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전국 최초 '도서지역경관계획' 수립, 독특한 경관이미지 개선에 나서

[일요서울|인천 조동옥 기자] 인천시가 전국 최초로 도서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특색 있는 경관이미지를 확보하기 위해 경관자원을 조사・발굴하고, 경관목표와 실행계획을 내용으로 하는 ‘도서지역 경관(관리)계획’을 수립했다.

인천의 경관은 내륙과 도서로 구분되는 지리적 특성을 갖고 있으며, 168개 섬으로 이루어진 인천 도서지역의 독특한 경관은 해양도시로서 인천의 정체성과 가치를 확립하는데 중요한 자원이다.

도서경관계획은 2017년 6월 착수해서 2018년 12월까지 18개월간 진행하는 용역으로, 주민의식조사, 주민간담회, 전문가 자문회의, 관계부서 협의, 공청회, 시의회 의견청취 등 시민, 전문가, 관계기관의 의견을 수렴해 왔고, 마지막으로 경관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 시는 12월에 도서경관계획을 확정・공고하고 실행계획에 따라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해양관광에 대한 관심도가 급증하면서 도서지역을 찾는 방문객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인천 연안여객터미널 이용객 현황을 살펴보면 2014년에는 838,922명 이었으나, 2017년에는 약 10만 명이 증가한 942,083명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그러나 무분별한 개발사업으로 자연경관이 훼손되고, 자연경관이 대부분인 도서에 어울리지 않은 각종 인공시설물 난립, 생활쓰레기 적치, 방치된 해수욕장 등으로 도서경관이 점점 훼손되고 있다.

도서지역에는 천연기념물, 지질자원, 문화재, 향토유적 등 우수한 경관자원이 고루 분포하고 있지만, 관계법에 따른 규제 위주의 단편적인 접근만 있을 뿐, 통합적인 관점에서 경관을 관리하고 형성하는 계획은 전무한 실정이다.

인천시 도서지역은 유인도서 40개소, 무인도서 128개로 총 168개 도서로 이루어져 있다. 유인도서는 연륙 유인도서(8개소)와 비연륙 유인도서(32개소)로 분류되고, 무인도서는 관계법령에 따라 개발가능(10개소), 이용가능(42개소), 준보전(21개소), 절대보전(9개소), 특정도서(27개소), 미분류 무인도서(19개소)로 분류된다.

도서경관계획은 총 168개 도서 중에 111개소를 경관관리 대상으로 한다. 111개소는 개발 및 이용이 가능한 곳으로 경관변화에 대한 관리가 요구되는 곳이다. 나머지 무인도서 57개소는 관련법에 의해 출입 및 개발행위가 제한되어 경관계획의 관리범위에서는 제외하고 있다.

인천 도서지역의 경관미래상은 「풍경가도 인천」 이다. 풍경가도는 “풍경이 아름다운 섬”을 뜻한다. 그리고 도서지역의 가치를 높이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아름다운 섬’, ‘살고 싶은 섬’, ‘찾고 싶은 섬’ 3대 경관계획 목표를 제시했다
                                 

우수한 경관자원을 보전해서 아름다운 섬을 만든다

건축물모 자연성 훼손, 경관개선 효과(시물레이션) 및 자연 친화적인 개발예시
건축물모 자연성 훼손, 경관개선 효과(시물레이션) 및 자연 친화적인 개발예시

육지에 비해 도서지역에는 생태적 가치가 우수한 자연경관자원이 다수 존재한다. 그러나 각종 개발로 인해 절개지 및 옹벽이 발생하고, 자연재해로 손실된 해수욕장의 방치, 7부 능선을 초과하는 건축물 건립 등으로 자연성이 훼손되면서 그 가치가 점차 떨어지고 있다.

아름다운 섬은 도서의 우수한 경관자원을 보전하고 주변을 조화롭게 가꿔 원풍경을 보전하는 계획이다. 보전계획은 육역(구릉지, 산림)과 해역(해안숲, 백사장, 갯벌, 지질자원)으로 구분되는 자원생태자원과 문화재, 향토문화자원과 같은 역사문화자원을 대상으로 한다.

