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총여학생회 폐지 보이콧에 나선 교내 구성원들 [뉴시스]
성균관대 총여학생회 폐지 보이콧에 나선 교내 구성원들 [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많은 대학에서 총여학생회가 사라지고 있다. 최근 성균관대학교가 투표를 통해 총여학생회 폐지를 결정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총여학생회 존폐를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16일 성균관대 서울 인문사회과학캠퍼스는 지난 15일 학생 총투표를 치른 결과에 따라 총여학생회 폐지를 밝혔다.

'2018 성균관대 인문사회과학캠퍼스 학생총투표 투표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총 유효표 4747표 가운데 폐지 찬성이 83%(4031표)로 집계됐다. 유권자 9242명 중 4842명이 투표에 참여해 최종 투표율은 52.39%로 나타났다. 유효표 중 반대는 716표(14.75%), 무효는 107표(2.2%)로 기록됐다.

여타 대학에서도 총여학생회 폐지 또는 축소 현상이 나타난다. 건국대와 서울시립대는 2013년, 홍익대는 2015년 총여학생회를 폐지했다. 중앙대 서울캠퍼스는 2014년 독립적 기구였던 총여학생회를 총학생회 산하로 옮겼다.

연세대 총여학생회의 경우 지난 5월 페미니스트 강사 은하선 씨의 교내 강연을 추진했으나 거센 반발 여론으로 인해 무산됐다. 이후 학생 총투표를 거쳐 '총여학생회 재개편' 안이 가결돼 현재 구체적 개편안을 논하고 있다.

대학서 총여학생회가 없어지거나 사실상 활동 중단 상황에 놓이게 된 이유는 ▲취업난 심화가 빚은 학내 문제 무관심 증가 ▲여권 신장 문제 등이 포괄적으로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요새 들어 격화하는 남녀 대립 구도나 총여학생회의 남학생 학생회비 사용 논란 등도 논란에 불을 지핀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학 내에서 학생 자치 활동 등에 대한 참여율이 저조해진 현 상황을 짚으며 “(총여학생회 폐지는) 총여학생회 뿐 아니라 전반적인 교내 활동이 저조해졌기 때문으로 볼 수도 있다"면서 "여기에 과거와 달리 여학생 숫자가 늘어 여성도 학생회 대표로 선출될 수 있는 기회 같은 것들이 늘어난 면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러한 상황이 빚어지게 된 것에는 여성혐오 시각이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이번 성균관대 총여학생회 폐지에 대해 "페미니즘이 부상하는 데 대한 반동인 백래시’ (backlash·반발)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총여학생회에서 남학생들의 학생회비를 쓰는 문제도 오랜 논란 요소 중 하나였다. 남학생들 학생회비도 사용되지만 그들에겐 투표권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주요 쟁점이었다. 이와 관련해 한양대에선 지난해 총학생회 투표 거부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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