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잃으면 브랜드 생명 끝난다”

2017년 기준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본사는 4631개로 2016년 4268개보다 8.5%포인트 증가했다. 브랜드 수도 2017년 5741개로 2016년 5273개보다 8.9%포인트 늘었다. 특히 가맹본사 기준 외식업의 비중은 절대 다수다. 3457개로 전체의 74.6%를 차지하고 있다. 브랜드 수도 4341개로 전체의 75.6%를 차지한다. 다시 말해 3400여 개가 넘는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저마다 차별화를 주장하며 예비창업자들에게 손짓하고 있다. 문제는 지속되는 불황과 내수소비 침체다.

 

불황에 불황이 더해지면서 프랜차이즈 업계를 비롯한 자영업 시장의 어려움이 커졌다. 현재 국내 경기는 고용 증가세가 거의 멈추면서 체감경기가 크게 악화됐다. 이로 인해 IMF도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에서 2.8%로 낮추는 등 세계 금융기관들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2%대로 하향 조정되고 있다.


이 같은 영향은 자영업자 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의 고용 동향에 따르면 8월 자영업자는 568만1000명으로 7월 569만7000명, 6월 570만1000명보다 감소했다. 문제는 4050세대의 고용률 하락과 실업률 증가다. 4050세대의 고용률은 올해 8월 기준 각각 78.7%, 74.8%다. 지난해 같은 기간 79.6%, 75.4%에 비해 0.9%포인트, 0.6%포인트 줄었다. 실업률은 2.7%, 2.9%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6%포인트, 0.5%포인트 증가했다. 결국 이들이 생계를 위해 창업시장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수많은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선뜻 선택하지 못하는 이유 역시 불황이다. 이런 가운데 오히려 기본을 강조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예비창업자와 소비자의 선택을 받으면서 불황 창업시장에서 부각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기본은 안정적 물류 공급, 높은 수익률, 본사의 지속적 가맹점 관리 등이다.


차돌박이전문점 일차돌을 운영 중인 서래스터는 프랜차이즈의 기본인 안정적 물류 공급시스템과 가맹점 책임을 강화하면서 가맹점 확장에 탄력받고 있다. 매장 오픈 이후 나몰라라 유형에 속하는 영업 대행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입사한 지 3년 이상 된 직원들로만 개설 상담을 진행해 가맹점에 대한 책임이 높다는게 특징이다. 아울러 일차돌은 본사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경기불황에도 관심을 갖는 예비창업자를 위해 가맹비와 교육비, 오픈물품비, 오픈홍보대행비, 계약이행보증금, POS, 로열티 등을 면제해 주는 7무(無) 창업을 통해 창업비용 절감도 실시 중이다. 일차돌은 가맹사업 4개월 만에 23개점을 오픈하고, 35개점 가맹계약을 완료할 정도로 관심받고 있다.


