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공기업 등 고용 난장판 실태
공공기관·공기업 등 고용 난장판 실태
  • 강휘호 기자
  • 입력 2018-10-26 17:50
  • 승인 2018.10.26 18:16
  • 호수 1278
  • 3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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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부터 공공기관 전체로 고용 세습 의혹 확대
자유한국당 김성태(오른쪽), 바른미래당 김관영(가운데),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가 지난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공기관 채용비리·고용세습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자유한국당 김성태(오른쪽), 바른미래당 김관영(가운데),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가 지난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공기관 채용비리·고용세습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서울교통공사 고용 세습 논란으로 촉발된 채용 비리 관련 의혹이 공공기관 전체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올해 3월 무기계약직 직원을 대규모 정규직으로 전환했는데, 대상이 된 직원 1285명 가운데 108명이 직원의 친인척이라는 의혹이 불거져 나온 것이다. 또 한국남동발전, 한국가스공사, 한국도로공사 등에서도 고용 세습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공공기관 채용 실태와 관련한 확실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 “친·인척 정규직 전환 잔치”
서울시·여당 “우선 감사원 조사 결과부터 지켜보자”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의혹은 일파만파 번져나갔고 국정조사까지 요구되고 있다. 지난 22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은 ‘서울교통공사 등 공공기관의 고용세습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요구서’를 공식 제출했다.


조사의 목적은 “서울교통공사가 지난 3월 정규직으로 전환한 무기계약직 1285명 중 108명이 기존 직원의 자녀·형제·배우자란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고, 정규직 전환 업무 책임자인 인사처장의 배우자도 조사 명단에서 누락된 점까지 확인되는 등 서울교통공사의 발표에 신뢰성이 없고, 그 규모도 방대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아울러 요구서는 “지난해 12월 말 정규직 전환 관련 노사협상 과정에서 노동조합 간부 등이 불법적 실력행사를 벌였고, 서울특별시의 무리한 정규직 전환도 있었으며, 일부 정치권과 단체 출신 인사들이 공사에 들어와 정규직 전환 농성을 주도했다는 의혹마저 제기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와 공공기관의 부정부패 의혹이 드러날 때마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여론을 의식한 감사원 감사 요청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번 사건의 심각성과 유사 사건들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등을 고려해 신속하고 객관적인 국회 국정조사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서울교통공사와 서울특별시 산하 공기업의 무기계약직 채용, 정규직 전환 과정, 7급보의 7급 전환 과정에 관련한 서울시, 공사 및 노조의 행위 전반 ▲서울시의 정규직 전환 방침 공문 등 서울시의 정규직화 정책 관련 사안 전반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번져가는 의혹들

 

더불어 ▲여타 서울시 산하기관의 무기계약직 등 채용 및 정규직 전환 과정 관련 사안 전반 ▲2018년 3월 1일 정규직 전환 직원들과 서울시 및 관련 기관, 직원, 노조 등 관련성 전반 ▲국가 및 지방 공공기관 등의 정규직 전환 관련 사안 전반 ▲특별위원회가 조사 상 필요하다고 의결한 사항을 범위로 한다.
특히 친인척 특혜 채용 논란에 휩싸인 서울교통공사는 한 해 인건비로만 1조 원 넘게 펑펑 쓰면서도 정작 시민 안전과 직결된 CCTV는 예산이 없다면서 교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더욱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22일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에 따르면 서울 1~8호선 역사 내 CCTV 1만 644대 중 95.6%인 1만 173대는 50만 화소 미만의 CCTV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동차 내도 마찬가지다.


실제 서울교통공사는 평균 연봉만 6791만 원에 이르고 올해 인건비 지출 예산은 1조 1307억 원으로 운수 수익예산 1조6955억 원의 66.7%에 달한다. 박재호 의원은 “직원 연봉은 수천만 원이나 챙겨 주면서 시민 안전의 핵심인 CCTV는 예산이 없어 설치하지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당장 시민 안전과 직결된 고화질 CCTV부터 설치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논란은 대한적십자사와 한전KPS, 한국가스공사 등 공기업 전체로 퍼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 22일 대한적십자사 경남지사 채용 부정 의혹을 제기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장석춘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전KPS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2018년 10월까지 기존 직원의 친인척 40명이 채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 중 11명은 비정규직인 기간제로 입사했다가 올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8월 비정규직 1245명 중 1203명을 정규직 전환 대상으로 확정했는데,  25명이 가스공사 임직원 24명의 부모, 배우자, 형제·자매, 사촌 등 4촌 이내 친·인척으로 드러났다는 것이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적이다.

 

진실 규명 요구 높아

 

한국남동발전도 정규직 전환 추진 중인 비정규직에 재직자 친인척 7명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도로공사에서도 올해 4월 정규직이 된 민원 상담이나 수출 등 보조직 58명 중 4명이 기존 직원 친인척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장석춘 한국당 의원은 지난 2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기관 61개 공공기관에 대해 친인척 채용 현황자료를 요청했고 하루 만에 24개 기관으로부터 답변을 받았다.


한전KPS, 한전 의료재단의 한일병원, 한국세라믹기술원에서 친인척 채용 현황을 확인했지만 일부 공기업에서는 전수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해당 자료를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세습 의혹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해당 사안이 문재인 정부 고용비리 전체로 확대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정치권은 야당이 연합해 당력을 집중하는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서울교통공사를 둘러싼 의혹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우선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감사원에 서울교통공사의 고용 세습 의혹 관련 감사를 공식 청구하기로 했다. 다만 서울시는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의혹과 관련해 감사원 감사를 통해 진실을 명백히 밝히되 일부 정치권의 의혹 제기가 거짓일 경우에는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윤준병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감사원 감사를 통해 진실을 명백히 밝히고 문제가 드러난다면 관련자들을 일벌백계할 것”이라며 “하지만 무책임한 정치공세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향후 분명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