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성변이 (Properties variation)展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세종문화회관은 개관 40주년 기념 전시로 오는 12월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야외공간에서 전시 물성 변이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창희 외 다수의 작가들이 참여하는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물성 변이'는 조형 작업의 기초가 되는 재료의 고유한 성질과 재료로 표현될 수 있는 다양한 느낌을 전달하는데 의의를 둔다.

 

재료는 조형 작업속에서 작가의 예술 세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본적인 요소로서 제3자가 작품을 대할 때 가장 먼저 인지하는 부분이다. 재료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조형성에 심오한 철학이나 작가관을 담는다. 따라서 재료를 선택하고 알맞게 사용하는 것은 물성의 변화와 조합이라는 결과로 드러난다. 그 현상은 작가의 필연적인 의도와 우연성을 내포하며 다양한 느낌의 작품으로 탄생된다. 작가가 재료를 사용할 때 내재된 의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탄생된 형식적 양식을 취한다. 이는 작가의 제작 경향과 성격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고려된다. 하지만 재료의 적용이 실험적 차원에만 머무른다면 작품의 완성도 차원에서 연계성과 연속성을 찾을 수 없다. 재료의 심미적 탐구에 의해 탄생된 표현 방식은 하나의 새로운 형식으로 탄생되고 밀도 있는 작업으로 이어진다.

‘물성 변이’展의 작가들은 작품 주제에 따른 표현에 한 가지 혹은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통일성, 복잡성, 미묘함을 고려한다. 이러한 효과를 얻기 위해 작가들은 여러 개의 재료를 조합하거나 단일한 재료를 사용한다. 여러 재료를 사용함으로써 조형성의 의미 전달이 재료의 상이성에 따른 부자연스러운 연출이나 느낌이 상쇄 될 수 있다. 또한 섬세한 조화를 이룰 경우 작품의 깊이를 더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한다. 반면 단일한 재료를 적용할 경우 통일성은 쉽게 도달하나 단순함과 지루함을 야기할 수 있다. 이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질감 작업이나 절단, 조합 등에 의해 복잡성과 미묘함이라는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작업을 수행한다.

조형 작업에서 재료의 형질을 변형하고 표현을 다양하게 하는 것은 작품 제작의 재미와 더불어 효과를 극대화한다. 작가의 깊은 고민과 시행착오를 거쳐 완성된 재료의 선택과 표현 방식은 결국 작가만의 교유한 표현 방식으로 발전한다. 여기서 유념해야할 점은 물성의 변화와 조합에만 전념한다면 이는 내용이 결여된 장식적 범주에 그칠 수 있다. 따라서 적용하고자 하는 재료의 조형성과 내용성이 견고하게 융합돼 일체성을 표현하고, 여기에 재료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이상적인 작업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인 작품으로는 이창희 작가의 ‘걸어가다’(스테인레스 스틸, 우레탄 도장), 이철희 작가의 ‘다비드’(스테인레스 스틸)와 ‘행복한 만남’(알루미늄, 스테인레스 스틸), 엄아롱 작가의 ‘도시를 바라보는 시선’(레코드판, 우레탄 도장), 그리고 김태인 작가의 ‘우연한 팽창’(철, 공기)이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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