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창업’ 선언한 김승현 한화 회장


최근 ‘한화 글로벌 경영전략 회의’에서 대우조선 인수를 전격 선언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모인 계열사 사장들에게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그룹의 운명을 가를 최대의 승부수로 판단하고 M&A 전쟁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김 회장은 ‘대우조선 인수를 한화 재도약의 마지막 기회로 알고 반드시 M&A를 성사시킬 것’이라는 강력한 의지를 수시로 내비치고 있다”고 한화 관계자는 전했다.

이번 김승연 회장의 대우조선 인수 선언은 지난해 태국에서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한화그룹의 미래는 글로벌 사업 전개 향방에 있다” 며 “국내외를 막론하고 역량 있는 기업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하라”고 강력히 주문한 것에 따른 결과다.

한화그룹 측은 “대우조선해양이 유조선 등 에너지 관련 선박 부문에서 76%의 매출을 거두는 만큼 인수 시 ㈜한화, 한화석유화학 등 에너지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화 계열사 시너지 효과 기대

이에 그룹에서는 유시왕 한화증권 고문(부사장)을 팀장으로 하는 ‘대우조선 인수 TF팀’을 꾸려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실탄(자금)도 넉넉하다. 한화그룹은 그동안 M&A를 위해 상당한 실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에 따르면 인수 유보금과 보유 부동산 등을 합하면 자체적으로 최대 3조원까지 자금 동원이 가능한 상태다.

이에 따라 지난 1년여 동안 외부 컨설팅사와 함께 국내외 여러 회사에 대한 M&A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해 왔다. 한편 내부적으로는 경영기획실 전략기획팀을 중심으로 경영기획실 및 각 계열사 임원들로 구성된 M&A TFT를 가동해왔다고 한다.

한화그룹은 1982년 한양화학과 한국다우케미컬(현 한화석유화학), 1985년 정아그룹(현 한화리조트), 1986년 한양유통(현 한화갤러리아), 2000년 동양백화점(현 한화타임월드), 2002년 대한생명을 인수하는 등 다양한 M&A 경험이 있다. 이번 주부터 대우조선해양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와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정밀 실사작업에 착수한다.

이에 따라 이미 공식적인 인수 의사를 밝힌 포스코, GS, 한화그룹은 물론 인수전 참여가 확실시되는 두산그룹 등 4곳이 다음 달 중순으로 예정된 인수의향서(LOI) 제출을 앞두고 치열한 물밑작업을 펼치고 있다.

우선 국내외에서 풍부한 인수ㆍ합병(M&A) 경험을 지닌 두산그룹 동향에 경쟁업체들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두산그룹은 최근 대우조선해양 고위 임원을 지낸 S씨를 영입한 것으로 알려져 인수전 참여를 예고했다.


국내최대 M&A 향방은?

포스코는 외국계 컨설팅업체에 대우조선해양 인수 효과에 대한 분석작업을 맡긴 상태다.

포스코의 강점은 수직 계열화가 가능하고 대우조선해양 직원들의 정서가 상대적으로 우호적이라는 데 있다. GS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시 GS건설(해양플랜트)과 GS칼텍스(에너지) 등 기존 계열사와 시너지효과가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STX 등 조선업체들이 인수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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