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임 감독 양상문 [뉴시스]
롯데 신임 감독 양상문 [뉴시스]

[일요서울 ㅣ 신희철 기자] 운명의 장난인가. 작년까지만 해도 당시 양상문 LG감독의 퇴진을 외치는 LG팬들이 많았다. 그들은 경기장 현수막으로, 길거리 1인 시위 등으로 양 전 감독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특정 선수들에 대한 편애,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스몰 야구ㆍ작전 야구 등 비난하는 이유는 다양했다. 게다가 2017 시즌이 끝나고 LG에 남기를 원하던 정성훈을 사실상 방출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LG팬들 사이에선 '토사구팽'이라는 이유로 원색적인 비난까지 나왔다.

 

그런 양 전 감독이 2018시즌엔 LG 단장으로 갔다. 그리고 그해 LG 감독직에 류중일 전 삼성 감독이 취임했다.

 

그런데 양 전 단장은 1년 만에 또다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이번에는 롯데 감독직이다. 이 발표에 롯데팬은 물론 LG팬들도 적잖이 놀랬을 것이다.

 

LG팬들 자신들이 그토록 비난하던 감독이 롯데 감독으로 갔기 때문이다. 롯데팬들도 의아함을 감추지 못할 듯하다. 양상문 감독은 2004년부터 2005년까지 2시즌을 이미 롯데 감독으로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발표로 양 감독은 13년 만에 롯데 감독직을 다시 맡게 됐다.

 

19일 롯데는 "조원우 감독을 경질하고 양상문(57) LG 단장을 제18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롯데는 양상문 신임 감독과 계약기간 2년에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 등 총 9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의 연고지 부산 출신인 양상문 감독은 1985년 1차 지명 3순위로 롯데에 입단했다. 선수 시절 청보 핀토스, 태평양 돌핀스를 거치며 활약한 양상문 감독은 1993년 현역에서 은퇴했다.


1994년 롯데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양상문 감독은 1군 투수코치를 거쳐 롯데 사령탑을 지낸 뒤 2005년 팀을 떠났다.


이후 롯데를 떠나 2006~2008년 LG 투수코치를 역임한 양상문 감독은 2008~2009년 롯데 2군 감독을 맡았고, 2010년에는 롯데 투수코치로 선수들을 가르쳤다.


잠시 현장을 떠나 해설위원으로 일하던 양상문 감독은 2014년 5월 LG 지휘봉을 잡았다. 2017시즌을 마치고 감독에서 물러나 LG 단장으로 일했던 양 감독은 고향 팀 롯데 사령탑을 다시 맡게 됐다.


롯데 구단은 "양상문 감독이 감독으로서의 역량을 갖췄다. 단장, 해설위원 등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구단 출신으로서 선수들의 성향과 팀의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있다. 중장기적 전력 강화를 위해 변화를 선택했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양상문 감독은 구단을 통해 "무거운 마음이다. 팀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지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 팬들의 성원에 응답할 수 있는 팀을 만들어 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지난해 롯데를 3위에 올려놔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조원우 전 감독은 지난해 10월 3년 총액 12억원에 재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롯데는 올해 7위로 부진했고, 조원우 전 감독은 계약기간 2년을 남겨두고 팀을 떠났다.

 

한편 롯데 선수단은 26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 훈련을 실시한다.

 

양상문 신임 롯데 감독이 13년 만에 돌아온 고향팀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