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점주 양산될까, 허위사실 유포될까” 전전긍긍하는 가맹점주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일요서울은 지난 5일 ‘[단독] 20년 프랜차이즈 ‘피자나라 치킨공주 갑(甲)질 논란’이라는 제하의 보도를 한 바 있다. 이후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해당 사안을 일명 ‘피자에땅 사건’과 매우 유사하다고 판단, 힘을 보태겠다고 알려왔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피자나라 치킨공주를 운영하는 리치빔을 고발하고, 청원 동의를 하는 등 단체 행동이 이어졌다. 그러나 피자나라치킨공주의 갑질 을 최초 제보한 가맹점주 등은 오히려 시름이 늘었다고 하소연한다. 피자나라치킨공주 갑질 논란, 그 후를 다시 취재했다.

 

가맹점주협의회 활동 보장·피해 구제·협상 등 필요
리치빔 측 “할 말 없다” 일관…여전히 치열한 진실 공방


앞서 보도한 피자·치킨 전문점 ‘피자나라 치킨공주’ 갑질 논란은 피자나라 치킨공주를 운영하고 있는 리치빔(주)이 갑(甲)질을 일삼고 있다는 주장을 두고 가맹점주와 리치빔 가맹본사 간 대립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보도 당시 피자나라 치킨공주의 일부 가맹점주는 리치빔이 물류 공급 중지라는 방법을 통해 리치빔 가맹본사의 지시사항 강제, 가맹점주협의회 활동 방해 등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피자나라 치킨공주의 운영사 리치빔은 해당 매장들이 소비자들의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가할 수 있을 정도의 청결하지 못한 매장 상태로 운영되고 있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반박했다.


해당 보도 이후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해당 사안을 일명 ‘피자에땅 사건’과 매우 유사하다고 판단, 힘을 보태겠다고 알려왔다. 앞서 피자에땅은 ‘피자에땅가맹점주협회’ 설립 등을 주도한 가맹점주에 대해 집중 매장 점검을 실시하고 계약해지를 해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와 관련해 이재광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피자에땅 사건을 비롯해 많은 갑질과 싸우고 있다”면서 “피자나라 치킨공주 가맹점주들과 협의해 지원 및 투쟁에 나설 의향”이라고 말했다.

확산되는 단체행동

아울러 보도 이후 ‘피자나라치킨공주를 운영하는 리치빔이 가맹점주들을 상대로 전단지를 강매했다’거나 ‘가맹점주협의회 활동을 방해했다’, ‘냉장·냉동의 구분 없이 식자재를 유통해 피해가 우려된다’ 등의 내용으로 국민청원 및 보도가 이어졌다.


또 보도 과정에서는 쌓여 있는 전단지 상자나 냉장·냉동 식자재를 동시에 탑재했다는 설명의 사진들도 포함됐다. 국민 청원에서도 “식품위생법을 위반 증거, 가맹점주협의회 협박 등 증거를 가지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때문에 피자나라 치킨공주 측은 “해당 고발 및 보도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전면 부인하고, “냉장품(0~10도), 냉동품(영하 18도 이하)을 정확하게 준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는 내용의 보도자료 등을 통해 청원과 보도 내용을 반박했다.


여러 모로 피자나라 치킨공주의 갑질 논란을 최초 제보했던 가맹점주들의 입장에 힘이 실리는 형세다. 하지만 피자나라치킨공주의 갑질 논란을 최초 제보한 가맹점주 등은 상황이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고 전한다. 어떻게 된 사정일까.


보도 이후 실명 공개를 요청한 최초 제보자 중 한 명인 피자나라 치킨공주 오영재 점주는 “나는 죽기 살기로 싸울 다짐이 있지만, 여타 가맹점주들은 또 다시 물류 정지 등을 당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실명 공개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도 이후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우선, 현재도 리치빔은 아무런 대화 시도나 협상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하루아침에 해결될 일이 아니었으며, 아직도 많은 압박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의 연대와 관련해서는 “추후 입장을 정리하고, 직접 만나 연대 등의 논의를 할 것”이라면서 “가맹점을 대상으로 하는 갑질을 꼭 근절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충돌하는 이해관계

특히 그가 우려하는 부분은 일파만파 퍼져나간 갑질 논란 중 잘못된 사실들도 섞여있다는 점이다. 피자나라 치킨공주 경쟁사가 갑질 논란이 벌어진 틈을 타 허위 사실을 유포해 리치빔을 압박하고 피자나라 치킨공주 점주들을 빼오려 한다는 것이 오영재 점주 생각이다.


오영재 점주는 “추측하건대 일부 청원 등은 ‘피자나라 치킨공주’ 경쟁사 점주의 주장이다”라면서 “예를 들어 식자재 공급 물류 위생 문제는 우리 가맹점주협의회에서 진작 해결한 부분인데, 한참 과거의 일로 분쟁을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다.


또 “해당 부분들은 매우 심각한 사안으로 판단되며, 리치빔 가맹본사가 아니라, 우리 죄없는 가맹점주들의 타격이 우려된다”면서 “제발 가맹점주들의 피해가 더 이상은 없길 바란다”고 토로했다.


한편, 피자나라 치킨공주 가맹점주협의회는 공정거래위원회 분쟁조정과 일방적 물류 중단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와 함께 물품 공급가격 및 품질 조정, 전단지 비용부담 및 강매 근절, 가맹사업자 단체 활동 보장 등도 요구하고 있다.


결국 리치빔의 고압적인 운영 방법과 가맹점들과 협의할 여지가 없는 태도 등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가맹점주협의회를 인정하고, 불이익 등을 주는 행위를 그만해야 한다는 지적도 포함되고 있다.


다만 리치빔 측은 모든 내용과 관련해 “할 말이 없다”는 짧은 답변만 하고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와 주장들이 오가고 있는 가운데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가맹점과 리치빔의 대화와 협의가 필수적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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