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M&A는 기업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쟁력 싸움으로 까지 치닫고 있다.
올해 국내 M&A시장의 관심은 온통 3개의 메가톤급 매물에 쏠려 있다. 현대건설, 하이닉스, 대우조선해양이 그 주인공으로 이들 중 하나만 인수에 성공해도 재계 서열이 바뀔 정도의 메가톤급 매물이다.
시장에서는 현대건설과 대우조선해양 중 한 곳이 가장 먼저 공식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건설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건설회사다. 시공능력은 물론 수익창출력에서도 업계 톱이다. 어디라도 현대건설을 인수하기만 하면 단번에 국내 건설업계의 강자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세인의 관심은 현대그룹과 범현대가 간의 대결에 더 몰려 있다. 옛 현대그룹의 모태인 현대건설을 되찾아 그룹의 정통성을 이을 데가 둘 중 어디일까 하는 것.
특히 현대건설은 현대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현대상선 지분 8%를 보유하고 있어 현대중공업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면 현대그룹 전체가 현대중공업 품에 들어온다. 현대중공업은 KCC 등 범현대가 지분을 합쳐 현대상선 지분을 이미 30% 넘게 보유하고 있다.
시장이 가장 유력하게 보는 시나리오는 KCC가 현대건설 인수전 전면에 나서고, 풍부한 자금력을 가진 현대중공업이 측면 지원하는 것이다. 차기 정권의 심장부에 편입된 현대중공업의 오너가 정치적으로도 민감한 현대건설 M&A 전면에 나서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신 현대중공업은 현대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현대그룹 경영권을 차지함으로써 옛 현대그룹의 정통성을 되찾는다는 구도다.
하지만 실제 매각작업이 시작되면 현대건설 M&A 판도는 어떤 변수가 생길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현대건설 부실화에 대한 구사주 책임 문제에 있어 지금의 현대건설 뿐 아니라 현대중공업 등 범현대가 역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시장의 관심권에서 떨어져 있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잠재후보군이 치밀한 준비를 마치고 깜짝 등장할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 기업역량에 비해 건설 비중이 미미한 기업집단들의 행보도 주목된다.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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