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 2백억대 주식갑부 경영권 승계 본격 가동


국내 주식시장이 하루에도 열두 번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가운데 범(凡)현대가의 한 축인 KCC그룹의 주식동향이 아무래도 심상찮다. 정상영 명예회장이 미성년자 손자·손녀들에게 회사주식지분을 ‘공짜’로 몰아주다시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제 중학교 2년생인 장손자에게 수 십억 원대 주식을 거리낌 없이 퍼줬다는 데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하다. KCC그룹의 후계작업 뒷면을 들춰봤다.

전형적인 ‘널뛰기 장세’를 보이는 최근, KCC그룹 총수일가의 회사지분율도 덩달아 널뛰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KCC가(家) 미성년자들의 주식매입이다.

정상영 명예회장의 장손자인 명선(14)군은 2월 1일 ㈜KCC 주식 2730주를 새로 사들였다. 이때 든 비용은 자그마치 15억원 가량.

올 초 중학교 2학년에 진급한 명선군으로서는 어마어마한 액수가 아닐 수 없다. 이로써 명선군은 KCC그룹 지분을 0.43%대로 올림과 동시에 경영권 승계에 한발 더 다가서는 발판을 마련했다.


14살 손자 4만5천 주 보유

KCC그룹 정몽진 회장의 장남인 명선군이 본격적으로 회사지분을 사들인 것은 지난해 10월부터다. 그전까지만 해도 명선군의 회사지분율은 0.07%에 불과했다. 주식수로만 따져도 7640주였다.

이후 명선군은 5차례에 걸쳐 장내매수를 통해 ㈜KCC주식 3만4000여주를 야금야금 사들이기 시작했다. 불과 보름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의 이 같은 주식 매입은 지난해 11월에 집중됐다.

명선군은 지난해 11월 19일 장내매수를 통해 ㈜KCC주식 1만7066주를 대거 매입했다. 이후 장부에 묻은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인 그 다음날 1만3560주를 또 사들였다. 이틀간 그가 사들인 주식 수만도 3만626주 가량이다.

이후에도 명선군의 주식 사들이기는 며칠 간격으로 지속됐다.

같은 달 23일 2000주를 비롯해 26·27 양일간 각각 1000주씩 매입했다.


범현대가 주식변동 시선 집중

이로써 그는 불과 보름 만에 0.07%에 불과했던 지분율을 0.40%대로 끌어올리는 쾌거를 이뤘다. 수치로만도 7640주였던 주식수가 4만2266주로 늘어났다.

지난달 초 2000여주를 추가 매입한 명선군의 현재 ㈜KCC주식은 총 4만4996주. 주식 값만도 200억원대에 달한다.

한편 KCC가(家)의 부 대물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명선군이 회사주식을 사들인 같은 날, 그의 누나인 재림(18)양도 7억원어치 ㈜KCC주식을 매입했다. 이날 재림양이 산 주식은 총 1380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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