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계기 부동산투자 전략


‘이명박(MB)’하면 떠오르는 재테크 관련 첫 단어는 단연 ‘부동산’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부동산시장이 워낙 ‘탄압’을 받다보니 기대가 큰 게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 당선인공약을 봐도 수혜를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 적잖다. 하지만 당장 부동산시장에 대호황을 기대하긴 어렵다. 먼저 이 당선인의 부동산정책은 규제를 통한 수요조절보다 공급확대를 통한 시장형성이 핵심이다. 또 신도시보다는 도심재개발을 통해 기존 주택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이다. 따라서 재개발혜택을 노리는 투자전략이 먹혀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금리가 오르고 있고, 경기상황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신경을 써야한다. 은행 대출 등 빚을 내거나 섣불리 목돈을 투자하는 건 그리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MB시대’ 부동산재테크전략에 대해 알아봤다.


포인트 1규제 풀리는 물건을 골라라

‘MB시대’ 부동산정책의 가장 큰 줄기는 규제완화다. 이 당선인은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 도심주택공급을 늘리겠다”고 누누이 얘기해 왔다. 때문에 재개발·재건축은 대표적인 규제완화 기대상품으로 꼽힌다.

그러나 문제는 적절한 때를 잡는 일이다. 규제완화가 본격 드러나지 않은 부동산상품에 섣불리 투자하면 낭패 보기 십상이다.

장밋빛 전망만 믿다간 졸지에 몫 돈이 묶일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투자시점을 놓치면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된다. 먼저 투자한 이
들의 배만 불려주는 꼴이 되는 셈이다. ‘상투’를 잡거나 막차를 탄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는 누구나 망설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어떤 부분에서 언제 규제가 풀리고, 그 폭은 어느 정도인지, 또 파장은 얼마나 클지 철저히 지켜보고 투자분석을 해야 한다.


포인트 2세금정책 변화 따져 매매하라

규제완화정책의 첫 수혜 부문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세금이다. 그중에서도 양도소득세율 인하가 눈길을 끈다. 여야 정치권은 1주택 보유자의 양도세 비과세 요건 중 ‘2년 거주’ 조건을 없애는데 합의한 상태다. 2년 거주요건이 적용되는 곳은 경기도 분당 등 1기 신도시 5곳 가운데 일부 지역과 서울·과천 등지다.

이 방안이 확정돼 이들 지역에 대한 부동산수요가 늘 것으로 점쳐진다. 3년 동안 갖고 있기만 하면 집값 중 6억원 이하 금액에 대해선 양도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종합부동산세 완화도 지켜봐야할 대목이다. 양도세 인하와 함께 종부세마저 내린다면 고가주택매물이 줄어들 수 있다.

굳이 매물을 내놓을 필요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 확대는 약 10만 가구가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영향은 미지수다. 부동산투자 때 신중을 꾀해야하는 대목이다.


포인트 3‘역세권 재창조’ 공약 주목하라

‘MB부동산 공약’ 가운데 크게 주목을 받지 않은 항목이 있다. ‘역세권 재창조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이 정책은 도심안팎의 역을 대상으로 지하에 교통시설을 배치하고 지상엔 고밀도 주상복합건물을 짓는다는 방안이 골자다.

역사 위 지상공간엔 상업·업무·주택이 혼합되는 고밀도건축물을 지어 개발면적을 최소화하겠다는 것.

신설될 역뿐 아니라 대도시권 재개발 전철역사도 그 대상이다.

게다가 이 당선인은 서울시장 재직 때부터 도심재개발을 여러 번 강조해왔다. 외곽신도시보다는 도심재개발을 통해 주택공급을 늘리자는 게 그의 지론
이다.

도심재개발과 역세권 재창조프로젝트가 맞물려 이뤄질 경우 도심역세권이 새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런 공약들은 아직까지 구체화되지 않아 새 정부의 건설·부동산정책과 조세정책 등에 귀 기울여야 한다.


포인트 4계속되는 대출규제 고려하라

고가주택시장이 살아나느냐는 대출규제와 맞물려 있다.

큰돈을 빌리지 않으면서 값비싼 집을 살 수 있는 수요층은 극히 제한돼 있는 까닭이다.

지난해 소형 집 값 상승세가 강했던 것도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규제로 중·대형 평형 주택수요가 줄어든 데서 비롯됐다.

대출규제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집값안정은 대출규제를 통해서 하겠다”고 밝혀 이런 흐름을 잘 뒷받침해준다.

