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내 식사 시 2천원 더 내라” 소비자 ‘부글부글’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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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일요서울은 뉴스 키워드를 통해 한 주 이슈를 점검하는 ‘生生 키워드 쏙! 생활경제’ 코너를 진행한다. 최신 IT트렌드부터 시사성 있는 생활경제까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이에 대한 해법도 함께 알아 볼 예정이다. 이번 호는 치킨가게 황당 추가요금제에 대해 알아본다.

배달료 따로, 매장에선 ‘홀비’ 요구 논란에 없던 일로
소비자 특정브랜드 불매운동 vs  업계 물가인상 탓


일요서울은 지난 9월 중순 온라인 기사를 통해 한 치킨프랜차이즈 업체의 홀비(내점가) 실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당시 기사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장의 사진을 바탕으로 했다. 이 사진에는 ‘홀 내점가 2000원 추가’라는 안내문이 게재돼 있다. 매장 내에서 치킨을 먹을 경우 2000원의 추가금액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이 기사 댓글에는 “홀비도 받고 배달비도 받고 이제 방문 포장비도 받으려나?”라며 “소비자를 호구로 보는 것 같다”라는 글과 해당 프랜차이즈업체의 홀비 정책을 비난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이 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바르게 퍼져 나갔고 일부 소비자들은 해당 브랜드 거부 조짐까지 예고했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홀 내점가를 따로 받는다는 것은 본사 정책이 전혀 아니다. 한 매장에서 독단적으로 과거에 해당 게시물을 부착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해당 메뉴판에는 현재 판매하지 않는 메뉴가 있다. 때문에 이번에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은 한참 지난 과거의 사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점포 전수조사에서도 내점가를 따로 받는 업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내점가 논란의 진실은

헤프닝으로 끝날 듯했던 이 일은 보도 이후 또 다른 프랜차이즈 치킨 매장에서도 유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은 현재 여의도점·홍대점 등을 포함, 서울 6곳과 경기 1곳의 매장 내 치킨 가격이 1000원가량 더 비싸다. bhc의 경우도 특수 상권이나 매장이 넓어 인건비가 드는 매장 20여 곳에서 1000~2000원을 추가로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해당 업체 관계자는 “입지에 따라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것은 흔한 일”이라며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특화상권에서는 일반 매장과 가격이 다른 경우가 종종 있다”며 “야구장이나 스키장 등을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프랜차이즈 본사는 공정거래법상 ‘재판매가격유지행위’가 금지돼 있다. 본사가 가맹점에 동일한 제품 가격을 강요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같은 브랜드일지라도 매장마다 가격이 다른 경우는 드물지 않다. 특히 파리바게뜨나 뚜레쥬르 등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에서는 매장마다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본사와 가맹점 간 통일성을 위해 본사가 제시하는 가격을 따를 것을 권유하기는 하지만 강제로 따르게 할 수는 없다”며 “임대료가 높거나 직원 임금이 높은 지역 등의 특수성을 고려해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맹점주와 소비자 사이에 온도차는 크다.
소비자 A씨는 ‘홀비 추가 뉴스 듣고 올렸다’는 글에서 “치킨 값에 인건비가 포함되어 있는데 별도로 홀비를 받는 것은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배달료 추가와 관련해서도 “배달대행 핑계 대는데 배달대행 자체가 원래 인건비 절감 수단이다”라며 “예를 들어 직원 3명을 써야하는 업장은 두 명만 쓰고 간간히 배달대행을 이용함으로써 인건비 절감 효과를 보고 있으면서 배달비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저 개별 가맹점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본사 실적은 상승세 임금 인상에 임대료 상승까지 겹치면서 본사 측과 협의하고 추가 비용을 받는 곳이 있다”고 귀띔했다.

가맹점 vs 점주 남 탓 공방 여전

가맹본사들은 “현행 가맹거래법상 치킨 가격은 ‘권장가’이기 때문에 가맹점에서 추가로 정하는 비용은 권한 밖의 일”이라는 입장이다. 할인 판매나 비용 추가 등은 점주가 알아서 결정할 사안이란 얘기다.

그러나 전직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본지와 만남에서 “본사 모르게 가맹점이 독단적으로 일을 할 수 없는 게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 구조다”라며 본사의 나 몰라라식 항변에 거세게 항의했다.

결국 가맹점들로부터 가맹비, 교육비 등의 명목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소득분배의 책임을 지지 않고 소비자에게 부담을 돌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개별 가맹점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프랜차이즈 본사의 매출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교촌치킨은 3188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2016년도 대비 9.5%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204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4% 증가했다.

한편 BBQ·bhc 등은 당분간 배달료를 포함한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지만, 업계에서는 인건비와 임대료 등이 지속적으로 오른다면 가맹점주 권한의 추가 비용 인상이나 배달 서비스 유료화 선언이 잇따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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