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투수코치 역임 5년
그동안 불펜의 핵심, 대부분 노장 선수들
2018시즌 평균자책점 전체 9위...이대진 코치 묵묵부답

이대진 코치(우측) [뉴시스]
이대진 코치(우측) [뉴시스]

[일요서울 ㅣ 신희철 기자]  19KIA 타이거즈는 선수단 14, 코치진 7명과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사실상 방출이다.

 

그런데 코치 명단에 이대진 코치는 없었다. KIA 타이거즈와 지난 5년 간 함께 했던 이대진 투수 코치다. 그는 201310월에 부임하여 현재까지 KIA 투수코치를 역임 중이다.

 

하지만 그동안 KIA 마운드의 성적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2017시즌 우승 때도 타격이 압도적이었지 마운드는 그렇지 못했다. 이 코치에 대한 여론과 평가도 매우 나쁘다. 기아 투수 코치로 있으면서 5년 동안 제대로 키운 투수가 없고, 투수 운영에서도 미흡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코치는 2012LG에서 은퇴를 한 뒤, 코치 연수조차 없이 바로 한화 투수코치로 부임했다.

 

 

책임자로서 책임지는 모습이 없다

 

물론 코치가 만능은 아니다. 못하는 선수들, 크지 못하는 선수들 개개인에게도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문제가 있을 것이다. 또 구단의 육성 시스템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스카우팅 과정에서 잘못한 경우도 있다. 원인은 많다. KIA 투수진이 그동안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반복되는 고충을 겪은 원인을 모두 이대진 코치에게 돌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책임자라는 측면에서 생각하면 더 이상 이유가 필요 없다. 팀의 투수코치라면 투수 파트의 총책임자다. 만약 이 코치 부임기간 동안 제대로 큰 선수들이 없다면, 이유를 불문하고 총책임자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보직이 있고 위계가 있는 것 아닌가. 모두 선수 책임, 시스템, 스카우팅 책임으로 돌린다면 투수코치라는 보직은 왜 있는 것일까.

 

게다가 올 시즌 초 143번째 경기 끝나고 얘기하자고 당당하게 굴던 이 코치는 현재 아직까지도 묵묵부답이다. 2018시즌 KIA 마운드 평균자책점은 전체 9위인데 말이다.

 

리더의 자리는 책임지는 자리다. 그렇기 때문에 이유를 불문하고 실적이 없다면 우선 책임을 져야 한다. 계속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자리만 보전하는 것은 팀의 미래도 망치지만, 더 유능한 지도자로부터 기회를 뺏고 있다는 뜻도 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더 유능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에게 자리를 내주는 것이 어떨까.

 

 

선수들 실력과 코치는 무관하다?

 

프로 운동선수들은 그 분야의 마스터들이다. 따라서 그들에게 코칭이나 지도는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프로선수들 개개인이 마스터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은 마스터들끼리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따라서 아주 작은 동작 하나, 자세, 심지어는 호흡 방법만으로도 상대와 차이가 난다. 그리고 그 작은 차이가 1등과 꼴등을 만드는 것이 프로의 세계 아닌가.

 

피겨 여왕 김연아도 어릴 때부터 외국인 코치의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피겨 불모지인 한국에서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김연아가 세계 최고의 자리에 있을 때도 그녀는 매 월 코치 비용으로만 수천만 원을 지불한다고 인터뷰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임에도 누군가 전문적으로 옆에서 동작, 자세, 세부적인 사항들을 모니터링하고 지도해줄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코치로서의 전문성, 과연 있는가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이 코치의 전문성에 의문이 든다. 자신이 잘한 것과 코칭 이론을 통해 남을 가르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다. 더군다나 이 코치는 2012년 은퇴 후 2013년 바로 한화 코치로 부임했다. 코칭에 대한 전문성 논란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코치의 실제 코칭 실력은 논외로 하더라도, 어쨌든 결과는 참담했다. 5년 동안 새롭게 자리 잡은 선발투수도, 확실한 불펜투수도 전무하다. 최근 5년 동안 KIA의 마운드를 떠올려보자. 최향남, 최영필, 김광수, 임창용 등 핵심적으로 활동한 투수들만 떠올려 봐도 이미 전성기 지나고 딱히 부르는 곳 없던 선수들이다. 저 위대한 선수들을 비하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KIA 마운드가 얼마나 허약했으면 저 선수들이 핵심 불펜이었겠느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이에 반해, 퇴보하는 모습을 보이는 선수는 너무도 많았다. 어떤 이유에선지 이 코치는 선수들의 투구 폼에 손대는 일이 많았다. 그는 2016시즌을 준비하면서 한승혁, 심동섭, 지크 스프루일의 투구폼을 교정했다. 한승혁은 제구 불량의 원인으로 지목받은 손목을 꺾는 투구 폼을, 심동섭은 디딤발이 우타자 쪽으로 열리는 것을 교정했다. 지크는 몸을 보다 세우는 투구 폼으로 개조하여 속구의 위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투구 폼을 개조했다. 그 결과 시즌 초에는 세 선수 모두 나름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이후 세 선수 모두 투구 폼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승혁의 경우 잘 던지다가도 원래 투구 폼이 나와 큰 제구 난조를 보이는 일이 있었으며, 시즌이 진행될수록 점점 그 빈도가 늘어났다. 심동섭은 막상 시즌이 시작하자 원래대로 롤백, 아니 오히려 제구력이 더 망가졌다. 지크의 경우도 바뀐 투구폼으로 삼진머신이 되었지만, 동시에 제구가 나빠지고(BB/9 3.75) 원래 주무기였던 싱커가 망가지면서(싱커 피OPS .912) 들쑥날쑥한 성적을 냈다.

