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산업 표정관리 나선 내막

참치명가 사조산업이 요즘 부동산 대박으로 표정관리에 나섰다. 그간 부동산 자산주 리스트에 전혀 거명되지 않았던 알짜 부동산들이 언론을 통해 ‘속속’ 알려지면서 증시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 다각화의 하나로 진출한 부동산 사업이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셈. 다만 원양어업이 본업인 사조산업으로서는 ‘육지에서 참치를 잡는 것도 아니고 뜬금없이 웬 부동산 장사냐’는 일각의 시선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상황에 놓인 사조산업의 오늘을 짚어봤다.

시가 2조원대 부동산 전국에 산재, 덩달아 주가도 껑충
겹경사 맞았지만 웃지 못한 사조, ‘투기’ 시선이 부담


업계에 따르면 사조산업은 서울 충정로 본사를 비롯해 ▲부산광역시 서구 남부민동에 부산본부를 ▲충청남도 천안시 직산면 판정리에 축산본부 및 천안 육가공장을 ▲경기도 안산시 원시동에 장류본부를 ▲경상남도 고성군 고성읍 율대리에 고성공장을 ▲서울특별시 금천구 독산동에 냉장공장 등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사조산업이 99.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한집안 식구로 불리는 사조씨에스의 경우 ▲부산광역시 서구 암남동과 ▲전라북도 익산시 용제동에 공장 또는 물류센터 건물 등을 각각 소유하고 있다.

또 해표 식용유로 유명한 사조오앤에프(옛 신동방)의 경우 금싸라기 땅으로 알려진 서울특별시 서초구 방배3동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인천광역시 서구 가좌1동과 ▲경상남도 함안군 칠서면 대치리에 가공식품 공장을 가지고 있다. 참고로 사조산업은 사조오앤에프 주식 98%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사조산업이 인수한 대림수산도 경기도와 부산 등지에 상당한 부지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대림수산은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신길동에 안산공장을, 부산광역시 서구 남부민동에 제 1·2 공장을 갖고 있다. 여기에 경기도 하남시 감이동과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광평리에 소재한 ‘캐슬렉스 골프장’ 또한 사조산업이 100%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관심을 끄는 곳은 자회사인 사조개발의 경기도 하남 캐슬렉스 골프장이다. 이곳은 신도시로 지정된 송파와 맞닿아 있어 실제 부동산 가치보다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이게 다가 아니다. 공시 대상이 아닌 비업무용 부동산이야말로 사조산업의 ‘숨은 알짜 자산’이다. 서울 삼성역 사거리에 있는 500평 규모의 토지와 건물, 청주의 36만평 부지, 신도시 개발 예정지인 동탄의 3만평 부지 등이 그야말로 사조의 알짜 부동산이라 할 수 있다. 사조산업의 막대한 부동산을 공시지가로 따지고, 또 이를 시가로 환산한다면 그 가치는 2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전국에 부동산 산재

부동산으로 톡톡히 이득을 본 사조산업이 겹경사를 누리게 됐다. 1분기 보고서에 기재된 토지 및 건물의 장부가는 344억원이지만 최근 공시대상이 아닌 2조원대의 비업무용 부동산 내역이 알려지면서 자산주로서 재평가를 받고 있는 것. 실제로 사조산업은 8월 2일 현재 전날보다 3350원(14.92%) 오른 2만5800원을 기록해 나흘째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사조산업이 98%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는 사조오앤에프도 1290원(15.00%) 오른 9890원에 거래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러나 이러한 겹경사에도 불구하고 사조산업은 표정관리에 들어간 상태다. 자칫 경영실적과 무관하게 부동산 기업으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창주 사조산업 기획조정실장은 “그것(부동산) 때문에 (주가가) 뛰었다고만 볼 순 없다”며 “알려진 부동산은 사조산업이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관계사가 보유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2조원대 부동산을 보유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이 실장은 “부동산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평가를 내보진 않았다”면서도 “서울과 제주에 소재한 골프장 2곳이 120만평으로 제일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서울에 있는 골프장의 경우 36만평으로 18홀 밖에 되지 않지만 송파 신도시와 맞닿아 있어 그 가격만도 7000억~8000억원 상당”이라며 “현재도 충청북도 청주시에 56만평의 골프장을 신청해 놓은 상태”라고 귀띔했다.

이 실장은 사조산업이 전국에 크고 작은 부동산을 보유하게 된 이유에 대해 “우리가 옛날에 목장을 했기 때문에 타기업체보다 땅이 많은 건 사실”이라며 “전부 땅에만 관심이 많은데 사업에 불필요한 부동산은 이제부터 지속적으로 매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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