절성토에 따른 자연훼손지 미복원, 렌드아트 적용예시
절성토에 따른 자연훼손지 미복원, 렌드아트 적용예시

경관계획이 실행되면, 도서지역에서 신축되는 건축물, 기반시설, 공공시설물 등은 경관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는 유도적 지침에 따라 설계를 하고 도서지역의 정취나 경관을 훼손하지 않도록 관리된다. 경관가이드라인은 수 많은 개발행위에 대한 일정한 경관기준과 통합적 경관형성을 위한 방향성 제시를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건축허가, 공공시설물 설치 등 행위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생활경관 개선으로 살고 싶은 섬을 만든다

빈집방치, 폐쇄적인 가로
빈집방치, 폐쇄적인 가로

도서지역 주민이 거주하는 마을은 도심지처럼 계획적으로 구획되기 보다는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곳이 많아 비정형적인 취락지 형태를 보인다.

때문에 가옥이 놓인 필지의 형태도 제각각이며, 이를 연결하는 도로의 형태와 너비도 균일하지 않다. 뿐만 아니라 가옥들의 구조와 재료도 다양해서 전체적으로 무질서한 느낌을 갖게 한다. 해풍을 막기 위해 담장으로 둘러진 폐쇄적인 가옥구조를 보이며, 평소 야간의 이동이 적어 열악한 조명환경과 곳곳에 방치된 빈집들은 도서지역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삭막한 느낌을 갖기에 충분하다.

공공공간 조성, 담장개선
공공공간 조성, 담장개선

이렇듯 도서지역의 정주환경은 ‘안전’, ‘쾌적’, ‘편의’, ‘문화’의 측면에서는 다소 거리가 있다. 살고 싶은 섬은 주민 거주공간의 경관을 개선하고 문화경관 형성을 통해 안전하고 쾌적한 정주환경을 조성하는 계획이다.

크게 거주 경관 개선은 주거건축물의 지붕형태, 담장, 재료에 대한 가이드를 제시하고, 색채디자인과 조명을 활용한 안전한 가로경관 형성, 가로변 녹화, 공공공간 형성 등을 주요내용으로 한다. 문화경관 형성은 빈집을 다목적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하거나 관광자원으로 주민 경제소득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특색 있는 경관형성으로 찾고 싶은 섬을 만든다

도서진출입 경관형성 시물레이션
도서진출입 경관형성 시물레이션

도서지역 중 관광여건, 접근성, 인지도가 높은 지역은 도서지역 전체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친다. 도서지역의 정취와 어울리지 않는 각종 시설물과 쓰레기가 난립하고, 혼잡한 상업가로와 정돈되지 못한 가로환경 등은 방문객에게 장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도록 한다. 따라서 도서경관의 부정적인 요소를 개선하고 특색 있는 경관을 형성하는 것은 장소의 매력도와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한편 경관계획 수립시 도서주민, 방문객, 행정가 1,500여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경관인식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인천 도서지역이 어떤 방향으로 개선되기를 원하는지에 대해서는 응답자 50%이상이 “섬 풍경을 훼손하는 부정적인 요인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보였다.

더불어 도서지역의 경관가치를 향상을 위해서는 선착장 및 주변 환경개선, 해수욕장 주변 상업 및 숙박시설 개선, 역사문화재 주변 경관 및 안내체계 개선이 매우 중요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찾고 싶은 섬은 도서지역 중 접근성, 인지도 등이 높은 지역의 경관저해 요인을 개선하고, 경관 특화를 통해 장소적 가치를 증진시킨다는 계획이다. 세부내용으로는 ‣도서진출입 경관형성, ‣해안풍경 경관형성, ‣역사문화 경관형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첫째, 도서진출입 경관형성이다. 진출입경관은 도서지역을 찾아오는 방문객에게 첫인상을 결정짓게 하며, 거주민에게는 지역 자긍심을 부여하는 중요한 관리대상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진출입 경관사업은 게이트형 상징조형물을 설치하는 형태로 이루어져 왔으나 이러한 점적 시설물만으로 지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달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도서경관계획에서는 진출입경관을 형성하기 위해 일단의 구역을 설정하고 구성요소에 대한 종합적인 경관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장소별로 경관형성 목표이미지를 설정하고, 형성원칙과 형성방향을 담고 있다.

