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감 총정리] 20일간 전쟁 ‘사립유치원VS서울교통공사’… 결국 ‘용두사미’로 끝나나
[2018 국감 총정리] 20일간 전쟁 ‘사립유치원VS서울교통공사’… 결국 ‘용두사미’로 끝나나
  • 박아름 기자
  • 입력 2018-10-26 16:35
  • 승인 2018.10.26 18:17
  • 호수 1278
  •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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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식 대안’ 유치원 비리에 ‘기약 없는’ 고용세습 의혹 국조까지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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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박아름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사실상 첫 국감이 별 소득 없이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거대 양당이 각각 사립 유치원 비리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의혹을 들고 나오며 의제 대결을 예고했지만 정국을 뒤흔들 정도의 한 방이 없었다는 지적이다. 국감 초반 더불어민주당은 사립 유치원 비리를 터트리며 민생 챙기기에 주력하는 듯했다. 그러나 국감 종료 5일을 앞두고 급하게 내놓은 백화점식 대안에 비판적 시각이 적지 않다.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논란도 4당의 공조로 이목을 끌었으나 구체적 성과는 없었다. 맹공세를 펼쳤던 공공기관 고용세습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가 사실상 국감 후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여당의 입장에서는 당장국조는 방어했지만, ‘고용악화속에서 벌어진 고용세습에 대해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다는 지적은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유치원 비리 보름 만에 당정협의가용 수단 총동원했지만 실행 의지글쎄
서울교통공사, 현 시점 국조는 무리단언했지만정의당까지 등 돌려 고립무원


더불어민주당은 국감 초반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삼성 저격수로 평가받던 박용진 의원이 국감 직전 사립 유치원 비리 토론회를 개최하며 군불을 땠고, 국민 여론의 반발과 의제화 및 정부·여당의 대응까지 이어졌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지난 1025유치원 비리 근절 대책 당정협의를 열고 대책을 내놨다. 사립 유치원 비리 사태가 터진 지 보름 만이다.


원장들 입김에 뒷짐져 놓고
이번에도 부실대책 논란

 

당정은 현재 25%인 유치원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을 2021년까지 40%로 높이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의 기존 목표는 2022년이었는데, 이를 1년 앞당긴 것. 특히 국가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을 단계적으로 도입, 2020년부터 모든 유치원이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이 밖에 비위 명단 실명 공개 사립유치원 공영형 운영 집단 휴·폐원 금지 누리과정지원금 보조금으로 변경, 목적외 사용 시 처벌과 교육청의 감사결과 공개 등 정부의 관리감독 강화 방안도 포함됐다. 교육당국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한 셈이다.

사립 유치원 비리는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2년 정부의 누리과정 예산지원이 시작된 때부터 사립 유치원의 공공성 및 투명성에 대한 강화 목소리가 높았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인 지난 2월에도 이미 사립 유치원 비리 문제가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이 때문에 이 같은 정부·여당의 대응에 여전히 불신(不信) 어린 시각이 팽배하다. 원장들의 입김과 유착 관계 등에 밀려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가 이제야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아니냐는 비판이다. 정부·여당이 방관한 동안 연간 2조 원의 사립 유치원 지원금이 흡사 검은돈처럼 새 나간 점은 국민 여론의 분노를 더욱 부채질 하고 있다.

내놓은 방안마저 지나치게 백화점식이라는 지적도 크다. 국감 중 그럴싸한 방안으로 큰불은 진압했지만, 국감이 끝난 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것. ‘양적 확대만 강조해 각종 부작용을 초래한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다.

우선 당정의 계획대로 국·공립유치원을 당장 내년에 두 배로 늘리기 위해선 2000억 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에 대한 구체적 재원 마련 대책은 없었다. 여기에 교사 추가 수급 대책도 행정안전부와 협의할 것이라며 추후 대응으로 일단락됐다.

국감이 끝난 후 예상되는 사립 유치원의 집단 반발에 대해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점도 사립 유치원 문제가 또 다시 침잠될 수 있다는 우려에 불을 지피고 있다. 현재는 여론의 집중 포화로 고개를 숙이고 있지만, 국감이 끝나면 지난 2월과 마찬가지로 사립유치원 운영자 집단의 조직적 저항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정부 대책이 발표되자마자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사립유치원의 생존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정부 조치에 충격과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여전히 몽니를 부리고 나선 점이 그 증거다.

