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가격대 커피가 시장 견인…저가 음료 돌풍도 여전

지난 9월 30일 통계청과 한국지역정보개발원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창업한 커피전문점 수는 6290개로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다. 커피전문점 등 카페 창업 인기가 꺾일 줄 모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중간 가격대 커피인 커피베이가 시장의 돌풍을 불러오고 있고, 저가 커피인 더벤티와 메가MGC커피도 매장을 빠르게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커피원두의 맛과 품질, 가격에서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원두를 생산 유통하는 연두커피인터내셔날의 선전도 눈에 띈다.


아메리카노 한 잔에 2500~3000원 내외 하는 중간 가격대 커피전문점이 커피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브랜드는 커피베이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130여 개 신규 점포를 열면서 현재 점포 수가 500개를 넘어섰다. 중간 가격대 커피 1위인 이디야 점포 수가 2000개를 넘어서면서 더 이상 입점할 점포를 찾지 못하는 사이 커피베이가 창업비용 2억 원 내외의 커피전문점 창업수요를 유인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월마트에 입점하는 브랜드라는 점과 인기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협찬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도 크게 높아졌다. 특히 커피베이는 경쟁 브랜드에 비해 디저트 메뉴 매출이 높은 것이 장점이다. 커피 및 음료, 빙수 외에 디저트 메뉴는 샌드위치, 베이글, 베이커리, 토스터, 아이스크림 등 다양하게 취급하고 있다. 이러한 디저트 메뉴 취급으로 커피베이는 작년과 올해 커피전문점들 대부분이 점포 평균매출이 하락하고 있는데 반해, 오히려 점포 평균매출이 올라가고 있어 중간 가격대 2위 자리를 굳혀나가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주요 브랜드는?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4000원 대인 고가 커피는 스타벅스가 독주하고 있는 가운데 토종 브랜드로서는 투썸플레이스가 선전하고 있다. CJ푸드빌의 지원으로 다양한 디저트 메뉴로 젊은 층 수요에 맞추면서 직장인들의 간편한 아침식사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썸플레이스는 올 상반기 CJ푸드빌에서 분사하여 독립법인으로 재창업을 하고 1800억 원의 투자도 유치했다. 투썸플레이스의 성장 원인은 다양한 디저트 메뉴 매출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디저트 매출 비중이 30%가 넘는다. 도심 중대형 커피전문점은 이제 커피와 어울리는 인기 디저트 메뉴를 확보하고 있어야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을 극복할 수 있다는 방증이다. 카페베네는 기업회생절차를 잘 마무리하고, 상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최근 발표된 2017년도 점포의 단위 면적당 평균 매출도 고가 커피 중에서는 최상위권에 랭크돼 전망을 밝게 한다. 거품을 뺀 내실 위주의 본사 정책이 먹혀들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다.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1500원대인 저가 커피 선두 주자 빽다방은 올해도 꾸준히 성장하여 8월 말 현재 560여 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백종원 씨의 지명도와 인기 있는 디저트 메뉴를 출시하면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빽다방의 경우 디저트 베이커리를 보강한 ‘빽스커피 베이커리’를 지난 9월 서울 강남구 신사역 근처에서 직영점으로 오픈했다. 빽다방의 다른 가맹점보다 더 많은 디저트 베이커리 메뉴를 선보이는 것이 특징으로 제빵사가 매장에서 직접 다양한 메뉴를 출시한다.


2015년에 론칭한 메가MGC 커피도 최근 2년간 급성장하는 추세다. 올해 들어 매월 15여 개 점포를 오픈하면서 매장이 현재 330여 개가 됐다. 더벤티도 최근 몇 년간 급성장하고 있는데 현재 290여 개의 점포가 운영 중이다. 이러한 저가 커피는 편의점 커피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창업비용을 내세워 커피전문점 창업자들의 니즈를 충족하고 있다.


한편, 커피원두의 제조 및 유통 분야에서도 스타 기업이 등장하고 있다. 국내 커피 3대 장인 중 한 명인 여선구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연두커피인터내셔날이 그것이다. 이 회사는 고급 커피원두와 각종 커피 제품을 최종 소매업태에서 중간 가격대에 판매할 수 있도록 공급하고 있어 작년과 올해 유통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여 대표가 직접 20여 년간 국내 커피시장 현장과 세계의 커피 생두농장을 방문해 터득한 경험과 노하우로 커피 원두를 생산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연두커피는 커피원두, 콜드브루 커피, 유기농 커피원두 등 모든 종류의 원두 품질을 최상급으로 유지하고, 대신 공급 가격은 20~30% 이상 저렴하게 유지한다. 점점 갈수록 해외 커피 생두 확보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콜롬비아, 과테말라 등 해외 농장과도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다. 여 대표는 “연두커피는 고품질의 원두를 중간 가격에 공급하고 있는데, 최근 몇 년 사이 그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커피의 고유한 맛을 느끼려는 수요층이 두터워지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고 품질의 원두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두커피는 가심비가 높다는 시장의 평가로 마니아층이 두텁게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망 및 주의점

 

커피전문점이 과당경쟁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다산다사(多産多死) 형태를 띠면서 앞으로도 당분간 커피전문점 창업 열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커피산업 전체가 성장하고 있는 데다 여전히 커피 창업 수요자들이 줄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커피전문점 창업자들은 주의할 점도 많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작년도 대표적인 커피전문점 브랜드 중 대부분이 점포의 평균매출이 하락했고, 그 추세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따라서 점포 입지가 유동인구가 많고, 점포 접근성이 좋은 곳을 신중하게 검토해 선정해야 하고, 점포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디저트 메뉴 개발 능력이 되는 본사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커피산업의 발달로 커피 고유의 향을 즐기려는 수요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타겟으로 하는 품질 높은 원두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또한 디저트 메뉴 취급은 신중을 요한다. 커피와 어울리지 않는 메뉴를 무리하게 추가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가령, 커피 향을 상쇄하는 음식은 정말 맛있는 경쟁력이 없으면 추가해서는 안 된다. 디저트 메뉴의 추가는 인건비 상승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비닐로 포장된 메뉴를 비닐을 뜯어서 전자레인지에서 간단히 데워 먹을 수 있는 정도의 노동력만 추가되는 메뉴로 세팅하는 것이 점포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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