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 행위’ ‘바보’ ‘품격’ 거론한 이양수 의원, 왜?

박종진 MC와 이양수 의원
박종진 MC와 이양수 의원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일요서울신문 인터넷 방송 일요서울TV 시사토크쇼 ‘주간 박종진’ 2회가 지난 2일 공개됐다. 방송에서는 자유한국당 원내 대변인 이양수 의원이 단독으로 출연해 MC 박종진과 함께 심재철 의원의 비공개 재정정보 공개 사건, 대통령 중심제 폐해, 홍준표·김병준 인물 비교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국가기밀 불법 탈취 사건’ vs ‘정부의 야당 탄압’

“민주당, 국회의 권위 스스로 실추시키고 있다” 

대정부 질문, 국정감사 등을 앞두고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비공개 예산정보 열람·유출 논란으로 여야 간 신경전이 갈수록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유한국당이 심 의원 사건과 관련해 출구전략을 고심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고소전까지 간 만큼 시시비비는 분명하게 가려야 하고 잘못된 점은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국가기밀 불법탈취사건’이라고 규정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정부의 야당 탄압’이라고 주장하며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주간 박종진’에 출연해 관련 내용에 대해 설명한 이 의원의 말을 들어보자.

  

심재철 의원 압수수색

“진실 덮기 위한 술책”

 

이양수 의원은 검찰의 심재철 의원실 압수수색에 대해 “국정감사를 준비하는 국회의 권한과 책임을 무력화하기 위해서 행정부에서 시도한 헌정사상 처음 있는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심 의원의 과거 논란거리들을 끄집어 내 공격하는 여론에 대해서는 “진실을 덮기 위한 하나의 술책”이라고 일갈했다.

이 의원은 사건의 본질에 대해 “국정 감사를 준비하는 국회의원이 자료를 확보 했는데 그 자료가 청와대를 힘들게 하는 자료일 수 있다고 해서 국가기관인 기재부가 국가기관인 검찰에 고발해서 국가기관인 법원이 영장을 발부해서 압수수색을 한 거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기재부와 검찰과 법원의 청와대 눈치보기”라고 지적했다.

방송에서 이 의원은 심 의원을 공격하며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옹호하는 여당 의원들을 향해 “민주당 의원들, 국회에 대한 자해행위다”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이미 지난달 사건이 불거지자마자 논평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달 30일 발표한 논평에서 이 의원은 청와대와 심재철 의원 간에 공방이 격화되는 것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청와대·정부와 보조를 맞춘 야당 탄압 행위를 멈추고 ‘국정방어’가 아닌 ‘국정감사’를 성실하게 준비하라”고 일갈했다. 

이 의원은 “누구보다 치열하게 국정감사를 준비하는 심 의원에 대한 청와대·기재부·민주당의 공격이 도를 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이 의원은 “청와대·기재부·민주당은 심 의원의 정당한 문제제기에 대해 국가기밀 탈취라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민주당을 향해 “심 의원에게 기획재정위원 사임을 감히 요구하고 있다”며 “이는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닌 청와대와 정부를 위한 요구가 명백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국민에게 부여받은 국회의 권위를 스스로 실추시키고 있다”며 “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국회 본연의 기능에 대해 자기파괴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회의원만 되면 

바보가 된다”

 

이양수 의원은 이날 방송에서 대통령 중심제의 폐해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이 의원은 “멀쩡하고 똑똑한 사람이 국회의원만 되면 바보가 된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문을 열면서 “대통령 중심제에서 여당은 청와대가 잘해도 편들고 못해도 편을 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에 공천을 못 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야당은 청와대가 잘못했을 때 질타하는 것은 맞지만, 청와대가 잘해도 발목을 잡아야 한다”면서 “잘한다고 해서 (현 정권이) 또 집권한다면 자신은 또 야당이 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러한 상황을 설명한 뒤 그는 “야당 의원은 발목 잘 잡는 의원을 ‘잘한다’고 하고, 여당 의원은 청와대가 아무리 잘못해도 무조건 ‘잘했다’고 하는 사람을 잘한다고 한다”면서 “그러니 바보가 되는 거다”라고 질타했다. 청와대를 향한 여·야 간의 온도차가 결국 ‘공천권’과 관계 있으며, 현 국회가 대통령 중심제에 놓인 상황을 비판한 것.

그러면서 이 의원은 미국 등 의원내각제를 실시하고 있는 선진국을 일례로 들며 우리나라 역시 의원내각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개선책을 제기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박종진 MC는 “누구나 (국회)의원이 되면 바보가 되는 이런 상황이 바로 대통령 중심제에서 기인한 것”이라 짚었다.

아울러 “(의원내각제 국가들은) 자치단체 각자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어 (미국 대통령이) 연방정부 대통령으로서의 역할은 국내에서 그렇게 펼칠 수 없다. 우리랑은 다르다”는 것이라고 이 의원의 주장을 정리해 받았다.

그러면서 박 MC 역시 “이런 얘기 들으니 나도 마음이 의원내각제 쪽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동의를 표했다.

이 의원은 “의원내각제나 권력분산형 제도는 사실 우리가 반드시 이뤄 내야 하고, 대통령제를 반드시 넘어서야 한다는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권 교체에 따라 정책 역시 변화하고, 기업들이 눈치보는 현 상황을 지적하면서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꽉 붙들고 있는 거다. 이런 것들이 빨리 개선되기 위해서는 빨리 의원내각제로 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병준 위원장 체제

“당 품격 과거로 회복”

 

이양수 의원은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평가도 했다. 이 의원은 “김병준 위원장 체제로 들어서서 우선 당의 품격이 과거로 회복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홍준표 전 대표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정치적 언어를 사용하는 바람에 우리 당이 품격이라든지 손해를 많이 봤다. 김 위원장이 쓰는 언어라든지 이런 것들이 제가 보기엔 상당히 좋은 것 같다”고 평했다.

이어 “특히 (김 위원장이) TV 같은 매체에 나오면 불안하지 않더라. 그 전(홍 전 대표)에는 사실 좀 불안했다. 이건 뭐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10표~100표 얻어놓으면 (홍 전 대표가) TV에 나와 말 한마디 하는 순간 평이 다 깎였다. 이제는 그런 불안한 마음이 없어져서 좋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의원은 “지금 김 위원장이 혁신 작업을 게을리 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많이들 얘기하시는데 물이 수증기로 변하려면 섭시 100도가 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축적해야 한다”며 “(현재) 혁신의 에너지를 계속해서 축적하고 있고 여러 가지 정책이라든지 당원당규라든지 제도를 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조강특위를 통해서 인적 혁신도 어느 정도 기할 것 같다. 물론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적인 인적 쇄신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내년에도 정기 국회가 있기 때문에 한국당 현역 의원의 힘을 다 빼면 내년에 여당과 정부에 대해 제대로 된 견제가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역 의원에 대한 쇄신은 조강특위에서 제한적일 것이고 현역 의원에 대한 인적 혁신은 내년 말 총선을 앞두고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는 현역 의원보다는 당협위원장 중 당협을 잘 관리 못하는 사람들 위주로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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