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VS현정은 ‘소리없는 전쟁’ 막후 >>
‘범현대가’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시숙부의 난(금강고려화학 정상영 명예회장의 적극적 M&A시도)’, ‘시동생의 난(현대중공업 정몽준 전고문의 현대상선 지분 대량 매집)’에 이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겨냥한 정 전고문의 ‘소리없는 전쟁’이 또 다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범현대가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간의 힘겨루기가 또 다시 진행되고 있는 것. 그들의 끊임없는 한판전쟁 속으로 들어가 봤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겐 그간의 과정이 고난의 연속이었다. 끊임없는 경영권 사수에 대한 집념은 무서울 정도다. 그러나 문제는 현 회장의 이러한 노력에도 경영권 분쟁이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우려는 곧 현실로 이어졌다. 현대그룹에 대한 범현대가의 제3공격이 시작된 것. 공격을 감행한 인물은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의 시동생인 현대중공업그룹의 오너인 정몽준 의원. 2004년 시숙인 KCC(금강고려화학) 정상영 명예회장으로부터 적대적 M&A의 타깃이 된 지 4년 만이다.

증권가를 중심으로 떠도는 소위 ‘시동생의 난’의 전말은 이렇다.

한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최근 현대가의 주가 추이를 살펴보면 유독 현대아산 지분을 갖고 있는 종목들만 상승 중인데 그 이유가 현정은 회장과 정몽준 의원 측이 소리 소문 없이 지분을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현재 현대아산은 독점적으로 대북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엔 ‘시동생의 난’

범현대가가 현대그룹을 인수하려는 이유는 단 하나, ‘정씨’가 적통성을 이어 ‘현대’를 경영해야 한다는 것 때문이다. 범 현대가는 재벌그룹 중에서도 유독 가부장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정씨가 아닌 며느리(현정은 회장)가 현대그룹을 이은 것을 못마땅해하는 것.

현대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현대엘리베이터는 현정은 회장과 그녀의 어머니인 김문희 여사 등이 29.9%를 보유하며 경영권을 갖고 있다. 그래서 범현대가에서는 정씨가 아닌 현 회장 일가가 현대그룹을 지배한다고 보고 있다.

또 범현대가로서는 현정은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기 전에 현대를 되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어서 정몽준 의원의 밑물 작업이 힘을 얻고 있다. 만에 하나 경영수업 중인 정지이 이사에게 그룹 경영권이 승계된다면 문제는 더욱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사위가 물려받을 수도 있지만 이 또한 범현대가로선 탐탁지 않기로는 마찬가지다. 정 이사가 결혼해서 4세에게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승계할 경우, 역시 ‘정씨’가 아닌 인물에게 넘어가기 때문.

이에 재계는 2002년 대권 경쟁에서 탈락한 정몽준 의원이 ‘또 다른 대권’을 노리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즉, 현대그룹의 정통성을 본인이 이어받겠다는 것.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기일에도 참석하지 않는 등 범현대가의 장자 노릇을 포기한 상태다.

이렇게 범현대가의 밑그림을 단순하게 그려보면 현대아산의 지분 매입은 예정된 수순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정 의원이 KCC 등 범현대가와 사전조율을 거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재계는 보고 있다. 즉, 현대그룹 접수에 대한 사전 동의나 묵인을 얻어냈을 것이란 추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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