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병역 의혹’ 논란서 언제쯤 자유로워지나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병역 의혹’ 논란서 언제쯤 자유로워지나
  • 강민정 기자
  • 입력 2018-10-26 18:39
  • 승인 2018.10.26 19:10
  • 호수 1278
  • 3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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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신검했지만 ‘대리 신검’ 주장하며 여전히 법적 공방
박원순 서울시장 [뉴시스]
박원순 서울시장 [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지난 22일 오후 2시 서울고등법원 302호에서 형사6부의 심리로 양승오(61)씨 외  6명을 상대로 한 항소심 15차 공판이 열렸다. 이들은 박원순(62) 서울시장의 아들 주신(33) 씨에 대한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한 혐의(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다.

 

2012년 1심 “근거 없는 대리 신검 주장, 국민적 혼란 확대” ‘벌금형’

피고인 측 “주신 씨, 언제라도 다시 신체 검증에 임하면 될 일” 맹공

 

항소심 15차 공판은 공개재판으로 치러졌다. 재판장에는 양 씨의 지인 등 많은 인원이 방청석을 절반 넘게 메우고 있었다. 

이들은 재판 중간 피고인 측 차기환 변호사의 말에 ‘그렇지’라며 추임새를 넣거나 박수를 치는 등 높은 호응을 보였다. 한 일행은 종이에 응원 문구를 적어 코팅한 것을 봉투에서 꺼내 응원하려다 이를 발견한 재판 관리 직원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법정 공방 3년째
변호인 ‘총력전’

 

재판의 관전 포인트는 차 변호사의 ‘맹공’이었다. 대다수 재판은 검사가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고, 변호사 측은 방어적인 모습을 띠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재판에서 칼자루를 쥔 것은 차 변호사와 양 씨였다.

먼저 차 변호사는 검찰이 진행한 1차 압수 및 DW 자료의 이상을 지적하면서 “(검찰이) 원본을 압수하러 가서 압수하지 못하고 DW를 가져온 것이다. (이것으로는) 아무런 입증도 할 수 없다. 증명력이 없다”고 공격 태세를 취했다.

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방문 검색 결과에 이상을 발견했다면서 조작 가능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관해 차 변호사는 심평원 DW자료 검색 시 다른 기관은 오류가 발생하지 않았는데 ‘문준식치과의원’의 검색 결과만 이틀 사이 달라진 것을 근거로 했다. 

먼저 이들은 병역비리 논란 당시 오쓰 정형외과의원, 자생한방병원, 혜민병원, 서울지방병무청, 명지병원 및 세브란스 병원에서 찍은 MRI 및 CT 촬영을 한 사람이 박 씨가 아닌 그를 사칭한 자라고 주장한 바 있다.

또 사칭 인물이 문준식치과의원에서 치과 진료 받은 자와 동일 인물이라고 추정한다. 이는 양 씨 등이 박 씨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할 당시부터 이어온 주장이다.

차 변호사는 사칭 인물이 박 씨 대신 신체검사를 받았을 것이란 태도를 견지하면서 “(박 씨가) 언제라도 (다시) 신체 검증에 임하면 될 일”이라고 못 박았다.

양 씨도 이를 거들었다. 그는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영상의학·핵의학과 주임과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서울대학교 대학원 의학과 박사를 수여한 전문의로, 의학적 지식을 보유한 인물이다.

재판에서 박 씨의 신체검사 자료에 대한 확인이 주를 이룬 만큼 중간마다 양 씨는 자신의 의학적 소견을 바탕으로 말을 보탰다. 뿐만 아니라 양 씨는 첨언 중 목소리를 높이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재판 판가름 열쇠
‘의학적 소견’

 

박 씨의 ‘대리 신검(신체검사)’ 여부를 두고 파장이 이는 만큼 법정에서도 의학 자료를 두고 대부분의 논의가 오갔다. 이 자료를 해석하는 의학적 소견을 두고도 의견이 나뉘었다. 

양 씨 측 소견과 검사 측이 제출한 의학 진술이 서로 엇갈리자 판사는 이 부분이 쟁점으로 여겨진다면서 “(검사는) 이런 이론을 인정하고 있느냐”고 물었고, 검사는 “우리(검사)는 아니다”라고 분명히 했다.

이에 차 변호사는 검사 측이 제출한 의학적 판결은 각자의 의견이 일치되지도, 일관되지도 않는다는 취지로 강경하게 맞섰다. 그러자 검사도 목소리를 높여 “그 주장이 검사 측 주장은 아니다”라면서 “(의학) 감정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박 씨는 2011년 12월 척추 MRI와 진단서 등을 근거로 서울지방병무청에서 추간판(椎間板·척추뼈의 추체와 추체 사이에 있는 편평한 판 모양의 물렁뼈)탈출증에 의한 4급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지난 2012년 당시 국회의원이던 강용석(49) 변호사가 박 씨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하면서 사회적 이슈로 불거졌다. 그해 2월 박 씨는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MRI를 촬영하는 등 공개 검증에 임했고, 이후 제출 자료와 동일인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이러한 조치에도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한편에서 ‘공개 검증에서도 MRI 촬영 및 영상을 바꿔치기 했다’ ‘대리인이 신검을 받았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그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것.

이에 검찰은 공개 검증 당시 제3자가 대리로 척추 MRI를 찍었다는 의혹에 대해 실현성이 없다고 판단해 2013년 5월 박 씨에 대해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지난 2016년 2월 17일 치러진 1심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심규홍)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양 씨 등 7명에게 700만~1500만 원 상당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범행 당시 허위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고 근거 없이 대리 신검을 주장하며 국민적 혼란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또한 ▲사실 확인 위한 노력 불이행 ▲단정적 표현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해 죄질 중형 ▲재범 위험성 등의 근거를 덧붙이며 이같은 판결을 결정했다.

이에 대해 양 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 측 감정인과 다른 전문가 의견을 비춰봤을 때 피사체가 박 씨가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면서 “공익 목적이었고 주장이 정당하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반론했다.

당시 박 시장도 엄중 대처에 나섰다. 1심 판결 후인 2016년 3월 2일 박 시장 측 법률 대리인 등으로 구성된 ‘#원순씨와 진실의 친구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주신 씨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해 벌금형을 선고받은 의사 7명에 대해 손해배상, 정정보도 및 비방금지 청구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같은 달 21일에는 박 씨에 대한 병역비리 논란을 꾸준히 제기한 강 변호사를 상대로 당초 1억 원으로 책정했던 손해배상 청구액을 2억3000만 원으로 증액한다는 취지의 ‘청구 취지 및 원인 변경신청서’를 내기도 했다.

양 씨 측도 반격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 2016년 9월 5일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박 씨를 증인으로 채택해 줄 것을 요구했다. 박 씨는 이전에 진행된 1심에서도 증인 채택된 바 있으나 박 시장 측이 출석하지 않겠단 뜻을 밝혀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당시 재판부는 “변호인 측이 신청한 증인과 더불어 신체검증까지도 채택은 하겠다”며 “치아의 모습 등 여러 가지 쟁점이 있는 상황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며 이를 허용했으나, 박 씨는 재판장에 출석하지 않았다.

한편 양 씨 등 피고인들은 2014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일종인 트위터와 인터넷 사이트, 우편물 등을 통해 “박 시장의 아들 주신 씨가 대리 신검을 했다”는 취지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됐다.

2015년 1월부터 재판에 임해 항소심 진행 등 현재까지 약 3년간 재판을 지속하고 있다.
강민정 기자 kmj@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