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여성 정치리더로 부각되나
“나라 꼴 70~80년대보다 못해… 文정부 전체주의” 맹비난
[일요서울 | 박아름 기자] 이언주 바를미래당 의원의 '우클릭' 행보가 심상치 않다. 연일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는 것. 특히 이 의원의 ‘우클릭’은 현재 집권 여당인 민주당 출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탄핵 정국이던 당시 문 대통령의 당선이 유력한 상황에서, 이 의원은 민주당을 박차고 나왔다. 진보 진영에 혜성처럼 등장하며 정치권에 발을 디딘 이 의원을 ‘우클릭’으로 돌아서게 한 배경은 무엇일까. 그의 ‘이유 있는’ 행보를 짚어봤다.
이언주 의원은 1995년 서울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한 뒤 1997년 39회 사법시험에 합격, 2000년부터 5년간 법무법인 충정 소속 변호사로 활동했다. 2005년부터 르노삼성자동차‧에스오일 등 기업 법무팀에서 일했다.
그런 이 의원이 정치권에 발을 들인 것은 2012년 총선이었다. 당시 민주통합당은 에스오일 상무 출신이자 젊은 여성 법조인인 이 의원을 내세워 수도권을 공략했다. 이 의원은 3선의 전재희 새누리당 후보를 압도하며 정치권에 혜성처럼 등장, 19대 국회 민주통합당 지역구 의원 중 ‘최연소’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이 의원은 이후 민주당 원내대변인‧원내부대표,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까지 맡으며 정치적 인지도를 쌓았다. 줄곧 ‘민주당의 얼굴’로 활약했다. 지난해 20대 총선에서는 같은 지역구에서 재선에 성공하며 ‘여성 정치인’으로서 확실한 입지를 굳혔다.
文정부에 작심 비판
‘박정희 천재’ 발언까지
그러던 이 의원이 최근 연일 문재인 정부를 향한 작심 비판을 쏟아내 그 배경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언주 의원은 지난 10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라꼴이 70~80년대 독재시대로 돌아가고 있다”면서 “그때는 경제라도 좋았는데 지금은 나라 경제는 팽개치고 국제 정세나 한미동맹도 무시하고 오로지 북한만 외쳐대며 국민을 불안케 하고 있다”고 지탄했다.
이어 그는 문재인 정부의 ‘가짜뉴스 대응문건’과 관련해 “장기집권을 위한 여론조작과 언론탄압, 야당, 소상공인, 기업인, 기독교, 우파 성향의 연예인과 전문가 학자들 등 반대파 탄압에 혈안이 된 듯하다”면서 “신뢰성이 높은 정보가 상단에 배치되도록 유도한다. 맥락상 정부에 우호적인 정보가 신뢰성이 높은 정보인 듯 한데 이게 여론조작이 아니고 뭔가”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전 정부의 폐해를 비판하며 집권했지만 실은 언론의 자유나 민주주의에 대한 진정성이라곤 전혀 없다”면서 “전혀 예상치 못하고 지지했던 국민들은 얼마나 배신감이 클까요”라고 반문했다.
이튿날에는 문재인 정부가 ‘전체주의’ 경향으로 흐른다고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이 의원은 10월 29일 C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가짜뉴스라든지 소상공인 연합회 탄압이라든지 그러다 보니까 반대 목소리를 전혀 듣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특히 지지자 중심의 전체주의로 흐르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의 이 같은 ‘우클릭’ 행보에 방점을 찍은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 천재’ 발언이었다. 이 의원은 지난 10월 23일 방송된 본지 유튜브 채널 ‘주간 박종진’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독재를 했다는 측면에서는 비판이 있지만 박정희 대통령 같은 분이 역대 대통령 중에는 천재적인 분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통찰력, 역사관, 경제나 여러 가지를 우리나라의 미래를 꿰뚫어 본다는 측면에서는 천재에 가까웠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런 대통령이 우리 역사에 나타났다는 것은 우리 국민 입장에서는 굉장히 행운”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민주화 세력 아냐”
이 의원은 19대 대선 당시 안철수 후보를 공개 지지선언하며 민주당을 탈당, 국민의당에 입당했다. 시점은 ‘대선’이었지만, 그 이면에는 민주당 내 팽배한 ‘친문 계파’에 염증을 느낀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이 의원은 그해 8월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에 도전했지만 ‘친문’ 핵심 인사인 전해철 의원에 패했다. 득표율 63% 대 37%, 큰 차이였다. 곧이어 당대표 선거에서도 추미애 후보가 김상곤‧이종걸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면서 ‘친문계’가 당을 장악했다는 말이 나왔다.
이에 당시 이 의원의 패배를 두고 ‘친문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무성했다. 이 의원 역시 이에 대한 부조리함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탈당 뒤 “민주당에 있을 때, 친노(무현계)도, 친문(재인계)도, 참여정부에서 일한 사람도 아니었고 그냥 이방인이었다.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출신 성분이 별로 좋지 않아서 결코 지도부가 될 수는 없다, 당권에 가까이 갈 수는 없다’라는 말을 우리끼리 했었다. 극복하기는 역부족이었다”고 토로했다.
이 의원은 이후에도 “스스로 자기들이 민주화세력이라고 말해놓고 자기들이, 그들 세력이 옳다고 규정하면 그것과 반대되는 이야기를 묵살하고 억압한다. 이게 바로 인민민주주의이고 전체주의”라면서 “그래서 (민주당에게) 당신들은 민주화세력이라고 말하지 말라고 했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쯤 되자 이 의원의 자유한국당 이적설도 솔솔 제기된다. ‘보수 혈통’인 한국당이 보수대통합을 주창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조 보수’보다 더 공격력을 갖춘 이 의원이 긴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의원이 최근 자신의 고향인 부산 영도에 자주 방문한 점이 이 같은 주장을 방증한다. 실제로 이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부산 지역 관련 현안 관련 증인을 집중적으로 신청했다고 알려진다. 부산 영도는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역구라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김 의원은 이미 차기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일각에서는 내년 2월 한국당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보수대통합’이 구체화될 때 이 의원이 본격적으로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