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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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고(故) 김창호 대장의 서울시립대 합동분향소를 찾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

김 대장은 이 학교 무역학과 88학번으로 교내 산악부 활동을 계기로 전문 산악인의 길로 들어섰다. 서울시립대는 17일을 시작으로 19일 정오까지 분향소를 운영한다. 

분향소가 위치한 대강당에는 문재인 대통령, 강경화 외교부 장관, 도종환 문체부 장관, 이해찬 더민주 당대표, 정기범 한국산악회장 등 사회 각계각층 인사들이 보낸 근조화환들이 자리했다. 

김 대장의 대학 시절 산악부 지도교수였던 이동훈 환경공학부 교수는 아침 9시도 안 된 이른 시간에 분향소를 찾았다. 

이 교수는 안타까운 심정을 전하며 "지도교수였지만 저보다 더 훌륭한 산악인이다. 오히려 최근에는 내가 배우는 입장으로 바뀌어 있었다"고 김 대장을 회상했다.

이 교수는 1990년에 이 학교에 부임한 이후 김 대장과 28년 동안 알고 지내온 사이다. 그는 슬픈 감정을 억누르듯 차분한 말투로 "과거 행적이 많이 생각난다"면서 "한번도 남하고 똑같은 산행을 한 적이 없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산악인의 열정은 제가 감히 뭐라고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존경스러운 제자이자 동료이자, 스승"이라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이후 원윤희 서울시립대 총장, 남진 도시공학과 교수 등 학교 관계자들의 발걸음이 쉴새 없이 이어졌다. 

이들은 김 대장과 개인적인 인연이 있는 건 아니지만 학교 행사 때 자주 얼굴을 본 사이라고 밝혔다. 김 대장은 서울시립대 입학식이나 졸업식에 종종 참석해 학생들에게 도전정신에 대한 연설을 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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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산악인들도 분향소를 찾았다. 김홍빈 대장은 9시50분께 분향소에 도착했다. 조난사고로 열 손가락을 잃은 그는 김 대장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김홍빈 대장은 김 대장과 2006년, 2007년 가셔브룸 등의 등반을 함께하기도 했다.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출국하면서 잘 갔다 오라고 했는데 마지막이 됐다"면서 “김 대장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실타래가 얽혀 있는 느낌"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11시 10분께에는 이태호 외교부 2차관이 이곳을 찾았다. 

이 차관은 "김 대장은 대한민국 도전정신의 화신"이라며 "이번 희생이 산악인들에게는 큰 아픔일 것"이라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정오 이후에는 후배들이 분향소를 찾았다. 영결식은 19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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