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KAI) 주가 폭락한 사연
한국항공우주(KAI) 주가 폭락한 사연
  • 김은경 기자
  • 입력 2018-10-05 17:32
  • 승인 2018.10.08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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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 효과 美 고등훈련기 수출 탈락하며 주가 출렁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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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김은경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주가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100조 원대 수주까지 기대됐던 미 공군 고등 훈련기(APT) 교체 사업 입찰에서 탈락한 데다 이명박 정부 시절 인사청탁 논란 속에 있는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이 아직도 KAI의 사이외사로 재직하고 있어 뒷말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KAI 노동조합은 이 사외이사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고 우리금융지주 재직 시절에는 인사청탁과 줄대기 등 조직의 뿌리 깊은 폐단질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국감에서 수주전 실패와 이팔성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까지 제시하고 있어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KAI 사외이사 재직 ‘뒷말’
국감서 ‘수주전 실패’·‘이팔성 문제’ 거론 가능성 솔솔

미 공군 고등 훈련기(APT) 교체 사업 수주 경쟁에 뛰어들었던 KAI가 입찰에서 탈락했다. 경쟁사였던 보잉 컨소시엄이 예상보다 가격을 크게 낮췄기 때문이다.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와 미 록히드마틴사가 공동 개발해 인도네시아와 이라크, 필리핀 등지에 60여 대를 수출했다. 두 회사는 공격능력 등을 강화한 T-50A를 만들어 미 공군 차기 고등훈련기 교체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350대를 바꾸는 데 예상되는 입찰 금액은 17조 원 정도였다. 미 공군과 해군 후속 사업, 제3국 시장 물량까지 포함하면 향후 최대 100조 원대 수주까지 기대됐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미 공군은 홈페이지를 통해 함께 입찰에 참여했던 보잉과 사브 컨소시엄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계약 금액은 우리 돈 10조2000억 원 규모로 당초 예상했던 17조 원대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2개월 동안 70% 오른 주가 한순간에 폭락

당초 KAI 주가는 APT 교체사업 수주 기대감에 2개월 동안 70%가량 상승했다. 지난 7월 3만4000원대에서 상승하며 전날까지 5만 원대까지 올랐다. 하지만 탈락 소식이 전해졌던 지난달 28일 KAI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9.80%(1만4900원) 급락한 3만5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기대감이 컸던 만큼 실망도 커 주가가 급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항공 산업 전반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면서 엔진 제작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시스템 공급업체 LIG넥스원의 주가도 각각 12%, 8% 하락했다.

악재는 끝이 아니다. 여기에다 이명박 정부 시절 인사청탁 논란에 연루된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아직도 KAI의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것도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KAI 노동조합은 사외이사인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KAI 노조는 “이팔성 사외이사는 이명박 정권시절 2008년~2011년까지 성동조선해양으로부터 22억 원을 받아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고 우리금융지주 재직 시절에는 인사청탁과 줄대기 등 조직의 뿌리 깊은 폐단질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하수인인 이팔성 사외이사의 퇴진을 강력히 요구한다. 이 사외이사가 자진해 사퇴하지 않으면 노조는 행동으로 자진사퇴를 요구할 것이며 대외적인 홍보로 KAI의 적폐 청산이 되도록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KAI 노조, 이팔성 사외이사 자진 사퇴 요구

업계 관계자는 “이번 수주전 실패와 이팔성 문제 등이 올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았다.

KAI는 지난해 3월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임기 2년의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 전 회장은 KAI 감사위원회 위원장도 맡았다. 경남 하동 출생인 이 전 회장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한일은행 상무, 우리증권 대표이사,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을 맡았다. 이 전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향 대표를 맡고 2007년 대선캠프에서 상근 특보까지 지냈다. 최근에는 이팔성 회장이 인사청탁 대가로 이 전 대통령 측에 뭉칫돈을 건넨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한편 이팔성 회장은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MB정부 시절 ‘금융권 4대 천왕’으로 불렸다. 1967년 고려대학교 법학과 졸업 뒤에 1967년 한일은행에 입행해 금융권에 발을 디뎠다. 1999년 한빛증권 사장, 2002년 우리투자증권 사장을 맡았으며, 38년간 우리은행, 우리금융 등에서 재직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여러 차례 사퇴를 종용 받았으나 거부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이 회장이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 토대를 직접 쌓고 싶었다는 뒷말이 나온다. 이 회장은 2017년 1월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상임고문으로 영입됐으며, 같은 해 3월 한국항공우주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김은경 기자 ek@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