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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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혐의를 받는 쌍둥이 자매의 아버지이자 전 교무부장 A씨가 증거인멸을 시도한 구체적 정황이 밝혀졌다.

3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문제 유출 의혹이 불거진 8월 이후 자택의 컴퓨터를 돌연 교체했다. 적극적으로 증거를 없애려 했다고 의심 가능한 대목이다.

경찰은 또 A씨가 올해 1학기 중간고사 시기에 홀로 교무실에서 야근을 한 적이 있다고도 전했다. 해당 일자는 숙명여고가 시험 답안지를 교무실 금고에 보관하기 시작한 날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야근을 한 건 맞으나 금고 비밀번호를 몰랐다며 범행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압수수색 등을 통해 영어시험 답이 저장된 쌍둥이 자매 휴대전화 메모장, A씨 집에서 발견한 문제의 답이 손글씨로 적힌 메모장 등도 확보했다.

경찰은 이같은 증거 등을 바탕으로 지난 2일 오후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이 당일 저녁 영장을 법원에 청구하면서 A씨는 구속영장 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앞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혐의가 상당함에도 계속 부인하고 있어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높고, 부녀 간 말 맞추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숙명여고 시험 문제 유출 의혹은 지난 7월 중순 학원가 등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1학년 1학기 당시 전교 59등과 121등이던 쌍둥이 자매가 2학기 이·문과 전교 5등 및 2등, 2학년 1학기 각각 이·문과 전교 1등을 했고, 아버지가 학교 교무부장이라는 사실이 퍼지면서 논란이 됐다.

서울시교육청은 특별감사를 통해 자매가 나중에 정답이 정정된 시험문제에 변경 전 정답을 나란히 적어낸 경우가 몇 차례 있었던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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