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부터 9회까지 안우진 철벽투...5-2 한화 제압
김규민 4회 2타점 결승타
27일부터 인천에서 플레이오프

승리투수 안우진 [뉴시스]
승리투수 안우진 [뉴시스]

[일요서울 ㅣ 신희철 기자] 1999년생들의 포스트시즌이었다. 23일 준플레이오프 경기에선 이례적으로 10대 투수가 자그마치 3명이 등판했다. 박주홍, 이승호, 안우진이다. 하지만 이 어린 선수들이 이날 경기를 지배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선발투수는 박주홍 대 이승호였다. 큰 경기인 포스트시즌 선발투수로는 낯선 이름들이다.

 

23일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한화와 넥센은 각각 19세 투수들을 선발로 등판시켰다. 1패는 곧 탈락인 한화로서는 매 경기 배수의 진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었다. 반대로 1승만 더 추가하면 플레이오프에 올라가는 넥센이었다. 확실하게 경기를 잡아야 하는 양팀이었다. 그럼에도 양팀은 19세 투수들에게 마운드를 맡겼다.

 

큰 경기인만큼 양 팀 영건들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컸다. 아무리 구위가 좋아도 경험이 없기 때문에 흔들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은 씩씩했다. 특히 이승호를 이어 나온 넥센의 또다른 10대 투수 안우진은 인생투를 펼쳤다.

 

넥센 선발 이승호는 초반부터 크게 흔들렸다. 선두타자 정근우가 초구를 받아쳐 2루타로 진루했다. 이후 좀처럼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했다. 2번 이용규의 볼넷. 호잉을 삼진으로 잡았으나 김태균에게 다시 볼넷을 허용했다. 1사 만루의 기회에서 한화는 5번 이성열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하주석이 유격수 땅볼로 아웃되면서 더이상의 기회는 살리지 못했다.

 

이에 반해 한화의 박주홍은 차분하게 출발했다. 어린 선수답지 않게 좋은 제구를 보였다. 김하성을 삼진, 서건창을 투수 땅볼로 잡은 다음 샌즈를 중견수 플라이아웃으로 잡았다. 큰 경기 부담에도 불구하고 초반부터 삼자범퇴로 깔끔한 마무리를 했다.

 

3회에 넥센은 동점을 만들었다. 임병욱이 선두타자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후 김규민이 포수 플라이아웃으로 물러났으나 임병욱의 도루 때 박주홍의 실책으로 주자는 3루에 갔다. 9번 김재현은 여기서 번트를 댔고 임병욱은 홈을 밟았다.

 

4회 한화는 다시 기회를 잡았다. 선두타자 이성열이 안타로 출루했고 하주석의 안타로 무사 1, 3루의 기회를 잡았다. 최재훈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고 선발 이승호는 마운드를 안우진에게 물려줬다. 안우진은 김회성에게 유격수 땅볼을 허용하여 1점을 줬지만 후속 정은원을 삼진으로 가볍게 처리하고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한화의 리드는 바로 4회 말에 깨졌다. 박병호가 볼넷으로 출루했고 5번 송성문이 안타를 쳤다. 김민성이 아웃됐지만 임병욱이 몸에 맞는 공으로 2사 만루가 됐다. 타석에는 김규민. 결과적으로 오늘 경기의 결승타 주인공이 됐다. 김규민은 중견수 앞 적시타를 쳐서 2점을 불러들였다. 2-3 넥센 리드. 한화 선발 박주홍은 여기까지였다. 역전을 허용한 후 김민우로 마운드를 넘겼다.

 

2-3의 팽팽한 승부는 8회 말 넥센이 종지부 찍었다. 임병욱이 결정적인 2타점 적시 3루타로 승부의 추를 넥센으로 가져왔다.

 

마지막 9회 초. 4회 1아웃부터 마운드를 이어 받은 안우진은 9회까지 넥센의 마운드를 책임졌다. 선두타자 강경학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정은원, 정근우, 이용규를 모두 플라이아웃으로 처리했다. 결국 안우진은 5.2이닝을 던져, 이날 경기의 승리투수이자 준플레이오프 4차전의 영웅이 됐다.

 

이날 안우진의 피칭은 가히 인상적이었다. 5.2이닝 22타자를 상대하며 투구수 72개,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의 놀라운 피칭을 선보였다.

 

이에 반해 한화 영건 박주홍은 깔끔한 초반을 시작했지만, 3.2이닝 3실점(2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박주홍을 이어서 한화는 김민우, 임준섭, 박상원, 김범수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8회 위기 때 정우람을 올리지 않아 쐐기 2점을 실점하여 오늘 경기의 아쉬움을 남겼다.

 

이제 넥센은 인천으로 자리를 옮긴다. 오는 27일부터 SK와 플레이오프를 시작한다. 넥센의 젊은 선수들이 플레이오프에서도 두각을 나타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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