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속·발암물질 검출됐다는…

최근 스팀청소기를 사용하는 가정이 부쩍 늘고 있다.
스팀 청소기가 인기 있는 이유는 뜨거운 열로 인해 더욱 깨끗하게 청소를 하거나 특히 청소하기 어려운 침대 시트나 아이 이불 등을 열소독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실제 홈쇼핑 광고 등에서도 이런 부분에만 초점을 맞춰 선전하다 보니 판매가 잘된다. 그러나 최근 한경희 스팀청소기에서 유해 중금속 및 발암 물질이 다량 검출됐다. 한경희 스팀청소기는 스팀청소기시장 점유율 1위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윤리의식에서는 밑바닥 수준을 보여 비난을 사고 있다. 이미 중금속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정하려 하지 않고, 숨기기에만 급급했다. 문제를 제기하자 무상점검을 빙자하는 신문기사를 내는 등 소비자들의 비난을 받기에 충분하다.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사용에 있어 완성도가 떨어지고 화상에 대한 안전상의 문제도 소비자단체서 적극 제기되고 있다.


“한경희 스팀청소기 대책마련 카페”(cafe.naver.com/hansteamout)의 아이디 ‘hayooduri’는 “암환자로, 2004년 수술 받고 항암치료를 받던 중 면역이 약해 감염되기 쉬운 관계로 청결해야 하기에 살균청소가 된다는 한경희스팀청소기를 사용해 왔다”며 “언젠가부터 걸레한쪽이 새까맣게 돼 남은 물을 버리고 쏟았더니 새까만 가루가 끝없이 나와 그 가루를 없애려고 물통에 물을 수십 차례 헹궈 냈지만 헛수고 였다”고 말했다.


피해사실 은폐의혹 일어

이에 “AS받으려 전화했더니 2만원을 내라고 해 가루가 뭐냐고 물었더니 상담원이 ‘사용 후 남은 물을 안 버려서 수돗물에서 생겼다’는 어처구니가 없는 답변을 들었는데 알고 보니 발생한 가루가 납 등 발암물질이라는 것을 인터넷에서 보고 생명을 잃을 수도 있었다는 사실에 눈물이 나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 살고 있는 이 모 주부는 “한경희 청소기를 쓰다가 아이가 3도 화상을 입는 불상사를 겪었는데 문제는 나의 부주위도 있었지만 혼자서 청소를 하다보면 아이들이 청소기 주변에 서성거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러다 갑자기 청소기가 넘어지는 경우 스팀이 일시중단 되는 안전 기능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전열 기구는 넘어지거나 충격이 가해지면 저절로 꺼지는 안전기능이 있는데 이런 요소들을 생각조차 하지 않은 조잡한 제품”이라고 비난했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거주하는 송 모 주부는 “한경희 스팀청소기(HS-3100A) 브랜드를 믿고 샀는데 1년이 지나면 깨끗해져야 할 집이 발암물질이나 중금속등 의 위험 물질을 내뱉고 있다는 것은 충격적”이라며 “이것 말고도 제공되는 걸레가 찍찍이로 탈부착하게 돼 있는데 접착력이 금방 떨어져 잘 안 밀리고 걸레가 분리돼 떨어질 때가 많다”고 불만을 호소했다. 또 “걸레를 탈부착 시 버튼 같은 것이 없어 손으로 때야만 하는데 이때 화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며 어설픈 제품을 대충 팔고나면 그만이라는 그릇된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국화학시험연구원이 성분을 분석한 결과, 흰색 가루에서 알루미늄, 칼륨 등 모두 18가지 금속성분이 검출됐으며 이중에는 폐암이나 위암을 유발할 수 있는 맹독성 발암물질인 크롬과 니켈이 각각 600㎎/㎏, 500㎎/㎏ 검출됐다.

또 소화기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구리는 12500㎎/㎏, 피부독성과 신경·근육마비를 초래하는 납도 200㎎/㎏ 검출됐다. 이밖에 아연 망간 등 공기 중으로 흡입할 경우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 성분도 포함됐다.

한경희 스팀청소기는 지난해부터 청소기 물통 내부에서 흰색 가루가 흘러나온다는 소비자들의 민원이 잇따랐으며 시민단체인 소비자시민모임에도 지난해 6월부터 현재까지 이 같은 민원이 30여건이나 접수됐다.

이와 관련해 소시모 관계자는 “1년 이상 사용된 한경희 스팀청소기에서 나온 물질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추가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더욱더 심각한 것은 스팀청소기 시장의 선두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은폐하려고만 한 것이다.

문제를 숨기기보다는 문제점을 바로 인식하고 이 문제점에 대한 처리 방안을 내놓아야 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의 불만을 수돗물 탓으로 돌리고 숨기기만 했다는 것은 이미 알고도 은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수돗물에서 나온 금속성분이라는 변명에 소비자는 “우리 국민은 매일 수돗물을 먹고사는데, 항상 중금속 등 발암물질을 마시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회사측, 무상점검 캠페인 계획

또한 관련규정 부재 등은 문제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는 현실이다. 새로운 신제품에 대해서 정해진 기준이 없다면 이런 문제는 또다시 반복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 관계자는 “스팀청소기 등 스팀전기제품에 대한 규격이 없어 안전과 관련한 시험기준도 없는 상황”이라며 “이물질 발생 및 전기합선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기에 유관기관과 상의해서 물통에 대한 검사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경희 측은 리콜이 아닌 무상점검 캠페인을 내년 3월까지 벌이지만 실제 소비자들은 새로 교환된 물통도 믿을 수 없기에 환불 및 보상을 원하는 소비자가 더욱 많은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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