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분석’으로 본 '오지환'...선동열 감독의 선발, 과연 ‘정당’했나...‘실책, 삼진 수’ 압도적 ‘1위’
‘기록분석’으로 본 '오지환'...선동열 감독의 선발, 과연 ‘정당’했나...‘실책, 삼진 수’ 압도적 ‘1위’
  • 신희철 기자
  • 입력 2018-10-08 18:13
  • 승인 2018.10.08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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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지표’ 유격수들 중 최하위권...‘공격지표’조차 대부분 중위권
지난 4일 기자회견을 갖는 선동열 감독 [뉴시스]
지난 4일 기자회견을 갖는 선동열 감독 [뉴시스]

◇ '기록'으로 시작해서 '기록'으로 끝나는 야구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다. 공 하나하나를 기록원들이 기록할 정도로 모든 것을 기록으로 남긴다. 파울 하나에도, 몸에 맞는 볼 하나에도, 담장을 넘기는 짜릿한 끝내기 홈런에도 기록원들의 손은 바삐 움직일 수밖에 없다.

 

우리가 야구를 볼 때 흔히 보는 타율, 타점, 홈런, 안타는 절대적인 수치이다. A선수가 30개의 홈런을 쳤다면 30이라는 숫자는 시간이 지나도 그대로 고정된다. 하지만 야구의 특성상 각 경기장 마다 투수 친화적인 구장이 있고,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 있다. 따라서 절대적 수치인 홈런 30개가 그 선수의 절대적인 실력을 보증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잠실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가장 큰 국내 구장이다. 중앙담장은 125m, 좌우는 100m이다. 이에 반해 마산구장은 중앙이 116m, 사직, 문학, 수원 구장은 좌우가 95m이다. 따라서 A선수가 친 30개 홈런 이라는 절대적 수치는 어느 구장에서 쳤느냐에 따라 평가가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여러 가지 요인을 보정해서 절대적 기록을 선수들 간의 상대적 수치로 환산한 것이 바로 세이버 메트릭스. 야구선수 풀이 큰 미국에서 구단 운영을 효율적으로 하고, 보다 더 좋은 선수를 선발하기 위해 오랜 기간 동안 발전해온 계산법인 것이다.

 

 

식지 않는 아시안게임 '선수선발 논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야구국가대표 선발 논란은 지금까지 그칠 기세가 보이지 않는다. 선동열 감독은 이번 정기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까지 채택됐을 정도다. 지난 4일 선동열 감독은 오지환 등 논란이 된 선수 선발에 대해 기자회견까지 했다. 기자회견의 요지는 '정당한 선수 선발'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8일 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KBO와 선동열 감독이 졸속으로 회의록 작성했다급조된 가짜"라는 주장을 했다. 손 의원에 의하면 최종 엔트리 선발 날짜는 611일인 반면, 회의록 작성일은 619일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회의록 진위 여부를 떠나서 오지환 선수 선발 과정은 과연 정당했을까.

선수 선발 논란의 중심 '유격수 오지환' [뉴시스]
선수 선발 논란의 중심 '유격수 오지환' [뉴시스]

수비 지표를 통해 정밀 분석해본 유격수 오지환

 

2018년 각종 기록과 지표를 통해, ‘유격수 오지환을 분석해 보았다.

 

우선 유격수라는 포지션은 포수와 더불어 수비가 가장 중요시되는 자리다. 때문에 타격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포수와 유격수는 수비를 우선시 한다.

 

2018 시즌 KBO리그 유격수 수비 실책 수는 다음과 같다.

 

<2018시즌 유격수 실책 수 순위>

1. 오지환 24

2. 하주석 18

3. 김상수 16

4. 김하성 13

5. 심우준 13

6. 김재호 12

 

오지환 선수가 압도적으로 실책 수 1위다.

 

다음은 수비율이다. 수비율이란 척살, 보살의 합계 수를 수비기회로 나눈 백분율로서 쉽게 말해 포지션에 따른 수비능력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다.

 

<2018시즌 유격수 수비율 순위>

1. 김하성 0.979

2. 김선빈 0.976

3. 김재호 0.973

4. 심우준 0.971

5. 하주석 0.967

6. 김상수 0.965

7. 문규현 0.964

8. 나주환 0.963

9. 오지환 0.963

10. 신본기 0.957

 

수비율 지표도 오지환은 뒤에서 2등이다.

 

실책 수와 수비율 지표만 봐도, 수비가 중요시 되는 유격수로서 오지환의 수비는 좋지 않다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다.

 

 

타격 지표를 통해 정밀 분석해본 유격수 오지환

 

그렇다면 타격지표는 어떨까.

