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올 2월19일 오승환의 KBO 복귀를 촉구한 바 있다.

다음은 그 내용이다.

 

오승환, KBO로 돌아오라

 

이제 때가 됐다. 오승환은 메이저리그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돌아오는 게 좋을 것 같다. 억울한 면도 없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KBO로 컴백하는 편이 훨씬 나아 보인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면 말이다. 한국과 일본야구를 평정하고, 메이저리그에서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렸으니, 그것으로 할 만큼 했다. 누가 오승환에게 돌을 던질까. 도전에 대한 개념조차 모른 채 몸에 아무런 이상도 없는데도, 무엇이 그리도 급했는지 빨리도 귀국해버린 김아무개, 박아무개, 황아무개 보다는 돌아올 명분이 좋다. 72경기 출장 금지 처분 받고 홀가분하게 한국에서 마무리를 하라!

 

당시 오승환은 텍사스 레인저스가 진행한 신체 결과 때문에 무척 당황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신체검사 때는 문제되지 않았던 사안에 레인저스는 제동을 걸었다. 그 때KBO로 돌아오라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오승환은 다른 팀을 물색했고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구단 옵션이 걸려있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오승환은 KBO 복귀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2018 시즌 중에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블루제이스에서 나름 자기 몫을 하고 있던 중 콜로라도 로키스로 전격 트레이드된 것이다. 로키스에서도 오승환은 비록 마무리는 아니지만 불펜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로키스를 포스트시즌에 올려놓는 데 일정 부분 기여를 하기도 했다.

 

파란만장한 시즌을 마치고 오승환이 귀국했다. 그런데 귀국 회견에서 돌연 KBO 복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내는 발언을 했다.

 

그러자 난리가 났다. 블루제이스와의 계약이 로키스에 그대로 승계돼 내년에도 메이저리그에서 뛰어야 할 오승환이 갑자기 사실상 메이저리그 생활을 청산하겠다고 했으니 말이다. ‘로키스와의 연봉 협상용이다'   '방법과 시기가 잘못 됐다는 등의 이야기들이 난무하고 있다.

 

귀국하자마자 난데없는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는 오승환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의 발언이 정말 로키스와의 협상용 언론플레이일까? 아니면, 로키스가 또 자신을 트레이드카드로 쓸 움직임을 감지한 것일까? 그래서 저니맨이 되는 신세가 될 것 같은 느낌을 받았을까? 일각의 추측대로 삼성과 이미 이야기가 된 것일까? 그게 사실이라면 로키스와도 이미 얘기가 끝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무엇이 진실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오승환은 더이상 미국에서 선수생활을 하기 힘들어지게 됐다는 사실이다. 한국도 그렇지만, 미국은 더 엄격하다. 한 번 신뢰를 잃으면 회복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어떤 계약이든 반드시 지켜야 한다. 계약을 파기하려면 양 쪽이 합의해야 한다. 합의도 보지 않고 일방적으로 떠나겠다는 36세 선수를 용서하고 환영할 구단은 없다.

 

오승환이 이를 모를 리 없다. 'KBO 복귀'를 저렇게 가볍게 내뱉을 그가 아니다. ‘파이널 보스가 아닌가.

 

그렇다면 결론은 딱 한가지다. 조심스럽지만, 오승환은 로키스와 이미 이야기가 끝난 것으로 본다. 그것도 서로 좋게 말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오승환은 앞으로 미국과 한국 양 쪽으로부터 감내하지 못할 비난을 받을 수 있다.

 

결과론이기는 하지만, 오승환은 필자가 조언했듯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KBO로 돌아왔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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