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건국대 KU융합과학기술원 의생명공학과 김재범 교수 연구팀은 인공지능 기반 생물정보학 기술을 활용한 조상 염색체 핵형(Karyotype) (염색체의 독특한 모양 등 형태·크기·수의 특징) 복원 알고리즘을 조류 조상 염색체 핵형 복원에 적용하여 조류 유전체 구조 및 진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17일 밝혔다.

조상 염색체 핵형 복원은 유전체 진화 및 생물 다양성 이해를 위하여 필수적이다. 그러나 다양한 종에 대한 고품질 유전체 자료 부족 및 정확한 조상 염색체 핵형 복원 알고리즘의 부재는 이러한 연구의 큰 걸림돌이 돼 왔다.

특히 조류의 경우 염색체 단위의 유전체 자료는 10여 종에 대해서만 존재하며 나머지 발표된 대다수의 조류 종 유전체 자료는 염색체보다 훨씬 짧게 잘게 쪼개진 형태로 존재하고 있어 정확한 조류 유전체 구조 및 진화 연구를 어렵게 하고 있다.

건국대 김재범 교수 연구팀은 최근 조상 염색체 핵형을 정확하게 복원하는 인공지능 기반 생물정보학 알고리즘을 개발했으며(2017년 PNAS 저널 발표) 이 알고리즘을 금화조, 흰머리독수리 등 조류 27종에 적용하여 총 14가지의 조류 조상 염색체 핵형을 복원했다.

복원된 조상 종의 염색체 핵형은 상호 비교를 통해 유전체 진화의 상세한 패턴 파악에 활용된다.

또한 진화과정 중 절단된 염색체 지역(Evolutionary breakpoint region)에 대한 기능 분석을 통해 보존된 염기서열(Conserved DNA sequence) 및 전이 인자(Transposable element) 등의 분포 및 연관 분석에 사용됐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길이가 긴 염색체는 길이가 짧은 염색체에 비해서 염색체의 변화가 비교적 빨리 시작됐으며(최대 8900만년 전부터) 빨리 안정화 됐음을 발견했다. 또한 사용된 27종 중 조상 유전체의 보전 정도는 닭과 송골매가 가장 높았으며 북경오리가 가장 낮았다.

김재범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공지능 기반 생물정보학 기술이 대규모 생물종의 유전체 빅데이터를 활용한 진화 연구에 얼마나 필수적이고 효과적인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며 “앞으로 반추동물 유전체 진화 연구, 더 나아가 척추동물 유전체 진화 연구를 통하여 생명체에 대한 인간의 이해를 증진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이렇게 얻어진 기술을 암 유전체 진화 연구에 응용하여 암 정복을 위한 인류의 긴 여정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영국의 런던대학 및 켄트대학 연구팀과 공동으로 진행됐으며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Genome Biology(IF=13.214)에 10월 5일자 논문으로 게재됐다.(논문명, Reconstruction of avian ancestral karyotypes reveals differences in the evolutionary history of macro- and microchromoso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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