만 주요 표는 호남 몰표와 영남표 일부를 흡수한 것이 승리의 주된 요인이 됐다.

이로 인해 당시 정치권의 대표적인 킹메이커인 허주 김윤환 전 국회의원은 호남당의 영남 후보 필승론이 재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DJ는 자신이 호남 출신이라 같은 호남 출신으로는 차기 정권 연장이 힘들다고 내다보고 있었던 셈이다. 고 전 총리의 경우 출생지는 서울이지만 본적이 전북 군산으로 호남 출신으로 국민들에게 알려졌다. 한 전 부총리는 전북 전주 출신이다.

호남당 영남 후보 필승론에 방점을 찍은 것은 2007년 대선때였다. ‘포스트 노무현을 자리를 두고 대통합민주신당은 경선을 치열하게 치러 정동영 현 민주평화당 대표가 당선이 됐다.

DJ
이후 처음으로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에서 호남 출신 후보가 탄생한 셈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영남 출신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가 친이 친박으로 나뉘어 치열하게 경선을 치러 당심에서 졌지만 민심에서 승리한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의 후보가 됐다.

당시 이회창 후보가 출마 해 정동영 후보 측에서는 호남표 결집보수표 분산을 노려 내심 역전을 노려봤지만 영남표가 이 후보에게 몰표를 주면서 500만 표 이상 엄청난 표 차이로 대패했다.

게다가 이회창 후보가 충청도 출신이었지만 충청권 내 보수표가 이명박 후보로 가면서 표 차이가 크게 나는 데 한몫했다. 영남당을 기반으로 한 영남 후보 필승론은 그 다음해인 2012년 대선에서 호남당에 영남 후보로 나선 문 후보에게 박근혜 후보가 근소하지만 승리를 차지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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湖嶺출신 2>嶺嶺출신 5

DJ의 경우 호남당에 호남 출신이라는 악조건에서도 대통령에 오를 수 있었던 까닭은 충청권을 대표하는 김종필 총재와 DJP 연대에 성공했고 게다가 충청권 출신 이인제 후보가 경선에 불복해 신당을 창당, 대선에 나서 500만표 이상 보수표를 가져간 덕택이었다.

호남 몰표에 충청권 표에다 영남 충청 보수를 잠식한 이인제 효과로 간신히 대통령직에 오를 수 있었다. 물론 이회창 후보가 영남 기반 정당에 영남 출신이 아니었다는 점 역시 승리의 요인이 됐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결국 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역대 대선 결과를 지역적인 측면에서만 바라본다면 영남당에 충청출신(0), 호남당 호남출신(1), 호남당 영남출신(2), 영남당 영남출신(5) 후보순으로 대통령을 배출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럴 경우 현재 집권 여당 후보로 거론되는 잠룡군중에서 영남 후보를 제외한 임종석, 이낙연, 송영길 후보의 대권 가도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임종석 실장의 경우 5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문재인 정권 2인자로서 대통령 다음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친문 주류는 아니지만 신친문 주류로서 문재인 정부 1기를 무난히 이끌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비서실장으로서 민감한 현안을 조정하고 해결하는 국정운영 능력으로 문 대통령으로부터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는 점은 최대의 강점이다. 또한 2018년 남북정상회담을 3차례나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준비위원장으로서 차기 대권주자로서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이낙연 총리도 마찬가지다. 서울대 법대를 나와 동아일보 기자 시절 DJ와 인연을 맺어 2000년도부터 내리 4선을 했다. 입법부와 국무총리로서 행정부, 전남도지사 출신으로 지방자치단체 운영 경험까지 다양한 경력이 장점이다. 최근에는 이 총리가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범진보 후보 중 상위권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 위상은 높아졌다.

송영길 의원은 지난 8.25 전당대회에서 친노 좌장 이해찬, 친문을 자처한 김진표 후보와 당 대표 경선에서 2위를 차지해 차기 대권을 노려볼 만한 상황이 됐다. 송 의원이 2위를 차지한 배경에는 2년간 당대표에 나서기 위해 고군분투한 노력이 당원들에게 인정을 받았지만 무엇보다 당내 마땅한 호남 출신 대권 후보가 없다는 점에서 호남표 결집에 따른 결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역대 대선 결과를 보면 호남 주자들의 대권 도전의 걸림돌은 아이러니하게도 호남 출신이라는 점이다. 호남에 기반한다는 것은 충성도가 높은 지지층을 보유한다는 강점이 있는 동시에 확장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그 내면에는 인구패권주의에 따른 영남패권론이 자리잡고 있다.

현재 영남 인구는 1300만 명에 달한다. 반면 호남 인구는 갈수록 줄어 550만 명에 못미친다. 충청이 550만 명을 상회하고 있어 그 차이는 더 벌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호남 인구가 영남 인구의 절반도 못미치는 상황에서 호남표 결집만으로 경선은 모르지만 본선에서 승리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97년 대선에서 DJ 승리의 요인을 지적하는 인사들 중에서 영남후보 부재론을 드는 정치권 인사들도 있다.

반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현 대통령은 호남 기반의 정당에 영남 후보였기에 진보 정당이라고 해도 저항감이 적어 당선될 수 있었던 한 요인이 됐다. 특히 영남에서 1표는 경쟁자로부터 표를 빼앗아온다는 점에서 단순히 1표가 아닌 2표 역할을 한다는 점도 주효했다.

임종석.이낙연.송영길 정치인의 가진 잠재력으로 인해 나름대로 대권주자 반열에 올랐지만 정치권에서 지역구도상, 인구비율상 호남 대망론에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 이유다. 이로인해 호남 주자들은 결국 불쏘시개페이스메이커역할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이 비등하다.

호남대망론에 대한 민주당 내 호남 출신들의 반론도 존재한다. 지난 조기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TK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승리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경우를 보면 더 이상 민주당이 호남당이 아니라는 점을 들고 있다.

호남은 현재 국민의당, 민주평화당, 민주당으로 분열돼 있는 모습이다. 민주당이 호남을 기반으로 한 호남정당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지난 19대 대선때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5.9 조기 대선을 치렀지만 문 대통령은 TK지역과 경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앞섰다. 특히 부산 경남에서 승리는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다. 부산·경남 인구는 800만 명에 육박한다. 대구경북은 500만 명 수준이다.

전국정당이 된 이상 호남을 기반으로 하되 수도권과 충청권 등 중부권과 PK에서 선전하는 영남포위전략을 통해 호남 출신이라도 대선 승리가 가능하다는 전략이다. 이미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TK 포위전략은 통했다. 더 이상 호남 포위론은 없다는 주장이다.

 

호남 출신 대권주자
명분·경선·본선 등 ‘3중고

호남 포위론은 과거 YSDJ의 평화민주당을 제외한 3당 합당을 하면서 등장한 바 있다. 호남을 제외한 TK 민정당, 충청 JP의 공화당, PK 통일민주당이 뭉쳐 대선을 거머졌다. 하지만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TK가 고립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런 정치지형의 변화가 향후 호남출신 3인방이 반전을 꾀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직 대선은 한참 남았다. 그러나 호남 대권주자들에겐 시간이 많아 보이질 않는다. 인지도도 쌓고 세력도 키우고 대권주자로서 본격적인 행보를 하기위해선 준비할 것이 많아 보인다. 무엇보다 영남 대통령론에 맞서 호남 대통령의 당위론을 놓고 영남 주자들과 치열한 논쟁을 벌여 승리해야 하는 삼중고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