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법률 톡톡] 도박 빚은 갚아야 하나? [불법원인급여]
[생활속 법률 톡톡] 도박 빚은 갚아야 하나? [불법원인급여]
  • 강민구 변호사
  • 입력 2018-10-29 13:36
  • 승인 2018.10.29 13:39
  • 호수 1278
  • 5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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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도박을 하던 중 그 도박장소에서 장소료를 징수하거나 고리로 돈을 빌려주던 속칭 ‘꽁지’인 B씨로부터 도박자금으로 합계 3억 원을 차용하고, 그 차용금 채무의 담보를 위하여 A씨 소유의 부동산에 관하여 B씨를 근저당권자로 한 채권최고액 금 4억 원의 근저당권 설정등기를 마쳤다. 나중에 A씨는 위 근저당권 설정등기에 대한 말소를 구할 수 있나?

전문적 도박장인 속칭 ‘하우스’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민법 제746조에 의하면 “불법의 원인으로 인하여 재산을 급여하거나 노무를 제공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 불법원인이 수익자에게만 있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예컨대 범죄행위를 할 것으로 조건으로 금전을 주는 경우(예컨대 살인 청탁을 하면서 선급금으로 돈을 준 행위)나 급부의 내용 자체가 불법인 경우(예컨대 도박에서 건 돈의 급부나 도박자금 대여)에는 일단 지급한 돈에 대한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

위 사례에 있어 A씨와 B씨의 금전거래는 쌍방의 측면에서 모두 불법행위이다. 즉 A씨가 B씨에게 도박자금으로 돈을 빌린 행위나 A씨가 그 빌린 돈을 B씨에게 변제하는 행위 역시 모두 반사회질서적 법률행위로서 불법원인급여에 해당된다. 따라서 일단 상호 금전을 지급하게 되면 그 반환 역시 구할 수 없다. 그런데 위 사례와 관련하여서는 두 가지 쟁점을 검토해야 한다.

첫째, 만약 B씨가 A씨를 유인해 도박에 참여하게 하고 하우스에 있던 다른 도박꾼들과 공모하여 도박이란 형식을 빌려 A씨의 재산을 편취한 것이라면 어떨까? 즉 이러한 사기도박과 같은 경우에도 과연 A씨가 잃은 도박자금에 대한 반환청구를 하지 못할 것인가? 그 답은 위 민법 제746조의 단서에 있다. 즉 “그러나 불법원인이 수익자에게만 있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바, 위 사례와 같은 경우는 A씨는 B씨 일당에게 사기를 당한 것이므로 불법원인이 수익자인 B씨에게만 있어 이 단서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대법원도 사기로 내기바둑을 해서 피해자의 집을 빼앗은 사건에 있어 “수익자의 불법성이 급여자의 그것보다 현저히 크고 그에 비하면 급여자의 불법성은 미약한 경우에도 급여자의 반환 청구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공평에 반하고 신의성실의 원칙에도 어긋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민법 제746조 본문의 적용이 배제되어 급여자의 반환 청구는 허용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해석하였다(대법원 1997. 10. 24. 선고 95다49530 판결). 실제로 위 사례의 경우 A씨는 소송에서 B씨 일당이 사기를 쳤다고 주장하였지만 증거불충분으로 인정되지 못했다.

둘째, A씨가 근저당을 설정해 준 행위가 ‘종국적 급여’에 해당되는가이다. B씨가 A씨에게 도박자금을 대여하고 그 차용금의 담보를 위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한 행위는 모두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로서 무효이다. 만약 A씨가 B씨에게 현금으로 도박빚을 갚았다면 그 역시 무효이기는 하나 민법 제746조에 의거하여 불법원인급여이므로 A씨는 반환을 구할 수 없다. 하지만 문제는 A씨가 현금으로 도박빚을 갚은 게 아니라 단지 자신의 부동산에 근저당을 설정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법률행위 역시 불법원인급여로서 반환받지 못한다면 결국 법원은 B씨의 무효채권을 현실화하는 것을 돕게 되는 결과가 되는 모순이 생긴다. 따라서 이 점에 관하여 대법원은 “민법 제746조에서 불법의 원인으로 인하여 급여함으로써 그 반환을 청구하지 못하는 이익은 종국적인 것을 말하고, 도박자금으로 금원을 대여함으로 인하여 발생한 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근저당권설정등기가 경료 되었을 뿐인 경우와 같이 수령자가 그 이익을 향수하려면 경매신청을 하는 등 별도의 조치를 취하여야 하는 것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1994.12.22. 선고 93다55234 판결 참조), 위 확정사실에 터 잡아 원고는 무효인 위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를 구할 수 있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1995. 8. 11. 선고 94다54108 판결).

사례로 돌아가 살피건대, A씨가 B씨에게 설정한 근저당권 설정등기는 무효이고, 아직 확정적 급여가 된 것이 아니므로 A씨는 소송을 통해 근저당권 설정등기의 말소를 구할 수 있다.

 

<강민구 변호사 이력>

[학력]

▲ 고려대학교 법학과 졸업

▲ 미국 노스웨스턴 로스쿨 (LL.M.) 졸업

▲ 제31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21기)

▲ 미국 뉴욕주 변호사 시험 합격

 

[주요경력]

▲ 법무법인(유) 태평양 기업담당 변호사

▲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부 검사

▲ 법무부장관 최우수검사상 수상 (2001년)

▲ 형사소송, 부동산소송 전문변호사 등록

▲ 부동산태인 경매전문 칼럼 변호사

▲ TV조선 강적들 고정패널

▲ SBS 생활경제 부동산법률상담

▲ 現) 법무법인(유한) 진솔 대표변호사

 

[저서]

▲ 부동산, 형사소송 변호사의 생활법률 Q&A (2018년, 박영사) 

▲ 형사전문변호사가 말하는 성범죄, 성매매, 성희롱 (2016년, 박영사)

▲ 부동산전문변호사가 말하는 법률필살기 핵심 부동산분쟁 (2015년 박영사)

▲ 뽕나무와 돼지똥 (아가동산 사건 수사실화 소설, 2003년 해우 출판사)

강민구 변호사 mkkpr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