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실패’ 후폭풍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각 기업들은 총력전을 펼쳐왔다. 이중 삼성과 두산그룹은 남다른 애착을 보여 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기도 한 이건희·박용성 회장 등은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올인’했고, 그룹차원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삼성, 두산뿐 아니라 현대차, SK, LG, 한진 등의 기업들도 수억원의 지원금을 내는 등 물심양면으로 측면지원활동을 해왔다. 올림픽 유치에 성공했을 경우,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란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로 인해 삼성, 두산 등 기업들은 크게 낙담하는 분위기다. 특히 ‘에버랜드 전환사채 유죄판결’로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공격받고 있는 이건희 회장은 ‘동계올림픽 유치’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이 회장은 지난 3∼4월 유럽과 아프리카, 중국을 방문해 평창 유치 지원 활동을 펼친 데 이어 지난달 15일에는 중남미로 출장을 떠나 평창 유치를 위한 표심 잡기에 적극 나섰다.

이 회장은 “2014년 평창올림픽 유치가 성사되면 우리 경제가 샌드위치 상황을 극복하고 국민소득 3만 달러의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재계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동계올림픽 유치에 크게 일조할 경우, ‘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 및 경영권 대물림’ 등에 대한 비판여론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에버랜드 전환사채 유죄판결 등으로 궁지에 몰렸던 이 회장이 동계올림픽 유치를 통해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려고 했지만, 유치 실패로 여의치 않게 됐다”며 “IOC위원으로서, 올림픽 유치라는 국가적 대사에 이 회장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곱지 않게 보는 시각도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과 함께, 동계올림픽 유치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재벌회장은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 박 회장은 평창 유치를 위해 지난해와 올해 130번 해외 출장을 갔다. 올 3월에는 ‘1박 5일’ 일정으로 호주·말레이지아 등지를 돌기도 했다.

박 회장의 경우도, 그의 이런 스포츠 외교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있다. 지난 2005년 ‘형제의 난’과 이 과정에서 벌어진 비자금 조성 및 횡령 사건이 드러나면서, 박 회장에 대한 비난여론이 들끓었다.

여기에 ‘IOC위원으로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에 매진하겠다’는 명분으로 지난 2월 특별사면까지 받은 상태다. 이에 박 회장과 두산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기 위해 올림픽 유치에 ‘올인’해왔지만, 유치실패로 크게 아쉬워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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