본죽과 본죽&비빔밥 카페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한식 프랜차이즈 기업 본아이에프 역시 가맹점 운영에 대한 책임이 높은 가맹본사다. 프리미엄 도시락 브랜드 본도시락의 경우 단체 주문과 같은 B2B 업무를 전담하는 특별영업팀을 운영, 가맹점의 매출 향상을 직접적으로 지원해 주고 있다. 아울러 외식업의 기본인 식자재 품질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앙 CK(Central Kitchen) 시스템을 통한 반찬 공급으로 위생과 품질, 맛의 표준화를 실현함은 물론 운영의 편리성까지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본도시락 관계자는 “가맹점의 행복창업을 위해 현장상담 및 상권분석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고기전문점의 경우 해당 부위가 인기를 얻을 경우 가격 상승으로 가맹점 공급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 같은 문제점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스페인 현지에서 직접 공수해 공급하고 있는 가맹본사가 고을래 이베리코흑돼지다. 스페인산 이베리코흑돼지와 제주흑돼지가 주 메뉴다. 고을래 이베리코흑돼지의 또 다른 장점은 원부자재 비율을 35% 이내로 잡았다는 점이다. 아울러 돼지고기를 숙성 후 진공포장해 각 가맹점에 공급하는 본사의 체계적인 물류시스템이 돋보인다. 높은 품질의 메뉴와 낮은 원가율로 고기전문점으로는 드물게 수익성이 높은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서민들의 전통 음식인 잔치국수에 남녀노소가 좋아하는 돈가스를 더한 돈까스잔치는 문어발식 가맹점 확장보다 가업 개념의 매장 개설에 주력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예비창업자 선정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돈까스잔치 관계자는 “식사 후 디저트까지 즐길 수 있도록 ‘순심이네 단팥빵’도 숍인숍(shop in shop)으로 함께 론칭이 가능해 매출의 안정성을 높였다”라며 “직영점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론런할 수 있도록 철저한 교육과 관리에 신경쓰고 있다”고 전했다. 돈까스잔치의 베스트 메뉴는 잔치국수에 돈가스가 올라가 고소한 풍미를 자랑하는 돈잔국수와 새콤달콤한 비빔국수에 돈가스가 올라간 돈비국수 등이다.


치킨과 떡볶이를 콜라보한 걸작떡볶이는 프랜차이즈의 기본인 간편한 조리, 낮은 투자비, 쉬운 매장 운영을 내세운 브랜드다. 떡볶이 요리의 메인메뉴인 국물떡볶이, 국물닭볶이, 간장닭볶이는 본사에서 제공되는 특제소리로 5~7분 내 조리가 가능해 초보 창업자도 쉽게 조리가 가능하다. 여기에 홀+배달+포장 3중 매출 구조로 임대료가 낮은 B급 상권에 입점해도 안정적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게 걸작떡볶이 업체 측의 설명이다. 지난 8월에는 숯불킹떡볶이, 간장누룽지치킨, 숯불고기컵밥, 쫀도그, 튀김만두 등 신메뉴 5종을 출시해 다양한 소비자 니즈를 잡은 것도 브랜드 확장에 도움이 되고 있다.


정통 이태리 아이스크림 젤라또를 내세운 커피 프랜차이즈 카페띠아모의 기본은 원칙을 고수하는 뚝심과 변화하는 고객의 니즈에 맞춘 발빠른 메뉴 개발이다. 먼저 뚝심은 이탈리아 정통 방식으로 만드는 젤라또다. 천연재료로 매일 만들어 신선함과 쫄깃함이 뛰어나다. 이탈리아 현지에서 만드는 수제 홈메이드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 이로 인해 유지방 함유가 일반 아이스크림보다 낮다. 2005년 브랜드 론칭 이후 지키고 있는 원칙이다.


카페띠아모의 또 다른 경쟁력은 업계에서 인정하는 발빠른 메뉴 개발이다. 세계적인 슈퍼푸드인 아사이베리와 아세로라로 요거트 스무디를 만들어 업계에 돌풍을 일으킨 주역이다. 여기에 에스프레소 커피, 샌드위치, 와플 등을 추가해 수익 구조를 안정화시키는 한편 소비자가 핵심 메뉴인 젤라또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와플&젤라또, 빙수, 젤라또브라우니, 젤라또아포가토 등 젤라또를 활용한 디저트 메뉴도 개발, 선보이고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에서 중요한 것은 브랜드의 일관된 이미지다. 그래야 소비자의 신뢰가 높아진다. 경기상황에 따른 들쑥날쑥한 가격과 메뉴는 소비자의 신뢰를 저버려 브랜드 운영에도 타격을 준다. 불황일수록 기본과 원칙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지키기는 쉽지 않다. 위기의 순간 세계를 움직인 지도자들은 강직한 소신으로 기본과 원칙을 지켰다. “신뢰를 잃으면 개혁은 끝났다”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의 말이다 프랜차이즈도 마찬가지다. 신뢰를 잃으면 브랜드의 생명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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