정부는 지금의 대출규제는 선진국 등 외국사례를 참고로 해 결정했다고 주장한다. 미국도 주요 시중은행은 DTI 40% 비율을 원칙으로 주택담보대출을 하고 있다. 40%가 넘으면 국세청의 특별한 관심을 받게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건설업계가 지방의 미분양아파트 해소를 위해 끊임없이 대출규제완화를 요구하고 있어 당분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포인트 5고금리 넘을 부동산상품 찾아라

금융권의 금리상승세가 무섭다. 지난해 1월 6.11%였던 주택담보대출금리가 11월엔 6.59%까지 올랐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금리를 꼽는다. 주택담보대출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 부동산값이 오르기는 쉽지 않
다.

금리상승기의 부동산투자기법에 대해 여러 시각들이 있다.

한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올라간 대출금리를 세입자들에게 떠넘길 수 있는 금리 헤지 상품을 찾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월세수입을 올릴 수 있는 오피스텔이 대표적인 금리 헤지 상품이라는 게 관계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올해 오피스텔은 예년보다 입주물량이 적어 임대료와 매매가상승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 밖에 신흥오피스지역으로 임대수요가 높은 서울 구로·가산디지털단지 부근에서 소형주택을 사들여 월세를 놓는 것도 재테크의 한 방법이다.


#대운하 미끼 ‘기획부동산’ 활개

#사례 1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에 사는 김선호(48ㆍ가명)씨는 지난달 서울 강남에 있는 G부동산컨설팅회사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경기도 여주군 점동면 일대의 1000㎡짜리 임야가 8000만원에 나왔다’며 한반도대운하 건설 수혜지역이어서 투자가치가 높으니 상담을 받으라는 내용이었다.

최근 현장을 찾은 김씨는 컨설팅회사가 기획부동산이란 사실을 알았다. 김씨가 계약금을 준 땅은 기획부동산업소가 1만㎡의 토지를 쪼갠 것이다.

땅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데다 주변에 도로, 수도시설이 없어 집이나 다른 건물을 도저히 지을 수 없는 이른바 ‘맹지’였다.


#사례 2

부동산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직장인 윤영철(40·경기 수원·가명)씨 역시 N영농법인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충북 충주시 장천리 일대에 땅을 싸게 내놓았다’며 기회가 되면 상담을 한번 받으라는 한통의 전화를 받은 것이다. 그는 영농법인이란 말이 믿음직스러워 상담을 받기로 마음먹었다.

이 일대 임야시세가 3.3㎡당 8만원인데 법인이 내놓은 땅의 보유지분은 5만원수준이었다. ‘대운하 물류기지조성 예정지여서 투자가치가 높다’는 말도 곁들였다.

윤씨는 ‘3만원 차익’만 생각하고 3300㎡을 5000만원에 샀다.

윤씨는 최근 자신이 산 땅의 시세를 알아보기 위해 현지 부동산중개업소를 방문했다.

현지인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은 땅이라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윤씨는 순간 ‘당했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대운하지역 땅 사세요” 전화 주의

이처럼 대운하건설을 빌미로 수혜지역을 무대로 기획부동산들이 활개치고 있다.

기획부동산의 주 활동무대는 경기도 여주군·양평군·광주시와 충북 충주시 일대다. 이곳은 모두 대운하 수혜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여주군의 경우 지난해 12월 여주군 전 지역 토지거래신고건수는 1335건. 11월 1082건보다 크게 불었다.

최근엔 기획부동산업소들이 단체이름을 지역의 ‘영농조합법인’으로 속이고 주민들에게 접근, 여주지역은 아무 쓸모없는 ‘맹지’조차 값이 치솟고 있다.

지난해 초 경기도 양평군 임야 2만㎡를 쪼개 팔던 P모 업체도 최근 상호를 J모 기업으로 바꿔 다시 재분양에 나서고 있다.

여주군 산북면 임야 17만㎡를 쪼개 팔던 O모 업체도 상호를 K모 기업으로 바꾸고 인터넷으로 분양광고를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획부동산업소들의 전화마케팅이 기승을 부려 주의가 요망된다.

이에 따라 부동산전문가들은 무작정 전화를 걸어 부동산 사기를 권한다.

한 부동산전문가는 “대운하 관련의 섣부른 기대감으로 투자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면서 “그러지 않으려면 대운하 주변 땅이라면 철저한 사전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 여주군, 양평군, 광주시 등은 지난달 23일 부동산투기조짐을 띄는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중개업소 및 현장특별점검을 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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