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세대 경영’ 거미줄 인맥

이수빈 삼성 회장(좌) 이윤우 삼성 부회장

삼성그룹의 사령탑이 전면 물갈이됐다. 당초 재계는 삼성증권과 삼성화재 정도만 사장단 인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180도 달랐다. 그룹 전체에서 승진 3명, 자리이동 7명으로 인사 규모가 상당했다. 이수빈 회장 체제로 변화를 꽤한 삼성이 후속조치로 삼성계열 사장단을 대폭 교체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상징이던 윤종용 부회장도 이번 인사를 피해갈 순 없었다. 윤 전 부회장의 바통은 이윤우 부회장에게 넘겨졌다. 삼성그룹의 3세대 경영이 시작된 셈이다. 새롭게 삼성그룹을 이끌 ‘이수빈·이윤우’호. 새 선장의 면면과 그들을 보좌할 주변 인물들을 살펴봤다.

삼성그룹의 새로운 사령탑에 오른 ‘이수빈·이윤우’호가 지난 5월 16일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 이에 따라 재계는 이수빈 삼성그룹 회장과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은 물론 그들의 주변인물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수빈 회장과 이윤우 부회장은 정재계 전반에 넓은 인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에서의 오랜 경영활동으로 폭넓은 대인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이수빈 회장

우선 삼성그룹 역사의 산증인으로 꼽히는 이수빈 회장은 삼성 원로그룹과 모교인 서울사대부고,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들과 친분이 두텁다.

특히 이 부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과 ‘50년 인연’을 자랑한다. 두 사람의 ‘50년 인연’은 각 포털이나 언론사 인물정보란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절친한 지인을 묻는 란에 둘 다 서로를 맨 첫 번째로 꼽은 것이다.

이 의원과 이 회장의 각별한 인연은 1957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대 경제학과 57학번 동기동창인 두 사람은 나이를 뛰어넘어 학창 시절부터 ‘호형호제’할 만큼 막역하게 지내왔다. 나이는 육사를 다니다 뒤늦게 서울대에 입학한 이 의원이 이 회장보다 4살 많다.

두 사람의 인연은 사회에 진출해서도 계속 유지됐다. 사회에 진출한 시기도 엇비슷했거니와 승진한 경로도 빼다 박았기 때문이다.

1973년 이 의원이 코오롱상사 이사가 됐을 때, 이 회장은 74년 제일제당 이사가 됐다. 이어 이 의원이 78년 유니온봉제 시장을 거쳐 79년 코오롱 대표이사가 되자, 이 회장도 이에 질세라 78년 제일합섬 사장을 거쳐 80년 제일제당 사장이 됐다.

이 회장과 서울대 57학번 동기동창으로는 △이수휴 전 은행감독원장(상대) △이기준 전 서울대 총장(공대)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법대) △박상천 민주당 공동대표(법대) △전철환 전 한국은행 총재 △고두모 전 대상그룹 회장(상대) 등이 있다.

이 회장의 ‘마당발 인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관계에도 넓은 인맥을 가지고 있다.

이 대통령의 측근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문리대)과는 서울대 57학번 동기이고, 전광우 금융위원장과는 고교(서울사대부고)와 대학 선후배 사이다.

나이는 이 회장이 전 위원장보다 10살 많지만 평소 두 사람은 금융업과 관련해 많은 얘기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재계에선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등과 하버드대학 고위경영자과정(AMP)을 이수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이윤우 부회장

한편 이윤우 부회장은 대외협력담당 부회장을 맡으면서 국내외 고위 인사들과 많은 인연을 쌓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삼환그룹 창립자인 최종환 명예회장의 셋째 형으로 지금은 고인이 된 최경환 전 경동산업 회장의 사위다. 부인인 최형인 한양대 연극영화과 교수가 고 최경환씨의 장녀다. 부인이 연극영화과 교수인 탓에 이 부회장은 연극계 사람들과도 가깝게 지낸다.

정계에서는 이한구 전 한나라당 정책위의장과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이 의장과는 경북고(46회, 65년 졸업) 동기동창이다.

특히 이 부회장은 고교 동창가운데 △김태훈 전 동양제철화학 감사 △정해왕 전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소장 △곽혜근 HK한국광유 대표 등과 두터운 친분을 과시한다. 주기적으로 골프를 즐기는 이들 네 명은 ‘4인방’이라 불릴 만큼 유독 친하다.

이 밖에 의료계에선 국내 비뇨기과 일인자로 통하는 김세철 중앙대 의료원장(의무 부총장)과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 내에서도 넓은 인맥을 자랑하고 있다. 윤 전 부회장이 이 부회장의 서울대 전자공학과 3년 선배다.

또 진대제 전 사장이 같은 학과 후배고, 황창규 기술총괄 사장과 권오현 반도체총괄 사장이 과(전기공학)는 다르지만 서울 공대 후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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