 

먼저 타격지표 중 선수 비교측면에서 상당히 공신력 있는 지표라는 wRC+를 살펴보았다. wRC+(Weighted Runs Created Plus)는 타격 생산력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로 전통적인 스탯보다 최근 들어 가장 주목 받는 세이버 메트릭스 수치 중 하나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홈런 30개라는 절대적인 수치는 구장에 따라 시대에 따라 다른 의미를 지니기 때문에 선수 간의 비교를 위해서는 보정이 필요하다. wRC+는 구장 보정(타자 친화 구장, 투수 친화 구장에 대한 보정), 시대 보정(타고투저, 투고타저 등에 따른 가중치 조정) 등을 절대적 수치에 가미한 상대적 수치이다, 따라서 과거의 선수와 현재의 선수 간 비교에도 유용하고, 타자친화 구장 선수나 투수친화 구장 선수 간의 비교에서도 어느 정도 객관성을 보장한다.

 

wRC+ 100이면 리그에서 거의 중간 수준의 선수이다. 참고로 현재 리그 최고의 타격 생산력을 자랑하는 박병호, 김재환의 wRC+는 각각 185.7과 176.0이다.

 

<18시즌 유격수 wRC+ 순위>

1. 김재호 122.8

2. 김하성 109.1

3. 신본기 100.4

4. 김선빈 97.0

5. 오지환 90.3

6. 김상수 66.5

 

같은 잠실구장을 쓰는 김재호 선수와 오지환 선수의 wRC+ 차이는 무려 35.5나 된다.

 

전통적인 타격 지표인 타율도 살펴보았다.

 

<18시즌 유격수 타율 순위>

1. 김재호 0.309

2. 김선빈 0.297

3. 신본기 0.296

4. 김하성 0.289

5. 오지환 0.279

6. 김상수 0.261

 

타석 대비 볼넷과 안타, 사구 등으로 출루할 수 있는 확률인 출루율은 어떨까.

 

<18시즌 유격수 출루율 순위>

1. 김재호 0.387

2. 김선빈 0.378

3. 김하성 0.360

4. 신본기 0.358

5. 오지환 0.354

6. 김상수 0.312

 

장타율은 타자가 타격을 한 뒤 몇 루를 출루 가능한지의 기대 수치이다. 예를 들어 장타율이 0.500인 선수가 있다면 50%의 확률로 장타를 칠 수 있는 선수가 아니라, 한 번의 타석에서 0.5루의 출루를 기대할 수 있는 선수라는 의미다.

 

<18시즌 유격수 장타율 순위>

1. 김하성 0.478

2. 김재호 0.472

3. 신본기 0.444

4. 오지환 0.398

5. 김선빈 0.375

6. 하주석 0.364

 

출루율과 장타율을 단순히 더한 수치인 OPS. OPS는 타자의 생산력을 뜻한다. 단순히 타율만 높은 단타형 선수보다 장타력과 공을 잘 보는 선수들이 높게 나오는 수치다.

 

<18시즌 유격수 OPS 순위>

1. 김재호 0.859

2. 김하성 0.839

3. 신본기 0.803

4. 김선빈 0.753

5. 오지환 0.753

6. 김상수 0.675

 

삼진 개수도 살펴봤다.

 

<18시즌 유격수 삼진 순위>

1. 오지환 144

2. 하주석 128

3. 신본기 95

4. 김상수 89

5. 김하성 79

6. 김재호 75

 

오지환 선수에게 실책과 더불어 압도적 1위인 부분이 삼진 개수였다.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인 WAR은 어떠할까. 이 지표의 값은 곧 승수를 의미하며, 대체 선수(평균적인 선수) 대비 n승이라고 읽으면 적절하다. 예를 들어 WAR3이면, 평균적인 대체 선수 대비 팀에 3승을 더 안겨준다는 뜻이다. 2018시즌 전체 타자 WAR 1위는 김재환으로 7.26을 기록하고 있다.

 

<18시즌 유격수 WAR 순위>

1. 김재호 3.54

2. 김하성 3.48

3. 오지환 2.81

4. 김선빈 2.13

5. 신본기 2.00

6. 나주환 1.02

 

WAR은 타격과 수비 모두를 합산한 수치이다. 유일하게 오지환 선수가 3위를 기록한 지표이다.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발언이 필요한 때

 

종합해서 봤을 때, 오지환 선수는 수비가 공격보다 우선시 되는 유격수 수비에서 리그 하위권이었다. 타격을 보고 선발했다고 하기에도 대부분 중위권 수준이었다.

 

손혜원 의원의 발표와 별개로 국민들은 선동열 감독의 진심을 듣고 싶어 한다.

 

선 감독과 KBO는 지금이라도 선수선발의 정확한 기준을 발표해야 한다. 만약 정확한 기준이 없었다면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만이 분노한 여론을 잠재울 길일 것이다.

신희철 기자 hichery81@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