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 vs 영창건업, 새만금방수제 사망사고 책임 공방
삼부토건 vs 영창건업, 새만금방수제 사망사고 책임 공방
  • 김은경 기자
  • 입력 2018-10-26 16:50
  • 승인 2018.10.26 18:17
  • 호수 1278
  • 42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엇갈리는 입장에 민사소송까지 ‘진흙탕 전개’

[일요서울|김은경 기자] 삼부토건과 영창건업이 2015년 전라북도 새만금방수제 공사 현장에서 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책임 소재를 다르게 지목하고 있어 논란이다. 영창건업은 삼부토건이 ‘건축물의 구조안전 및 내진 설계 확인서’를 농어촌공사에 제출해 승인을 받아야 함에도 이를 제출하지 않고 건축 승인을 받아 건축법을 위반했으며 설계상의 문제가 사고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고 주장한다. 또한 영창건업은 사업 시행자인 농어촌공사가 삼부토건으로부터 받아야 할 내진 설계 확인서가 누락됐음에도 불구하고 실시계획을 승인해 건축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시공사인 삼부토건은 하도급업체인 영창건업의 재하도급 업체에서 설계도상의 규격과 다른 규격의 강관을 제작해 현장에 설치했고, 그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삼부토건  “영창건업 과실로 사고 발생…책임 떠넘긴 적 없어”
영창건업  “삼부토건이 중소기업에 사고 책임 떠넘기며 갑질”

한국농어촌공사는 지난 2010년 전라북도 군산시, 김제시, 부안군(새만금지구 공유수면)에 위치한 새만금방수제 만경 3공구 건설공사를 설계·시공 일괄 입찰 방식으로 수주를 진행했다. 이 사업을 도급순위 59위 삼부토건이 수주했다.

영창건업은 삼부토건과 자재납품 및 설치계약을 체결한 하도급 업체이며 영창건업은 도급받은 공사 일부를 연성스틸건설에 일괄 재하도급을 주고 철골, 도장, 테크공사를 하도록 했다.

영창건업 “주요 서류 누락이 사고 원인”

문제는 2015년 10월 12일 전라북도 새만금방수제 공사 현장에서 3명의 사상자를 낸 안전사고가 발생하면서 시작됐다. 책임 소재를 다투는 과정에서 양측의 불협화음이 이어졌다. 

영창건업은 삼부토건이 해당 공사를 설계·시공 일괄하는 자로서 전축법 제 11조 1항, 제 48조 제2항 등에 따라 ‘건축물의 구조안전 및 내진 설계 확인서’를 농어촌공사에 제출해 승인을 받아야 함에도 이를 제출하지 않고 건축 승인을 받아 건축법을 위반하고 사고의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영창건업은 농어촌공사가 새만금법 제54조에 의거해 해당 공사의 승인 및 감리 등 사업 시행에 대한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는 사업 시행자로서 위의 서류를 제출받아야 함에도, 서류가 누락된 채 실시계획을 승인해 건축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삼부토건과 농어촌공사가 설계상 오류가 있는 도면으로 정확한 철골구조물 구조 계산을 하지 않고 시공해 붕괴를 초래했으며 3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키는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영창건업은 양측이 이를 은폐하기 위해 힘없는 하청업체 영창건업에 책임을 떠넘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영창건업은 지난 8일 정의당 공정경제민생본부가 주최한 ‘대기업 갑(甲)질피해 2차 증언대회’에서 “삼부토건이 부당하게 계약을 해지하고 부실설계에 따른 책임을 하도급업체에 전가했다”며 부당하게 갑질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삼부토건은 사고 발생 후 사고원인에 대해 조사를 하던 중 영창건업으로부터 재하도급을 받은 연성스틸건설이 설계도상의 규격과 다른 규격의 강관을 제작해 현장에 설치했고, 그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반박했다.

삼부토건 “규격과 다른 강관이 사고 원인”

삼부토건은 “연성스틸이 영창건업으로부터 전달받은 설계도상의 규격과 다른 두께와 재질로 탄소 강관을 제작했음에도 마치 설계도상의 규격으로 제작된 강관인 것처럼 삼부토건을 속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영창건업은 연성스틸이 제작해 현장에 설치한 강관의 두께와 재질을 확인하고 계약상 공급하기로 한 규격의 강관이 설치되도록 감독해야 함에도 이를 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는 설명이다.

삼부토건이 건축물 허가절차에 위반했다는 영창건업의 주장에 대해 삼부토건은 “실시 설계 당시 구조검토서를 농어촌공사에 제출했다”고 부인했다. 이어 “삼부토건이 붕괴사고의 책임을 힘없는 하청업체에 떠넘기고 있다는 것은 영창건업의 일방적이고 사실을 왜곡하는 주장에 불과하다”고 했다.

또한 삼부토건은 “사망 근로자 유족과의 합의, 피해자에 대한 치료비 부담 및 사고로 인한 임시조치, 재시공 등 사고로 인한 사후조치 및 모든 비용을 부담했다. 하지만 영창건업과 연성스틸건설은 사고에 주 원인을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도 전혀 책임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고 비난했다.

한편 서류를 제출받지 않아 건축법을 위반하고 사고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에 대해 사업 시행자인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구조 설계서는 2010년에 이미 작성을 했다. 구조기술사가 요약한 확인서 한 장짜리 서류다. 서류는 받지 않았지만 원래부터 작성은 다 돼 있었다”고 해명했다. 결국 서류는 작성이 돼 있었으나 받지는 않았다는 것.

사고 후 삼부토건과 재하청업체 대표 이모씨, 삼부토건 현장소장 정모씨는 2016년 11월 30일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의 “구조물 설계상의 문제가 이 사건 붕괴 사고의 원인 중의 하나인바”라는 판단에 따라 업무상과실치사. 업무상과실치상, 산업안전법위반으로 금고 10월에 2년간의 집행유예를 받는 등 형사처벌을 받았다.

삼부토건은 원수급인으로서, 삼부토건 현장소장은 공사현장의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서 붕괴사고의 원인이 된 강관이 설계도면과 일치하는 재질과 규격으로 제작됐는지를 확인할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관리 소홀)로 유죄가 인정됐다. 영창건업과 연성스틸 대표이사는 설계도서에 맞지 않는 강관기둥을 제작해 납품한 것으로 인해 이 사건 붕괴사고가 발생했음이 인정돼 유죄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사건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삼부토건은 부실자재를 제작, 납품 및 시공한 연성스틸건설과, 연성스틸건설에게 건설산업기본법 제29조 제1항을 위반해 일괄 재하도급을 하고도 제대로 감독하지 않았다는 이유와 불법행위 및 채무불이행 등을 이유로 삼부토건이 입은 손해를 배상받고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김은경 기자 ek@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