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못 가는 것인가, 안 가는 것인가”

재계의 수장격인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조석래 회장이 이번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대상에서 배제된 것을 놓고 업계가 설왕설래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참가한 재계 수행자는 경세호(이하 가나다 순) 한국섬유산업연합회장과 구본무 LG그룹 회장, 권홍사 대한건설협회 회장, 김기문 로만손 회장, 김창록 한국산업은행 총재,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구택 포스코 회장, 이원걸 한국전력 사장, 이종구 수협중앙회장, 이철 한국철도공사 사장,이한호 대한광업진흥공사 사장,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아산 회장 등 모두 16명이다.

이를 두고 대한상의 등에선 “조 회장 때문에 덩달아 경제단체장들이 배제된 게 아니냐”며 푸념하고 있다. 지난 7월 전경련 제주세미나에서 ‘경제대통령론’으로 이명박 후보를 두둔하는듯 한 발언을 해 청와대와 여권에 단단히 ‘찍혔으며’, 이런 불편한 심기가 한나라당이 방북 제안을 거부하고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된 8월 중하순 이후 되살아난 게 아니냐는 것.

실제로 이때까지 대다수 청와대 관계자들도 조 회장 등이 당연히 수행원 명단에 포함될 것으로 봤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8월말 열릴 예정이었던 남북정상회담 대비 경제인 간담회 및 실무 회의에선 조 회장과 전경련 관계자들이 대거 포함됐었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조 회장 자신이 방북 수행원에 포함되는 걸 탐탁지 않게 여겼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의 한 인사가 조 회장에게 방북 의사를 물었더니 ‘가도 그만 안가도 그만’이라는 식으로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는 말을 전해들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조 회장이 방북 수행원에서 빠진데 대해 전경련이 ‘시원섭섭’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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