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된 밥 거저먹는 횡포”

SK텔레콤이 표절논란에 휩싸였다. 그것도 제휴 과정에 있는 작은 중소업체에서 개발한 문자 포스팅(유무선 연동 글 올리기)기 서비스 표절 의혹이다. SK텔레콤의 표절의혹은 이번 뿐만 아니다. 2005년에도 무선인터넷 인공지능 서비스 1mm도 이즈 메이커(주)의 ‘심심이’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또 최근 인수안 공시를 냈다가 계약직전 포기 발표로 소액주주들과 에이디칩스라는 중소업체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혔던 적이 있었으며 부당내부거래 의혹을 받았다. 도대체 SK텔레콤은 중소업체의 주장대로 핵심 아이디어를 빼내가는 흡혈귀일까. 아니면 모방은 새로운 창조라는 신념이 확고한 기업일까. 이번에 새롭게 쟁점이 되고 있는 SK텔레콤과 더블트랙사이에 오고가는 공방전의 진실은 무엇일까. 더듬어 본다.


SK텔레콤은 지난 9일 차세대 소셜네트워킹 서비스(SNS: Social Netw orking Service) tossi의 베타 버전을 출시를 앞두고 사용리뷰 및 개선 제안을 역할을 할 베타테스터를 구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9월 6일부터 두 달간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시행 후 11월에 상용 서비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양심 표절 vs 창조적 모방

그러나 중소업체인 (주)더블 트랙은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도용한 표절이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이 주장하는 표절부분은 SKT의 tossi 서비스 중 SNS으로 자신들이 개발한 미투데이 서비스와 거의 일치하다는 것이다.

SK 텔레콤이 상용화할 tossi 서비스는 유선 사이트나 무선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포스팅(글을 올리는 것)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이동 중 갑자기 떠오른 단상이나 기분 등을 기록하고 싶을 때 무선인터넷에 접속할 필요 없이 휴대전화의 문자메시지를 통해 사이트에 전송, 일상을 쉽게 기록하거나 저장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무선인터넷에 접속하지 않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유선 네트워킹 사이트에 곧바로 글을 공유할 수 있는 더블트랙의 미투데이 상품과 거의 일치하는 것이다.

또 다른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은 상품개발기간부분이다. 더블트랙측은 지난 4월부터 SK텔레콤과 문자서비스 제휴 논의를 진행해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SK텔레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제휴를 미뤄왔으며 제휴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비슷한 상품을 출시했다는 주장이다. 즉 아이디어만 참고해 비슷한
상품을 만들어 피해를 줬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SK텔레콤측은 전화통화에서 “더블트랙의 주장은 말도 안 되는 억측에 불과하다” 며 “아직 상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상품을 따라했다는 것은 성급한 결론이며 더블 트랙측의 미투데이 상품은 이미 미국의 트위터와 한국의 플레이 톡과 비슷한 상품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또한 양사의 싸움은 상품 개발 시기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더블트랙측은 지난해 10월말 미투데이 개발에 들어가 올 2월25일 오픈했고 4월부터 SK텔레콤 측과의 제휴를 타진하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SK텔레콤 측은 “지난해 12월에 토씨개발에 들어갔으며 올 11월에 상용에 들어간다는 주장이다. 또한 토씨의 기본적인 아이디어만 같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더블트랙측은 아직도 SKT측과 남아있는 3건의 제휴문제로 난처한 입장이다. 그러나 SK텔레콤 측의 주장대로 11월에 출시되는 토씨의 새로운 기능에 대해 ‘기다리는 대신 두고 보자’는 입장이다.

더블트랙의 박수만 사장은 이메일을 통해 “SK텔레콤 측의 주장으로는 토씨 서비스가 새롭다는 건지 아니면 기존에 있는 서비스라는 건지 알 수 없다” 며 “세계 굴지의 이동통신사답게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으면 덩치 값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네티즌들도 비난을 하고 나섰다. 블로그와 더블트랙의 홈페이지에 “중소업체들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SKT는 남들이 다한 서비스에 숟가락 하나 더 놓으려고 한다” 며 “SKT측의 토씨가 한 업체의 피해를 보지 않도록 참신한 서비스로 오픈하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 인수 갑자기 포기, 소액주주 피해 막대

SK텔레콤이 2005년 심심이에 이어 또 다시 표절논란에 휩싸였다. 이것이 사실이건 혹은 의혹에 그치건 SK텔레콤의 참신한 아이디어에 대한 의심은 쉽게 수그러지지 않고 있다.

SK텔레콤은 기술력의 문제일까. 창의력의 문제일까. 아니면 뛰어난 모방술의 기업일까.

11월 토씨의 본격적인 출시에 고객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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