진출입경관형성이 필요한 대표적인 장소인 선착장은 공공공간, 공공건축물, 공공시설물을 대상으로 경관형성 원칙과 방향이 설정되어 있다. 도서진출입 경관형성을 위한 구역으로 선착장 6개소, 섬과 섬을 잇는 도서연결로 5개 루트를 제시하고 있다.

둘째, 해안풍경 경관형성계획이다. 이는 연간 수 많은 방문객이 집중되는 해수욕장과 주변지역을 대상으로 장소적 가치하락을 막고 동시에 필요시설 입지를 통해 다채로운 매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도서지역 전체 해안자원 78개소 중에 10개소를 선정하고, 공공공간, 건축물, 공공시설물, 야간경관에 대한 경관형성 원칙과 방향을 제시한다. 각각의 해변은 장소적 특성에 부합하는 경관형성 목표 이미지가 설정되어 있다. 해당지역에서 개발이 이루어질 경우 경관형성 가이드라인과 개발사업 계획과의 부합여부를 검토하여 일관성 있는 경관이 형성되도록 유도한다.
 

해안풍경 경관형성 시물레이션
해안풍경 경관형성 시물레이션

마지막으로 역사문화 경관형성계획이다. 역사문화자원 대부분은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단순한 행위규제와 관련된 내용으로, 역사문화자원의 가치를 높이고, 주변지역에 대한 경관형성을 위한 계획은 미흡한 실정이다.

도서지역의 역사문화자원 139개 중 104개가 강화도에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다. 이 중에서도 인천시가 가진 특수한 자원이며, 세계문화유산으로서도 가치가 있는 강화해양관방유적 18개소를 선정하여 역사문화 경관형성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역사문화 경관형성 시물레이션
역사문화 경관형성 시물레이션

이는 역사문화자원 주변지역까지 통합적인 경관형성을 위한 계획으로, 해양관유적 연접건축물, 진출입로, 안내 및 편의시설물에 대한 경관형성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도서지역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경관 가이드라인 시행

도서지역 경관 가이드라인 구성 및 적용절차
도서지역 경관 가이드라인 구성 및 적용절차

도서지역의 경관을 구성하는 요소는 매우 다양하다. 그만큼 관리주체도 다양해서 각각의 시설이나 공간들이 조화롭고 통합적인 경관으로 형성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개별적인 사업들을 도서경관의 관점에서 하나의 틀로 묶어주는 것은 도서지역 경관의 훼손을 방지하는 의미도 있지만 각각의 사업이 매력적인 도서경관을 창출하는데 기여하는 행위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에 의의가 있다. 개개의 긍정적인 경관이미지가 모여 도서지역 전체에 대한 긍정적 경관이미지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그 동안 도서지역에서는 관련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는 어떠한 행위도 할 수 있었다. 사람이 사는 곳인 만큼 시설물 설치는 불가피하다. 즉, 선착장, 편의・휴게・안내시설물, 건축물 등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시설은 필요하다. 문제는 이러한 필수적인 시설물이 도서지역의 경관을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조성되어 오히려 도서지역의 가치와 정체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는데 있다.

이에, 인천시는 도서지역의 가치를 되찾고,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수많은 개발행위에 적용할 수 있도록 ‘경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2019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사업시행자, 주민, 행정가 모두가 경관형성 및 관리에 관심을 갖고 경관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개발행위를 한다면 도서지역의 가치와 경쟁력은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서로가 협력하는 참여형 경관관리 추진

경관관리는 주민, 관광객, 행정가 등 어느 특정주체가 전담하거나 책임져야 할 사항은 아니다. 경관관리는 모두가 주체가 되어야 하고, 관여해야만 한다.