 

이 코치는 2018시즌도 KIA 타이거즈 1군 메인코치로 같이 동행했다. 이때 최연소 예비역으로 5선발 요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박정수의 팔각도를 조정해 주었다. 이에 KIA 팬들은 숙제를 훌륭히 소화한 홍건희처럼 부진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결과적으로 올시즌 박정수는 초반의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날카롭던 속구 제구와 커브의 위력이 온데 간 데 없어졌다.

 

이민우와 정용운의 경우도 투구 폼 수정이 있었다고 한다. 장성호 해설위원은 KIA투수들의 구속이 전반적으로 떨어졌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로 투구 폼 수정 직후 4월 경기에서 이들의 구속은 5km/h정도 떨어져 있었다.

 

결과적으로 부임 5년 차인 코치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불펜의 핵심은 은퇴가 코앞인 43세의 임창용이다. 이유를 불문하고, 이 코치는 그 몇 년 동안 제대로 막아줄 필승 조 하나도 키우지 못한 것이다.

 

 

혹사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않은 KIA

 

이 코치는 혹사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한화 투수코치로 있던 2013시즌에는 한화 필승조인 송창식이 많은 투구 수를 던진 다음 날 송창식이 자꾸 던지려고 해서 어쩔 수 없었다는 인터뷰를 해서 비난을 사기도 했다.

 

혹사 논란은 KIA에서도 마찬가지다. 우선 올 시즌 김윤동의 불펜 소화이닝은 82.2이닝으로 최충연에 이어 2위다. 2017시즌은 77.1이닝이었다. 최근 2년간 159.3이닝으로 전체 불펜투수 중 김강률에 이은 2위다. 혹사 논란은 연투 여부도 따져야 하지만, 어쨌든 김윤동은 젊은 투수임에도 너무 많이 던지고 있다.

 

 

KIA 마운드 총체적 부실, 이제 이대진 코치가 결단할 때다

 

게다가 투수교체 타이밍과 운영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든다. 올 시즌 내내 좋지 못했던 김세현을 고집스레 올리는 바람에 팀 분위기에 여러 번 찬물을 끼얹었다. 만약 투수교체에 대해서 김기태 감독에게 전권이 있다는 소문이 사실이라면, 그 사실로도 이 코치는 사임해야 한다. 투수 교체에 대한 권한도 없고, 조언도 못하는 코치가 무엇 때문에 감독 옆에 자리하고 있단 말인가.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났다. 자그마치 5년이란 시간이다. KIA 마운드의 미래는 아직도 밝지 않다. 좋은 선수를 스카웃해야 한다는 논리는 이 코치 존재의 이유를 더욱 없게 만든다. 원래 잘하는 선수가 잘한다는 논리는, 코치가 필요 없다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시즌 종료 팀 평균자책점 5.49로 전체 팀 평균자책점 순위 9위를 기록하였다. 하지만 올 시즌 초 144번째 경기 끝나고 얘기하자고 당당하게 굴던 이 코치는 현재 아직까지도 묵묵부답이다.

 

이쯤 되면 이대진 코치는 한 번이라도 인정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결단을 보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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