결국 정부·여당의 실행 의지가 관건이다. 만약 국감 후 또다시 유야무야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렸다는 사립 유치원 문제를 정쟁 도구로 활용한데 그치는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4당 고용세습 국조 요구에도
표리부동민주당, 도마 위

 

서울교통공사 친·인척 채용 비리 의혹 건으로 촉발된 공공기관의 고용세습논란 막판까지 야당의 맹공세가 펼쳐지고 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야 3당은 앞서 공동으로 고용세습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자유한국당을 필두로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4당은 주요 공공기관의 친인척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 중이다. 25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 국무총리 비서실, 국민권익위 대상 종합국감에서도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공격이 치열했다.

자유한국당 김성원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이번 국감 중 공공기관의 고용세습 비리에 대한 정황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국무조정실도, 공공기관에 대한 관리감독을 해야 하는 기획재정부도, 국가경쟁력을 좀먹는 부정부패를 감사할 감사원도 사전에 적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또한 26일 공공기관 고용세습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모두 성사시키겠다는 다짐을 내놨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바른미래당은 고용세습 국조와 사법농단을 제대로 재판할 특별재판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거듭 밝혔다.

여기에 정부·여당의 우호 세력으로 분류되던 평화당과 정의당마저 국조 요구에 동참한 것은 민주당에게 난감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도 공공기관에 친인척들이 먼저 입사해 있다고 해서 후속으로 채용을 원하는 친인척들이 역차별을 받아선 안 되지만 특혜를 받아선 더더욱 안 된다여러 의원들이 지적하듯 공공기관의 친인척, 고용세습 제보가 잇따르고 있는 만큼 이 기회에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야3당의 국조 요구서 제출에는 동참하지 않았지만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정부·여당에 고용세습에 대한 국조를 공식 요청했다. 정의당은 친인척 고용세습 의혹은 국정조사까지 해서라도 진실을 밝혀야 할 사안이 명백하다고 판단한다노동의 정의와 청년의 미래를 바로 세우기 위해 노조든 경영진이든 어떤 의혹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야 4당이 공공기관 채용 비리 의혹을 파헤칠 국조의 필요성에 뜻을 모았다는 점만으로도 민주당이 사실상 국조 불가의 기존 입장만 되풀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서울교통공사의 고용세습 의혹이 공공기관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점도 민주당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심재철한국당 총력집중했던
예산 부당 사용의혹 어디에

 

현실적으로도 국조 요구에 계속해서 모르쇠로 일관할 경우 소수 여당으로서 예산 정국을 뚫고 나갈 동력 확보가 어려워진다. 결국 여론 동향과 정기국회 예산 정국을 앞두고 야권의 협조를 얻어내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타협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국조 실시 여부 문제를 국감을 끝내고 재논의하자고 밝힌 것도 이런 현실적 고민이 반영된 결과로 읽힌다.

다만 민주당이 당장국조 추진에 합류할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가뜩이나 고용악화속에서 고용세습논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하반기 정국 주도권을 야권에 통째로 빼앗길 수 있다.

홍영표 원내대표가 야4당의 국조 요구가 있던 지난 1022일에도 재차 유보적 태도를 보인 것이 이 같은 전망을 방증한다. 여야 원내대표는 지난 1022일 비공개 회동을 갖고 고용세습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여부를 논의했으나, 민주당이 채용 비리 자체는 뿌리 뽑아야 할 적폐라고 하면서도 현 시점에서의 국조는 거부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비공개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일단 국정감사가 진행 중이므로 국감 결과를 보고 필요하면 다시 논의하자고 정리했다국감이 며칠 더 남았으니 야당이 충분히 더 문제를 제기할 것이고, 정말 필요하다면 우리도 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런 면에서 민주당의 태도에 표리부동의 전형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모양새다. 당초 거짓 선동이라며 몰아세우더니 야3당의 공조가 시작되자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

국회법상 국조는 재적 의원 4분의1 이상이 요구하고 본회의에서 과반이 의결하면 개최할 수 있다. 본회의 안건에 오르려면 여야 합의가 필요해 민주당의 동의 없는 국조는 현실화하기 어렵다.

애초 이번 국감에서 최대 관점 포인트로 지목됐던 심재철 한국당 의원 발() ‘청와대 친문 인사 예산 부당 사용 의혹심 의원의 비인가 자료 유출 여부로 변모, 쟁점화되며 별다른 추가 이슈 없이 막을 내렸다. 당초 심 의원의 고발로 한국당은 이에 당력을 총집중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여당이 심 의원의 자료 취득 과정을 이슈화하자 주도권을 빼앗긴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심 의원의 비인가 재정정보 유출 사건은 기재위에서 국지전을 유발했을 뿐 전체 국감 무대에서 주요 현안으로 다뤄지지는 않았다.

 
박아름 기자 pak502482@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