도서지역의 경관가치 제고라는 공동의 목표아래 주민은 주민대로, 관광객과 행정가도 각각의 역할이 있다. 주민은 거주지역의 경관관리에 힘써야 한다. 가옥들의 지붕색만 통일하더라도 특색 있는 경관이 형성될 수 있다. 또 건축물이나 담장, 대문 같은 부속시설에 있어서도 주민 상호간의 합의가 있다면 아름다운 마을경관을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관광객은 도서경관을 보전하려는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 쓰레기를 투기하거나 자연을 훼손하는 행위를 자제해야 하며, 도서지역의 경관관리를 위해서라면 차량접근이나 등산이 제한되는 등 일정부분 불편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행정가는 개발사업 인허가시 경관을 저해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 준수를 유도할 의무가 있다. 또한 경관관리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다양한 홍보・교육・지원제도 발굴에 힘써야 한다.

이렇듯 경관관리는 상호간의 약속과 참여가 전제되어야 한다. 경관계획에서는 “아름다운 섬”, “살고 싶은 섬”, “찾고 싶은 섬”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경관협정의 대상 및 항목을 제시하고 있다.

경관협정이란 쾌적한 환경과 아름다운 경관을 형성하기 위해 토지소유자 등이 스스로 정하는 자치규약을 말하며, 경관법 제19조에 근거를 두고 있다.

                                                  

삶의 질을 높이는 경관사업 추진

도서지역 중점경관형성계획 대상지
도서지역 중점경관형성계획 대상지

경관을 관리한다는 것은 시각적 아름다움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경관계획은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해야 한다. 도서지역은 도심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을 갖고 있다. 이에 도서경관 주제사업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가꾸어 간다는 계획이다.

주제별 경관사업은 경관계획 목표와 동일하다. 아름다운 섬을 만들기 위한 주제사업은 “도서주민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풍경가꾸기 사업”이다. 주요 도로 및 선착장, 유휴지 및 공터, 상업시설 주변을 대상으로 자생식물 식재, 녹화, 정원화 사업등을 통해 아름다운 도서경관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살고 싶은 섬을 만들기 위한 주제사업은 “도서지역 재생을 위한 도서기반 및 생활환경 증진사업”이다. 주거공간에 빈집을 활용한 문화공간 조성, 범죄예방환경개선(CPTED), 생활밀착형 공공디자인 적용 등으로 살고 싶은 경관마을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찾고 싶은 섬을 만들기 위한 주제사업은 “기업과 함께하는 도서문화 공헌 사업”이다. 도서지역의 문화컨텐츠는 매우 열악하다. 수려한 자연경관과 함께 문화사업을 통해 볼거리를 제공하자는 것으로 기업의 사회공헌 프로젝트와 연계해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시작이 반! 지속적 협력 필요

해양도시로서 인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있어 도서지역이 가진 가치를 되찾는 일은 무엇보다도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다.

도서지역은 인천의 미래발전 원동력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특별함과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도서지역 경관자원을 조사・발굴하고 지속적으로 경관을 보전, 형성, 관리하기 위한 계획적인 틀을 만들려는 인천시의 노력은 환영 받을 일이다.

일반적으로 경관행정은 ‘규제’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경관관리가 개발행위를 제한하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경관의 관점에서 계획적인 개발을 지향하는 것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도서지역의 가치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인천에서 도서지역은 다른 도시와 구별되는 특별함을 갖고 있으며, 잠재적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단번에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다. 또 도서지역의 경관을 관리하는데 있어 개발과 보존의 극단적 개념에 치우치기 보다는 합리적인 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과 같이 이번 경관계획 수립으로 도서지역 가치 되찾기의 절반은 이루어졌다. 앞으로 주민, 행정가, 관광객 모두가 협력적 관계 속에서 도서경관을 지키고 아름다운 섬경관을 형성하는데 적극적으로 동참해서 나머지 절반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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