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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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지난달 21일 대만 동부에서 발생해 18명이 숨지고 187명이 다친 특급열차 탈선사고는 기관사 과실이 아니라 일본제 차량의 결함 때문에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아사히 신문이 2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사고를 낸 푸유마(普悠瑪) 열차를 제작한 니혼 차량제조(日本車兩製造)는 전날 차량 안전장치인 '자동열차 방호장치'의 설계 잘못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니혼 차량제조는 원래 기관사가 안전장치를 끊으면 그 정보가 운행을 관리하는 지령실에 자동으로 전달돼야 하지만 설계 실수로 인해 제대로 정보가 전송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고 발생 이틀 후인 10월23일 푸유마를 운행하는 대만철도는 안전장치가 꺼졌을 때 자동적으로 지령실에 연락하는 기능에 대한 조사를 요청해 점검한 결과 설계 담당자의 미스로 안정장치 배선 접속이 설계도와는 일부 달라 그 기능이 작동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니혼 차량제조는 설명했다.

10월21일 휴양지 이란현(宜蘭)현 신마(新馬)역 구내에서 푸유마 열차가 커브길에서 선로를 이탈하면서 200여명의 사상자가 생겨 1981년 3월 신주(新竹)에서 쯔창하오(自强號) 열차가 트럭과 충돌 후 강에 떨어져 30명이 숨지고 130명이 다친 이래 최악의 열차 참사를 빚었다.

당시 열차 기관사는 검찰 조사에서 사고 30분 전에 안전장치를 자신이 껐다고 진술했다. 그로 인해 열차 차량의 동력 등에 이상을 보이자 운행을 계속하기 위해 장치를 멈추게 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기관사는 지령실의 동의를 얻어 안전장치를 껐다고 말했지만 대만철도 측은 "보고가 없었다"고 밝혀 주장이 엇갈렸다.

대만 행정원 조사단은 무선기록 등에서 지령원이 기관사와 교신을 통해 사고 약 3분 전 안전장치가 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만일 니혼 차량제조 측의 설계 잘못이 없었다면 훨씬 조기에 기관사와 지령실이 상황을 파악, 탈선을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당국은 안전장치 운용에 더해 왜 차량에 문제가 생겼음에도 운행을 강행한지 등을 폭넓게 조사하고 있다.

니혼 차량제도는 "사고 원인을 대만 당국이 조사하기 때문에 사고와 관련한 사항을 일절 말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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