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스, 칼 빼 들었다...선수단 '대폭' 물갈이
삼성 라이온스, 칼 빼 들었다...선수단 '대폭' 물갈이
  • 신희철 기자
  • 입력 2018-10-19 14:33
  • 승인 2018.10.19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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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9명, 타자 8명 총 17명에게 '재계약 불가' 통보
배영섭 선수 [뉴시스]
배영섭 선수 [뉴시스]

[일요서울 ㅣ 신희철 기자] 우리에게 익숙한 기업의 구조조정ㆍ조직개편이 KBO리그에도 태풍처럼 불고 있다.

 

19일 KBO리그 여러 팀이 어수선하다. 롯데는 조원우 감독을 경질하고 양상문 전 LG 단장을 신임 감독으로 영입했다. 양상문 전 단장의 자리는 차명석 해설위원이 대신 맡게 됐다. LG는 이외에도 8명의 코치들과 결별했다. KIA도 김진우ㆍ곽정철 등 선수단 14명과 코치진 7명과 결별했다.

 

프로야구에도 기업의 효율성 추구의 원리가 작용하고 있다. 한마디로 팀에 도움이 안 되거나, 실적이 나쁘면 나가라는 말이다.

 

3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삼성 라이온즈도 칼을 뽑았다. 장원삼(35), 조동찬(35), 배영섭(32) 등 무려 17명의 선수를 정리했다.


삼성은 19일 "장원삼, 박근홍, 김기태, 황수범, 이케빈, 안규현, 안성무, 김동호, 이은형(이상 투수), 배영섭, 조동찬, 최원제, 정병곤, 곽병선, 김영한, 정두산, 백상원(이상 타자)까지 17명과 재계약을 포기했다"라고 밝혔다.


장원삼의 경우 본인이 구단에 방출을 요청했다. 현역 연장 의지가 있기에 뛸 수 있는 다른 구단을 찾기 위해 놓아주기를 원했다. 이에 삼성도 선수를 위해 길을 열어준 것으로 보인다.


배영섭도 삼성을 떠난다. 2011년 99경기, 타율 0.294, 2홈런 24타점 51득점 33도루, OPS 0.719를 기록하며 팀의 통합우승에 공헌했고, 이를 바탕으로 신인왕을 차지했다. 이후 2012~2013년까지 출수한 활약을 펼쳤고, 삼성의 통합 3연패에 힘을 보탰다. 삼성의 주전 중견수였다. 2013년 시즌 후 경찰청에 입대했고, 군 복무를 마쳤다. 하지만 복귀 후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현재 삼성의 주전 중견수는 박해민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배영섭은 아직 30대 초반의 나이다. 분명히 원하는 팀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삼성 왕조와 함께했던 또 다른 선수 조동찬도 팀을 떠난다. 지난 2014년 11월 삼성과 4년 28억원 FA 계약을 맺었고, 이 계약이 끝났다. 냉정히 말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조동찬은 잦은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한 것이 커 보인다. 2015년은 1군 기록이 없다. 2016년은 90경기, 타율 0.275, 10홈런 36타점, OPS 0.797을 만들었고, 2017년에는 122경기, 타율 0.289, 10홈런 46타점, OPS 0.784이었다. 2014년부터 KBO리그가 타고투저임을 감안한다면 3루수로서 부족한 기록이다. 코너 야수의 경우, 수비보다 타격에 무게감이 쏠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2018년에는 28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타율 0.222에 OPS 0.572. 다른 팀을 보더라도 주전 3루수를 맡기에 의문부호가 드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좌완 불펜으로 쏠쏠한 활약을 했던 박근홍(33)과 선발과 불펜에서 뛰었던 김기태(31)도 새 팀을 찾는다.


2016년 신인 2차 지명에서 2라운드로 지명했던 이케빈(26)도 1군에 모습을 보이지 못한 채 방출됐다. 2013년 한국시리즈에서 김상수(28)를 대신해 깜짝 활약을 펼쳤던 정병곤(30), 2루수로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던 백상원(30)도 다른 팀을 구하게 됐다.


코치진도 개편이 있다. 삼성은 시라사카 1군 트레이닝 코치, 강기웅 타격코치, 김재걸 2군 주루코치와도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김호 육성군 수비코치는 LG로 옮기게 됐다.

 

이와 같은 대대적 방출ㆍ조직개편의 기본적 이유는 규모가 큰 야구단 운영의 효율성 제고 때문으로 보인다. 야구팀은 기본적으로 다른 종목에 비해 선수단 규모가 매우 크다. 프로야구 한 개팀을 운영하려면 선수만 60여 명, 코치진 10여 명의 대규모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 여기에 매년 11명의 신인 선수들이 들어온다.

 

오래 뛴 선수들일수록 신인 선수들에 비해 연봉이 높을 수 밖에 없다. 물론 기본적인 경험과 실력은 아무래도 신인 선수들보다 좋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연봉 대비 팀 기여도를 따져볼 수밖에 없다. 삼성으로서는 올시즌 고졸 루키 양창섭과 최채흥, 2년 차인 최충연 등 어리고 장래가 유망한 선수들의 활약을 보고 이처럼 칼자루를 결정했을 지도 모른다. 어린 선수들은 연봉도 적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가능성 측면에서 기회를 많이 줄수록 팀의 미래는 유망하기 때문이다. 당장의 승리를 위해 오래 뛴 선수가 많이 남아 있을수록 어린 선수들의 등판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삼성과 같이 윈나우(당장의 승리가 절실하고 우승이 적기인)팀이 아닌 이상, 장기적인 안목으로 새로운 피를 계속 수혈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앞으로도 KBO리그 팀들의 운영은 이처럼 효율성 추구의 방향으로 나아갈 듯 하다.
신희철 기자 hichery81@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