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법정으로] 최초 ‘3선’ 서울시장 박원순 발목 잡는 아들 ‘병역비리’…4년째 법정 다툼
[오늘 법정으로] 최초 ‘3선’ 서울시장 박원순 발목 잡는 아들 ‘병역비리’…4년째 법정 다툼
  • 강민정 기자
  • 입력 2018-10-22 18:03
  • 승인 2018.10.22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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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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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강민정 기자] 22일 오후 2시 서울고등법원 302호에서 형사6부의 심리로 양승오(59)씨 외  6명을 상대로 한 항소심 15차 공판이 열렸다. 이들은 박원순(62) 서울시장의 아들 주신(33) 씨에 대한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한 혐의(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다.

이날 재판은 공개재판으로 치러졌다. 양 씨의 지인 등 많은 인원이 방청석을 절반 넘게 메우고 있었다. 이들은 재판 중간 피고인 측 차기환 변호사의 말에 ‘그렇지’라며 추임새를 넣거나 박수를 치는 등 높은 호응을 보였다. 한 일행은 종이에 응원 문구를 적어 코팅해온 것을 봉투에서 꺼내 응원하려다 이를 발견한 재판 관리 직원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이날 재판의 관전 포인트는 차 변호사의 ‘맹공’이었다. 대다수 재판은 검사가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고, 변호사 측은 방어적인 모습을 띠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재판에서 칼자루를 쥔 것은 차 변호사와 양 씨였다.

먼저 차 변호사는 검찰이 진행한 1차 압수 및 DW 자료의 이상을 지적하면서 “(검찰이) 원본을 압수하러 가서 압수하지 못하고 DW를 가져온 것이다. (이것으로는) 아무런 입증도 할 수 없다. 증명력이 없다”고 공격 태세를 취했다.

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방문 검색 결과에 이상을 발견했다면서 조작 가능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관해 차 변호사는 심평원 DW자료 검색 시 다른 기관은 오류가 발생하지 않았는데, ‘문준식치과의원’의 검색 결과만 이틀 사이 달라졌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앞서 이들은 병역비리 논란 당시 오쓰 정형외과의원, 자생한방병원, 혜민병원, 서울지방병무청, 명지병원 및 세브란스 병원에서 찍은 MRI 및 CT 촬영을 한 사람이 박 씨가 아닌 그를 사칭한 자라고 주장한 바 있다. 또 사칭 인물이 문준식치과의원에서 치과 진료 받은 자와 동일 인물이라고 여기고 있다.

차 변호사는 사칭 인물이 박 씨 대신 신체검사를 받았을 것이란 태도를 견지하면서 “(박 씨가) 언제라도 신체 검증에 임하면 될 일”이라고 못 박았다.

양 씨도 이를 거들었다. 그는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영상의학·핵의학과 주임과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서울대학교 대학원 의학과 박사를 수여한 전문의다. 한 마디로 의학적 지식을 보유한 인물인 것.

재판에서 박 씨의 신체검사 자료에 대한 확인이 주를 이룬 만큼, 중간마다 양 씨는 자신의 의학적 소견을 바탕으로 말을 보태는 모습을 보였다.

의학적 소견을 두고도 의견이 분분했다. 양 씨 측 소견과 검사 측이 제출한 의학 진술이 서로 엇갈리자 판사는 이 부분이 쟁점으로 여겨진다면서 “(검사는) 이런 이론을 인정하고 있느냐”고 물었고, 검사는 “우리(검사)는 아니다”라고 분명히 했다.

이에 차 변호사는 검사 측이 제출한 의학적 판결은 각자의 의견이 일치되지도, 일관되지도 않는다는 취지로 강경히 맞섰다. 그러자 검사도 목소리를 높여 “그 주장이 검사 측 주장은 아니다”라면서 “(의학) 감정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2016년 2월 17일 치러진 1심에서 이들은 700만~1500만 원 상당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미필적으로나마 공표 내용에 대한 허위 인식이 있었다고 보인다”면서 “소명자료는 근거 없는 것으로 밝혀졌고 주관적이나 추상적인 의심, 단순한 정황 등에 그친다”면서 유죄를 인정했다. 

박 씨의 병역비리 의혹은 지난 2012년 당시 국회의원이던 강용석(49) 변호사가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논란이 커지자 박 씨는 다음해 2월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MRI를 촬영하는 등 공개 검증에 임했으나 ‘대리 신검(신체검사)’ 등 불씨는 쉽사리 꺼지지 않았다.

한편 양 씨 등 피고인들은 2014년 지방선거 때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됐고, 재판은 2015년 1월부터 시작됐다. 이후 항소심 진행 등 약 3년간의 시간 동안 재판을 지속하고 있다.
 
강민정 기자 kmj@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